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도 신경써야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생명의 위협을 느낄 만한 사고를 경험하고 난 후에 그 충격으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 '트라우마' 즉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다.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기 사고 생존자 일부도 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사고 당사자 분 아니라 사고를 당한 친구나 가족들을 옆에서 지켜본 경우에도 올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로 2008년 뉴욕보건부에서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무역센터 건강등록소에 등록된 사람들 가운데 7만1437명이 2001년 발생한 9·11테러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나타나는 시기는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지 3개월 내에 증상이 시작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사건 이후 몇 년이 지난 후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을지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제춘 교수에 따르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의 주 증상으로 회피반응이 있다.

교통사고를 당했던 사람이 다시 차를 타지 않으려고 하는 것과 같이 사고와 유사한 상황에 다시 놓이게 되는 것을 극단적으로 피하고자 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고와 관련된 생각이나 말, 사고를 생각나게 하는 환경적인 단서들로부터도 필사적으로 회피하게 된다.

그 결과 아예 외부로부터 마음의 문을 닫아놓은 채 외면하고 사는 것처럼 심한 정서적 위축상태에 빠지게 되고, 멍하고 감정이 없는 사람처럼 되기도 한다.

간혹 아예 사고의 일부를 기억해내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기까지 한다.

반면 과도한 각성 상태도 있을 수 있어 전화벨만 울려도 심하게 놀라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진정이 안 되는 것과 같은 상태를 나타내 신경이 너무 놀라 있으며, 외부 자극에 대해 지나치게 과민반응을 보인다.

잠을 제대로 잘 수 없고, 집중력이 떨어지고 때로는 유별나게 신경질적이 되기도 한다.

유 교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단 한 번의 사고로 인한 고통스러운 증상이 보통은 수개월 이상 지속되며, 회복에 수년이 걸리기도 하고 평생 동안 고통 받을 수 있어 적극적인 예방과 치료가 절실하다"며 "조기에 치료할 경우 치료에 비교적 잘 반응하는 질환이므로 증상이 가벼운 경우는 발병 초기에 적절한 약물 및 단기 정신치료를 실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치료는 약물치료와 정신치료를 병행해 치료, 약물치료는 주로 항우울제나 항불안제를 사용해 불안과 우울로 인한 증상을 완화시켜준다.

또 혈압을 떨어뜨리기 위해 쓰이는 프라조신(Prazosin)이라는 약물은 악몽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악몽을 감소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처방된다.

정신치료는 주로 인지치료, 행동치료, 또는 두 가지를 병행하는 인지행동치료를 사용하는데 인지치료는 대화를 통해 자기 자신과 환경에 대해 갖고 있는 비현실적 믿음과 비논리적 추론을 스스로 발견하고 수정하도록 가르치고 돕는 치료법으로 자신의 삶을 파괴하는 행동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주는 치료법이다.

행동치료는 학습이론에 근거해 환자가 자기 행동을 관찰하고 분석해 문제행동을 바꿔나가도록 돕는 치료법이다.

바람직한 행동은 증가시키고 그렇지 못한 행동들은 줄이며 부족한 행동을 가르쳐서, 어려워하는 상황에서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반응하도록 대처방법을 익히게 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가족이나 친구들의 지지와 함께 사고를 같이 경험한 사람들과 함께 집단치료를 하면서 서로 지지를 주고받는 것이 치료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유 교수는 설명했다.

유 교수는 "똑같은 사고를 당한 경우에도 어떤 사람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걸리고, 어떤 사람은 가벼운 정서적 후유증만 경험하고 넘어간다"며 "이는 사람마다 경험과 성격에 차이가 있으며,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양상과 대처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소에 스트레스에 잘 대처하도록 스스로를 훈련시키는 것은 정신적 외상 후 후유증을 예방할 수 있는 길이 되기도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심각한 사고나 정서적 외상을 경험한 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이 나타난다고 판단될 때는 주저하지 말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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