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대전서 현대, 삼성 잡고 13일 천안서 재격돌

[대전 충무체육관] 유명조 기자 = “NH농협 2009-2010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11일 대전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이 삼성을 3-0으로 잡으면서 경기는 천안으로 옮겨 재격돌하게 됐다.

이날 삼성화재는 경기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다. 현대캐피탈의 블로킹 공격에 삼성화재가 막지 못하면서 무너진 것은 물론이고, 전날 경기에서 5세트 파이널까지 간 것이 삼성화재로서는 어려웠던 경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현대캐피탈은 전날 경기에서 5세트 파이널까지 가는 경기를 펼친 것이 오히려 기회였다. 체력에서 삼성화재보다 한수 위에 있는 현대캐피탈로서는 이를 이용한 블로킹과 임시형의 서브리시브가 살아나면서 박철우와 헤르난데스의 공격에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또 가빈 위에 이선규가 있었다. 가빈의 스파이크를 헤르난데스그 블로킹으로 잡으면서 분위기를 만들어간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 석진욱의 공격마저 이선규가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1세트에서 김호철 감독의 작전도 15-19로 뒤지고 있자 박철우를 과감히 빼고 자리에 헤르난데스를 내보냈다.

박철우가 살아나지 못한다면 헤르난데스를 내보낸다는 김호철 감독의 작전이기 때문이다. 이는 곧 성공으로 이어졌고, 1세트를 20-25로 현대캐피탈이 앞서갔다.

이날 삼성화재를 상대로 챔프전에서 이긴 현대캐피탈은 2007-2008 시즌 최종전 이후 처음으로 삼성화재에 3-0 완승을 거두는 기록을 만들기도 했다. 지난 10일 1차전 경기에서도 3-2 5세트 파이널까지 가는 올 시즌 최초 기록을 만들기도 했다.

경기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양팀 감독은 ‘체력저하를 예상하지 못했다.’는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과 ‘앞으로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해 대전까지 오는 경기로 생각하고 경기를 펼치겠다.’고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이 말했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첫 세트 16-19에서 공격과 수비의 리듬이 깨진 것으로 본다.’며, ‘또 어제(10일) 5세트 파이널까지 가는 경기를 펼친 것이 원인으로 선수들의 체력이 급격히 저하된 것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기면 이기는 것이고, 이렇다 저렇다 변명은 하지 말고 다음 경기를 위해 준비를 하는 것이 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경기는 누가 봐도 신장이 작은 우리선수들의 몸이 둔하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며, ‘오늘은 우리가 완패한 경기라고 생각하고 내일휴식이 필요하다.’며 말을 아꼈다.

신 감독은 또 ‘가빈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가빈이 공격 리듬을 잃고 실수를 많이 했다며, 뭔가 혼자 붕 떠 있는 상태로 보인다. 귀국 준비를 하느라 이것저것 사러도 많이 다니고 있는 등 바쁜 것 같다.’며, ‘이미 마음은 바다 건너 고국에 가 있는 것으로 느꼈다며, 가빈의 부진을 걱정하면서도 말이 통해야 질책도 하는데 말이 통하지 않아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이번 기회에 영어를 배워서라고 외국인 용병 선수들에게 직접 지시를 하고 싶은 생각도 든다.’며, ‘통역이 있지만, 통역이 뭐라 말을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말하며 의미심장한 웃음을 보였다.

신 감독은 그러면서 ‘선수들이 앞으로 경기도 위기가 오면 그 위기에 맞게 잘 할거라고 생각한다.’며, ‘삼성화재만 14년째 사령탑을 맡은 만큼 어려움이 있는 부분이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마지막으로 ‘12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13일 천안에서 연속 3세트 열리는 경기를 준비하여 대전에서 꼭 승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경기를 끝내고 들어와서 ‘오랜 만에 삼성화재를 3-0으로 잡고 승리를 하면서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고 천안으로 가게 되어 기쁘다.’고 입을 열었다. 김 감독은 ‘오늘 경기에 앞서 선수들에게 어제 경기를 거울삼아 더 투혼을 발휘해 달라고 주문했다.’며, ‘이것이 오늘 공격에 성공한 요인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경기를 이기고 가야 나머지 경기도 잘 할 수 있지 않겠냐고 강조했다.’며, 오늘 시합은 잘했다고 평가했다. 버럭호철 이라는 김 감독의 말이었다.

또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1세트에서 철우를 빼고 헤르난데스 라는 카드를 꺼내 과감히 투입한 것이 성공했다.’며, ‘철우가 진욱이에게 공격이 잡히면서 헤르난데스가 오히려 공격을 잡아준 것이 오늘 경기를 이긴 요인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출전과 관련 질문에 ‘김호철 감독은 감독으로서 감이 있다.’며, ‘선수들이 경기라인에 설 때 까지 얼굴 표정과 그날 반응까지 본 뒤 출전여부를 고심하고 있다.’며, ‘실제 그렇게 선수들을 출전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마지막으로 ‘둘 팀은 물러설 수 없는 경기를 펼치고 있는 만큼 자만하지 않고 충분한 휴식을 선수들에게 주문하겠다.’며, ‘대전까지 오는 것을 생각하고 남은 경기 천안가서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한편, 1-1 원점으로 돌린 “NH농협 2009-2010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 3차전은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13일 오후 7시부터 열리게 된다. 남은 경기는 13일 3차전에 이어 14일 오후 7시 4차전, 16일 오후 2시 5차전이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리고, 18일 오후 2시 6차전, 19일 오후 7시 7차전이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리게 된다.

다만 현대캐피탈이 3, 4, 5차전을 천안에서 이길 경우 남은 대전 경기는 진행되지 않으며, 삼성화재가 한 게임이라고 이기면 대전에서 챔피언을 가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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