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발굴 조사 결과…사비 백제 양상 파악 중심 유적 발굴 계획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충남 부여 화지산 유적 발굴 조사에서 백제 사비기 건물지의 흔적과 대규모 대지 조성 시설이 확인됐다.

화지산 유적은 2000년 국립 부여 문화재 연구소가 실시한 긴급 발굴 조사에서 초석 건물지, 벽주(壁柱) 건물지, 기단 유구, 목책 시설 등 다양한 백제 시대 유구가 확인됐다.

또 사비 백제의 상류층 주택에서 주로 발견되는 연가(煙家)와 연통(煙筒) 토기가 출토돼 기와를 사용한 격이 높은 건물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화지산 유적은 2001년 1월 사적 제425호로 지정됐다.

이후 2015년과 2016년에 걸친 2·3차 발굴 조사가 있었고, 올 4월부터 최근까지는 그동안 발굴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부분을 중점적으로 살펴보는 4차 발굴 조사가 진행됐다.

이 조사를 통해 화지산 유적 일대에 전반적인 유구의 확인이 진행됐다.

특히 화지산 정상부와 남서쪽 사면부 일대에 대규모 대지 조성 시설과 백제 시대 초석 건물지 등의 유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통일 신라 시대 화장묘와 고려부터 조선 시대에 이르는 토광묘도 확인했고, 백제 개배(蓋杯) 조각, 통일 신라 화장묘에서 사용했던 질 그릇인 완과 장골 용기인 뼈단지, 고려 도자기 조각도 나와 화지산 일대가 백제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여러 시대를 거치면서 꾸준히 사용됐던 공간임을 알 수 있었다.

화지산 유적 일대는 인근 궁남지, 군수리 사지, 동남리 사지와 함께 백제 사비도성과 관련한 중요 시설물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중요 유적이지만, 그 가치에 비해 아직 고고학적 조사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전반적인 유구 존재를 확인한 만큼, 내년에는 정밀 발굴 조사에 박차를 가해 사비 백제의 양상을 파악할 수 있는 중심 유적을 발굴해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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