원정 8강전 도전, 한국 축구 새로운 역사 기록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역사가 세워졌다.

원정 사상 첫 16강에 도전했던 한국은 23일 새벽 나아지리아와 예선 3차전에서 2-2로 비기면서 B조 아르헨티나에 이어 조 예선 2위로 16강전에 진출한 것이다.

한국 축구는 그 동안 월드컵에서 번번이 세계 강호들의 앞에서 무릎을 꿇었던 지난 세월을 이기고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원정 첫 16강 진출 이라는 기록을 세운 것이다. 한국 축구의 새로운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본선 무대를 밟은 뒤 2006년 독일 월드컵까지 6차례 원정길에 갔으나 1승 5무 11패로 한국 축구는 세계무대에서 힘을 쓰지 못했웠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은 4강 신화를 이루긴 했지만 원정 성적은 초라했다.

한국 대표 팀은 54년 당시 열차와 미군 전용기를 타고 60여 시간의 여정 끝에 헝가리와 첫 경기 전날 겨우 스위스에 도착했고, 시차 적응도 못하고 그라운드에 선 한국은 고 홍덕영 선생이 골문을 막았으나 헝가리에 첫 골을 내주면서 9골을 내주고 말았다.

헝가리와 경기 3일이 지난 뒤 터키와 만난 한국은 전반에 4골을 내주고 후반에 3골을 내주면서 0-7로 패한 뒤 2패 성적을 가지고 귀국길에 올랐다. 한국은 서독과 3차전을 치르지 못했다.

86년 멕시코 대회는 32년 만에 다시 본선에 올라 디에고 마라도나의 아르헨티나와 첫 상대로 만나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후반 박창선이 역사적인 첫 골을 넣고도 당시 허정무 등이 마라도나를 막는 사이 세 골을 내주면서 1-3으로 패했다.

불가리와 2차전은 1-1로 비기면서 첫 승점을 기록한 한국은 원정 사상 첫 16강을 갈 수 있을 듯 보였지만, 이탈리아와 3차전에서 2-3으로 패하면서 짐을 싸고 한국에 돌아와야만 했다.

90년 이탈리아 대회에 2년 연속 본선에 진출한 한국은 벨기에와 1차전에서 0-2로 패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이어 스페인과 2차전은 1-3으로 패하고, 우루과이와는 0-1로 지면서 3전 전패를 기록하며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들고 귀국했다.

94년 미국 월드컵에서 첫 상대를 스페인과 만나 0=2로 지다 종료 5분을 남겨두고 홍명보의 중거리포와 서정원의 동점골로 무승부를 만들면서 한 편의 드라마를 연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2차전 볼리비아와 경기는 득점 없이 비기면서 3차전 독일에 2점을 내주고 짐을 싸야만 했다.

98년 프랑스 대회에 4년 연속 본선에 진출한 한국은 멕시코와 만나 하석주가 선제골을 만들어 냈으나 아쉽게 하석주가 백태클로 퇴장을 당하면서 1-3 역전패를 당했다. 이어 2002년 대한민국 4강의 신화를 만들었던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끌던 네덜란드에 2차전에서 0-5로 완패했다. 벨기에와 3차전도 1-1로 비기면서 다시 발길을 한국으로 돌려야만 했다. 차범근 감독이 당시 현지에서 경질되는 등의 혼란 속에 대표 팀은 투혼을 불살랐으나 끝내 귀국길에 오르고 말았다.

한국 축구는 이렇게 세계 강호들과 맞서며 끝내 본선 진출에 그치며, 세계의 높은 벽에 번번이 막히고 말았다.

그리고 2002년 한국은 거스 히딩크를 사령탑으로 내세우면서 새로운 한국 축구의 역사를 만들었다. 54년, 86년, 90년, 94년, 98년, 그리고 2002년까지 6회 연속 본선진출 이라는 기록을 세운 한국은 2002년 6월 4일 부산에서 첫 상대 폴란드와 경기를 펼쳤다.

첫 상대 폴란드를 맞은 한국은 수비와 공격의 조화로운 조합으로 폴란드를 2-0으로 이기면서 첫 승전보를 알려왔다. 이날 대한민국은 축제의 분위기에 휩싸였고, 거스 히딩크는 선수들에게 다음 경기에 매진할 수 있도록 격려를 하기도 했다.

6월 10일 미국과 대구 경기에서는 1-1로 비기면서 사상 첫 16강 진출을 앞에 두고 있었다. 역사적인 날인 14일 포르투갈과 인천에서 경기를 펼친 대한민국은 1-0으로 이기면서 사상 처음으로 16강전에 진출해 세계의 관심이 한국 축구로 쏠렸었다.

