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행동, "입장 명확하지 않으면 찬성으로 간주"

 

한반도대운하 반대 시민단체인 '금강운하백지화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과 한나라당 후보 간에 한반도대운하 추진 여부를 둘러싸고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행동에서는 27일 오전 한나라 대전시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한반도대운하 찬성 여부를 밝혀 줄 것을 요구했으나 한나라당 후보들은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 '의견수렴을 더 해야 한다'고 말하며 조심스런 모습으로 일관했다.

 

다음은 각 후보들이 27일 오후 기자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밝힌 입장 전문이다.

 

서구을 나경수 후보 "한반도대운하 문제는 환경단체 등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많이 지적하고 경제성이나 효용이 있냐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시급하게 추진하기 보다는 폭넓게 연구하고 국민의견을 수렴해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

 

"찬반여부에 대해서는 대운하를 추진했을 때 경제성과 환경파괴문제 등을 충분히 판단 할 수 있는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 성급하게 대운하를 추진하는 것처럼 전제를 세워서는 안 되고 신중하게 처리하자"

 

중구 강창희 후보 "나는 평소에 깊게 생각해 본적이 없다. 대통령의 공약사항인데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공약을 했을 거다. 환경문제, 경제적인 문제, 부가가치문제, 여러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해서 추진했고 즉흥적인 공약은 아니다"

 

"하지만 대통령과 정부에 부탁하고 싶은 건 충분히 검토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본다. 이 공약에 대해 찬, 반을 말하는 건 적절치 않고 반대 의견이 있으니 충분히 듣고 추진해 줬으면 좋겠다"

 

동구 윤석만 후보 "중요한 것이니까 국민적 합의를 더 거쳐야 한다. 한반도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이라 반대하는 측의 의견도 더 귀 기울여야 한다. 전문가들과 더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본다"

 

"과학적 접근등이 부족한 거 같고, 반대하는 측에서는 정치적인 측면이 강해서 과학적인 검증을 통해 국민적 의견을 물어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

 

서갑 한기온 후보 "한반도대운하 부분은 대통령이 공약을 했는데 주변의 많은 전문가들과 유권자 및 전문가가 많은 토론을 거쳐서 거기에 대한 의견을 집중적으로 수렴한 다음에 결론을 내려야 한다"

 

"공약으로 내세울 때는 어쩔 수 없었지만 국민의 뜻이 옳지 않다면 안 되는 것이고 대통령도 의지가 있으나 국민의 뜻에 따라 할 것이다"

 

유성구 송병대 후보 "한반도 대운하는 지난 대선당시 이명박 후보의 3대 공약중의 하나지만 지금 많은 환경단체들이 우려를 제기하고 있고 경제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모든 문제를 면밀히 검토해서 의견을 수렴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 한 뒤 추진해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깊이 있고 폭 넓은 의견수렴과 보완 대책을 마련 한 뒤에 추진해야 한다"

 

대덕구 이창섭 후보 "이명박 정부에서 국민들의 여론을 더 수렴한 다음에 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정부 차원에서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고 시행이 되면 가야한다. 최근의 분분한 의견에 대해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대운하에 대해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으로 나왔던 건데 국민들의 의견을 더 듣고 검토할 필요는 있어야 한다고 본다"

 

특히 지난 해 대선당시 한나라당의 한반도대운하 특별위원회 자문위원을 역임한 이창섭 후보는 "작년에 자문위원을 한 것은 운하가 지나가는 곳에 위치한 지역구의 위원장들은 선대위에서 당연직으로 자문으로 위촉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나라당 총선 후보들이 한반도대운하에 대하여 대대적인 홍보를 했던 지난 대선과 달리 찬, 반 여부를 즉각 밝히지 않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으나 국민행동 측의 입장은 단호하다.

 

지난 22일 '물의날'을 맞아 한반도대운하를 반대하는 시민단체 회원과 시민들이 대전 갑천에서 세발자전거가 대운하를 운항할(?) 바지선보다 빠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촌극을 벌였다.

 

국민행동 회원인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문창기 투명사회팀장은 "선거 때문에 신중하고 선거 끝나면 추진하겠다는 것이냐, 조금 전 언론보도에 의하면 이한구 정책위의장이 총선이 끝나고 한두 달 후에 부산 구미 구간을 추진한다고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문참기 팀장은 "그런 것 (신중한 발언)들은 정치적 발언이고 국민행동에서 요구한 것은 한나라당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의지에 대해서 물어 본 것"이라며 "운하를 반대하는 많은 단체나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내용이 맞다는건지, 검토를 해서도 추진이 가능하다면 한다는 것인지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팀장은 "그런 식으로 공식 답변이 온다면 운하를 찬성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유권자들이 심판 할 수 있게 여러 가지로 홍보를 할 것"이라며 "한나라당 중앙당에서 하는 것이랑 똑같다, 안한다는 게 아니지 않냐. 그러면 우린 한다는 것으로 밖에 생각 할 수밖에 없다"고 단호하게 밝혔다.

 

한편, 국민행동은 27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3월 28일 대전, 충남북, 군산익산 총선 후보자들에게 공개 질의서를 발송 한 뒤, 오는 4월 3일 답변을 취합해 4월 4일 '대운하와 금강운하 찬성 또는 무응답 국회의원 후보자 공개'기자회견을 갖겠다고 밝혀 '정책이 실종된 4.9총선'에서 한반도대운하가 뜨거운 이슈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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