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대 총동문회 임시총회 열어...이재선 총동문회장 자진 사퇴키도

16일 저녁 7시 30분 한남대학교 학생회관 3층에서 총동문회 임시총회가 열렸다.


상징탑 원상복구를 둘러싸고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한남대의 총동문회가 지난 16일 학생회관에서 임시총회를 갖고 원상복구안을 통과시켰다.

특히 그동안 대학 측이 한상봉 전 동문회장 재직시절 당시 승인을 받았다고 총동문회에 주장해왔으나 평소 미국에 자주 나가 연락이 되지 않던 한 전 회장이 이날 자리에 돌연 참석해 학교 측의 주장이 거짓이었음이 드러나기도 했다.

또, 총동문회는 회칙에 의해 상임이사회 소집 후 임시총회를 열어야 하나 이를 이행하지 않아 일부 동문들의 반발을 샀고, 현 총동문회장인 이재선 한나라당 대전시당 위원장이 “개정 법규를 잘 몰랐다”면서 책임을 지는 뜻으로 전 총동문회장에게 회장직 사퇴서를 제출하고 공식적으로 자리에서 물러나며 일단락 됐다.

총동문회장인 이재선 한나라당 대전시당 위원장
이재선 위원장은 이날 “총동문회장으로서 법규를 잘 지켜야 했는데 개정된 줄 몰랐다”며 “이유가 어찌 됐든 전 총동문회장이 오는 즉시 사퇴서를 전달하겠다”고 말하며 사퇴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어 상징탑 원상복구와 관련해 “지난 4월과 6월에 걸쳐 이상윤 총장과 학교신문 등에 이 문제를 심사숙고 해 달라고 두 차례 건의했으나 학교 측은 한상봉 전 회장과 협의한 사항이라며 거절했다”고 밝히면서 “그러나 한 회장은 ‘그런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동문회의 총장실 점거에 대해 “이번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려 했으나 그렇지 못했고 곧 있으면 총장의 임기가 끝나다 보니까 총장실을 점거하게 된 것”이라면서 “동문회의 회장으로서 학교 측에 몇 번이고 얘기했지만 무슨 위원회 같은 것을 만들어서 하자고 제의해왔다”며 대화의 본질을 흐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교가 계룡산으로 가던지 행복도시로 가던지 간에 모든 학교의 큰 일을 처리할 때에는 직원들과 교수, 학생, 동문회와 의견을 나누는 것이 상례로 알고 있다”면서 “잘잘못을 떠나 상징탑은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원상복구를 주장했다.

유병희 상징탑 원상복원 추진위원장
유병희 상징탑 복원 추진위원장은 “한남대가 지금 많이 아픈 것 같다. 감기 몸살이면 좋을 텐데 아마도 큰 수술을 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 학내의 사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말문을 열었다.

유 위원장은 이어 “학교 직원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분수대(상징탑 자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가 동문들의 눈물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그 수도를 잠그려하겠지만 그게 눈물을 그치는 것이 아니고 지금 방법은 분수대를 없애고 상징탑을 설치하는 것 뿐”이라고 분개했다.

그는 이어 학교 측의 상징탑 철거계획이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되고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학교에서 제작된 한남대 마스터플랜을 보면 조감도가 있다”면서 “그 조감도에는 쌍둥이 빌딩과 50주년 기념관 등이 웅장하게 자리 잡아 그것을 처음 봤을 때 벅찬 감동에 가슴이 뭉클했다”고 당시 소감을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그 조감도에서는 상징탑이 보이질 않았다. 조감도에는 현재 옮겨져 짓고 있는 자리에도 그려져 있지 않았다”면서 “그 조감도는 2004년도에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었다. 상징탑은 지난 8월에 철거된 것이 아니고 이미 2004년 12월 31일에 철거됐던 것”이라고 개탄해 했다.

'현 위치에 짓는 것'과 '원상복구'의 두 가지 안을 가지고 동문들에게 의사를 물어보자 '원상복구'안에 거의 대부분의 참가 동문들이 손을 들고 있다.


이날 임시총회의 분위기가 한 때 술렁거리기도 했다.

몇몇 동문들이 상임이사회를 개최하지 않은 것에 불만을 품고 이의를 제기하자 사회자가 발언기회를 주겠다며 차례를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이들은 총동문회장인 이재선 위원장이 참석 동문들에게 “현 위치에 있으면 좋겠느냐 아니면 원 자리에 복구를 하면 좋겠느냐”고 질문하며 의사를 묻는 도중에 “2분만 발언기회를 달라”고 재차 요구하고 나섰으며, 이 위원장이 질문동의표시를 해달라며 이를 무시하고 강행해 참석자의 80% 이상이 상징탑의 원상복구에 전적으로 동의하자 장내에서 퇴장해 버렸다.

한편, 총동문회는 한남대의 상위기관인 재단이사회의 이사장에게 동문들의 뜻을 전달해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며, 이날 임시총회에서 대다수의 동문들로부터 상징탑 원상복구에 대한 동의를 얻은 것이 이사회에 적지않은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임기말인 이상윤 총장이 지난번 부서별 문건지시사항과 관련해 부도덕성 문제가 도마위에 올라 지역사회가 술렁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상징탑 사건에 대해 '원상복구'로 이사회에서 결정날 경우 향후 진로에도 큰 지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재선 위원장이 한상봉 전 동문회장에게 동문회장 사직서를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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