사상 첫 16강전에 진출한 한국은 18일 대전에서 이탈리아와 만나 2-1로 이기면서 사상 첫 8강전에 진출했다. 한국 축구에 새로운 역사가 쓰여 지던 날이었다. 이날 대한민국은 사상 첫 16강전을 넘어 8강전까지 가자 흥분의 도가니로 물들기도 했다.

그리고 사흘 휴식을 취한 한국 대표 팀은 22일 스페인과 광주에서 만나 경기를 펼쳤으나 0-0으로 비기면서 연장전까지 갔으나 끝내 양 팀 모두 추가 득점을 하지 못하고 패널티킥 까지 갔다.

첫 주자로 주장 홍명보가 나왔고, 홍명보의 발을 떠난 순간 스페인 골키퍼의 손을 떠나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4강전에 한발 앞서는 순간이었다. 양 팀 모두 득점에 득점을 하던 순간 스페인 선수가 찬 공을 이윤재 골키퍼가 막아내면서 1점을 앞서게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축구의 황새로 불리던 황선홍 선수가 키퍼로 나섰다. 광주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붉은 악마 응원단과 광화문, 서울광장 등 전국 곳곳에서 응원을 펼쳤던 12번째 선수들인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축구공은 황선홍 선수의 발에서 떠났다.

황선홍 선수의 발에서 떠난 축구공은 스페인 골키퍼를 지나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한국이 4강전에 진출하는 순간이었다. 전 국민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대표 팀들과 거스 히딩크 감독은 서로 얼싸 안으면서 4강 진출에 기뻐했다. 국민들도 한국 축구가 4강전에 진출하자 끝내 눈물을 보였다.

25일 한국은 서울에서 독일과 만나 결승 진출을 놓고 경기를 펼쳤으나 0-1로 패하면서 결승행은 좌절됐다. 29일 대구에서 터키와의 3-4위전 경기를 패하면서 거침없이 달려오던 한국은 4위에 머물러야 했다.

4년 뒤 2006년 독일 대회 본선에 진출한 한국은 7연속 진출이라는 기록을 새우면서 독일로 날아가 1차전 첫 상대였던 토고와 만나 원정 첫 승을 만들어냈다. 4년전 4강 신화가 다시 재현되는 듯 싶었다.

특히 1차전 토고와 경기는 선제골을 내주었지만, 이천수의 프리킥 동점골과 안정환의 중거리 역전 결승골로 본선 데뷔 52년 만에 원전 승리의 한을 풀어주었다. 이어진 프랑스와 2차전 박지성이 동점골을 만들면서 1-1로 비겨 16강행 티켓을 손에 쥐는 듯 했다.

하지만 오프사이드 논란 끝에 2-0으로 스위스에 패하고, 프랑스가 토고를 2-0으로 이기면서 원정 첫 16강 진출의 꿈은 그대로 꿈으로 남기고 다시 미뤄야만 했다.

4년이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한국은 순탄치 않았다.

1차전에서 그리스를 2-0으로 이기면서 16강전 지출을 향해 닺을 올린 대한민국은 강호 우승후보 아르헨티나와 2차전에서 박주영의 아쉬운 자책골로 1-4로 패하면서 사실상 나이지리아전에서 우승해야만 16강전에 갈 수 있었었다.

그러나 그리스와 나이지리아 경기에서 그리스가 나이지리아를 2-1로 이기면서 그리스와 이미 경기를 펼쳤던 한국은 이기거나 비기면 16강 진출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다가왔다. 그리고 23일 새벽 한국과 나이지리아, 그리스와 아르헨티나 경기가 동시에 열렸다.

B조 예선 1위를 확정한 아르헨티나가 그리스를 2-0으로 이겨주면서 한국은 최소한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진출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한국은 나이지리아를 만나 경기를 펼친 결과 2-2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B조 예선 2위로 16강전에 진출한 것이다.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해내고 만 것이다.

한국 축구가 새로운 역사를 쓰던 순간이었다. 

새벽 3시 30분에 경기가 펼쳐졌지만, 서울광장 등 전국 주요 응원 장소와 영화관, 집 등에서 많은 국민들이 경기를 지켜봤고 사상 첫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한반도는 환호 소리로 뒤덮였다.

이제 오는 26일 밤 11시 넬슨 만델라 베이 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물러설 수 없는 8강전 경기를 펼치게 된다.

국민들은 한국 축구가 우루과이를 넘어 8강, 4강까지 가면서 새로운 원정 첫 진출 역사를 쓰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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