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무개 씨, 이 의장 청탁 거절했다 좌천성 인사 당해

이운우 중구의회 의장의 청탁을 거절한 뒤 '의아한' 인사를 당했다는 공무원의 증언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중구청 소속의 이 아무개 계장은 지난 2006년 8월에 대덕구청에서 근무하다 중구청 위생과로 발령을 받는다. 당시 이 계장은 업소지도관계일을 담당했다.

 

이 아무개 계장은 중구청에 발령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이운우 의장으로부터 단속된 일반음식점을 봐 달라는 청탁 전화를 받았으나 '행정처분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거절 한다.

 

당시 이운우 의장은 청탁을 거절하는 이 아무개 계장에게 "의회 의장이 전화했는데도 그러니 민원인이 전화하면 어떻겠냐"고 일방적으로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는 게 이 계장의 증언이다.

 

이 계장은 청탁 거절이 있은 얼마 뒤인 12월 21일에 중구 보건소로 인사 발령을 받는다. 현재 대전시청에서 근무하는 당시 중구청 위생과 김 모 과장은 의장을 만나고 온 뒤 이 계장에게 사과를 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이 계장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계장은 "공무원은 1년 전보 제한이 있다"며 "승진, 문책, 기구 개편을 제외하고는 발령이 나면 안 되는데 일방적으로 당했다"고 밝혔다. 또한 "일 년에 인사이동 명령을 세 번 받는 게 어디 있냐"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 계장은 중구 보건소에 임명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2007년 초에 뿌리공원내에 있는 노인요양시설인 '장수마을'로 인사명령을 받아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다.

 

이 계장은 "나는 문책, 비리, 경고를 받은 적이 없다"며 "오히려 장관표창 3번, 도지사 표창 3번, 시장상 3번, 교육우수공무원상 2번 등 표창만 30여 번 받은 우수공무원"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 99년에는 천안에서 분뇨처리장 청소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하다 떨어져 갈비뼈 5대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 만큼 일을 열심히 했다는 항변으로 보인다.

 

기자와 만난 이 계장은 "오히려 이운우가 불쌍하다"며 "제 길이 옳다고 본다, 나라발전을 위해서는 공무원은 위민, 청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후배 공무원들에게 "상사에게 누를 끼치지 말고 후배에게는 업무를 정확히 알려주라"고 조언했다. 이 계장은 금년 말에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다.

 

이 계장은 "일부에서는 업무 때문에 저를 대할 때 어렵다고도 하지만 지나고 나서는 고맙다고 한다"고 밝혔으며 당시 이운우 의장과의 중재를 시도했던 김 모 과장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김 모 과장은 현재 대전시 보건위생과에서 계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중구청 인사 담당자는 '이 계장과 같은 사례가 있냐'는 질문에 "대덕구로 전출 된 민 아무개 계장이 그런 사례"라고 밝혔다. 하지만 유일하게 있다고 든 사례인 민 아무개 계장 역시 이운우 의장에게 빌려 준 돈을 달라고 요구했다가 인사상 불이익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 아무개 계장은 "55년 동안 중구 은행동에서 살았는데 이운우 의장에게 빚 독촉을 한 뒤 장수마을로 갔다가 대덕구로 발령 받았다"고 주장하고, 이 계장과 관련해서도 "통상 보건소에서 일을 잘 할 경우 구청 위생과로 올라오는데 이 계장의 경우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으로 특별한 이유 없이 보건소로 보내졌다가 장수마을로 쫓겨났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운우 의장의 인사개입 문제가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장수마을로 전출 된 이 아무개 계장과 대덕구로 전출 된 민 아무개 계장은 중구청 위생과 직원으로 있었으며 위생과는 지금은 사회도시위원회로 이름을 바꾼 사회건설위원회 관할 부서로 이운우 의원이 소속 됐던 상임위다.

 

이운우 의장의 인사개입과 관련 된 의혹은 이것 말고도 더 있다.

 

현재 대전시청 도시관리과에 근무하는 A 씨는 이운우 중구의회 의장이 대출을 받는데 보증을 서 준 뒤 동사무소에서 시청으로 발령을 받았다.

 

A 씨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보증을 서 준 계기에 대해 "이운우 의장과 특별한 인연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사람의 보증을 서 준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짧게 말해 항간의 소문이 소문만이 아닐 수도 있음을 보여줬다.

 

자신이 속한 상임위관련 공무원과의 부적절한 돈거래와 편법을 동원한 가로수 이전 문제에 이어 인사개입 의혹 까지 불거진 이운우 의장의 향후 대응 방안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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