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희망이 탱글탱글 영그는 대전 대신초등학교

▲ 대신초등학교 학생들이 1인1악기를 들고 미소를 짓고 있다.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엄마 다른 곳으로 이사가면 절대 안돼요. 나는 꼭 이 학교를 계속 다니고 싶거든요"

학교보다 학원이 중요시되는 요즘, 학교를 너무 사랑해 전학가는 것을 두려워 하는 아이들이 있다.

엄마들이 농담삼아 '너 말 잘 안들으면 다른학교로 전학보낸다'라고 협박(?)을 하면 모든게 해결 될 정도로 아이들이 학교를 좋아 한다는 것.

이 아이들은 대전 보문산 첫 자락 산 기슭에 자리잡은 대전 대신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로 학교가는 것이 이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신초는 1966년 개교, 46년 전통의 학교로 한때는 30학급이 넘는 대규모 학교였으나 현재는 6학급, 99명이 다니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학교다.

현재까지 총 8208명이 졸업, 교수·장군·변호사·경찰 등 다양한 인재를 배출했는데 1970년대에는 대신초 인근에 연구소 사택이 있어 대전의 최초 연구원들의 자제들이 학교를 다녔었다고 한다.

교육열이 높았던 만큼 공부도 잘했었고 86년도에는 36학급이 넘는 큰 학교로 교사들도 선호하는 학교였다.

현재는 둔산동이 발달되면서 학생수가 급격히 줄었으나 최근에는 대신초만의 특색프로그램으로 학생수가 늘고 있는 추세다.

▲ '꿈'이 생기는 오렌지(ORA&GE)교육 대신초등학교의 예술꽃 씨앗학교.

대신초를 대표하는 것은 바로 '오렌지(ORA&GE)'교육.

오렌지(ORA&GE)는 대신초의 학교교육목표로 '새슬이(Originality)', '어진이(Research)', '튼튼이(Athlete)', '바름이(Goodness)', '이룸이(Enrichment)'를 나타낸 말이다.

대신초는 기초능력 토대로 창의성을 기르고, 자기 스스로 이치를 탐구하며 몸과 마음을 튼튼히 하는 어린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착한 마음으로 바르게 행동하고 끈기있게 노력해 소질을 계발할 수 있도록 배려중이다.

대신초는 작지만 큰 교육을 하는 학교로 지난해 '예술꽃 씨앗학교', '창의경영학교', '나이스 학생서비스시범학교'을 운영, 대전광역시교육청 2011 좋은 학교로 선정된바 있다.

또 2010/2011 교육활동 우수학교 선정, 교육과정 우수학교, 2011 나이스학생서비스 시범학교 학교표창 수여, 2011 학교평가 최우수학교, 교과부장관 2011학교평가 우수학교 학교표창 등 지난 한해 각종 상을 휩쓰는 성과를 나타냈다.

이같은 성과는 대신초만의 특색있는 교육프로그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 대신초 어린이들이 교사와 함께 웃고 있다.
지난해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예술꽃 씨앗학교'로 선정되면서 학교는 '전통예술교육'을 진행, 1인 1전통악기 프로그램, 문화예술 동아리, 전통음악교육, 전통미술교육, 풍물교육, 학부모가야금교실, 어울림행사, 여름방학 캠프, 체험활동, 나눔 행사 등을 진행중이다.

이에 학생들은 가야금, 거문고, 해금, 아쟁, 대금, 소금, 피리, 장구 등 한가지 이상의 악기를 연주, 서로 가르쳐 주기도 하면서 실력을 쌓고 있다.

이 학교 3학년과 5학년에 재학중인 딸을 둔 송진옥 학부모 회장은 "3학년 아이는 피리를, 5학년 아이는 해금을 하고 있는데 3학년 딸 아이의 경우 기관지가 안좋았었는데 피리를 하면서 폐활량이 늘었고, 작은 손으로 잡고 연주를 하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며 "피리를 배우지 않은 언니를 동생이 가르쳐 주는 등 우애를 다지는 모습을 보니 흐믓하다"고 말했다.

악기는 대전시립연정국악원과 업무협약을 체결, 전문 강사가 가르쳐 주기도 하지만 학생들이 아침, 점심 활동시간을 이용, 동아리 형식으로 모여 연습해 선후배가 함께 어울리고 합주를 통해 함께 하는 법을 배운다고 한다.

또 저학년은 악기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악기를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 수 있도록 배려,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각자 자기 악기장을 둬 편리하게 가지고 다닐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연정국악원을 정기적으로 방문, 자신을 가르쳐 준 선생님이 나오는 공연 등을 보면서 무대에 대한 꿈을 키우고 무대에 대한 공포심을 없애는 효과를 보고 있다.

전통예술을 매일 함께 하다 보니 학생들은 라디오에서 국악이 나오면 어떤 악기인지 맞추는 경지에 이르렀고, 가요보다는 민요와 판소리 등을 더 흥얼거리며 우리의 장단을 사랑한다.

학교는 전통예술 뿐 아니라 실력도 튼튼한 아이들로 키우기 위해 1.2학년을 상대로 정규교육과정 영어교육을 실시하고 단위학교 '스티브잡스 영재교육' 프로그램, 방과후 학력향상반, 학력인턴강사, 부진학생 책임지도, 수학수업, 검사를 통한 맞춤 교육, 캠프 등을 실시중이다.

또 봄.여름.가을.겨울 주제를 정해 테마가 있는 오렌지 계절학교를 운영, 산 체험, 독서체험, 발표회, 진로체험, 음악회 등을 통해 건강한 어린이로 성장하도록 하고 있다.

▲ 대신초의 자랑, 인라인부가 학교 운동장에 마련된 트랙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더불어 인라인롤러 방과후교육도 실시, 2009년 인라인롤러부 창단 이후 전문강사를 채용해 전교생이 인라인을 타며 체력을 증진할 수 있도록 했다.

이같은 노력들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학교를 다시 찾는 발걸음도 생겨났다.

4학년 딸.아들 쌍둥이를 둔 김용옥씨는 지난해 둔산동에서 학교를 다닌던 자녀들을 대신초로 전학시켰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친했던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에 아쉬워 싫어 했지만 현재는 스스로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불편을 감수하면서 계속 이 학교를 다니고 싶어한다고 한다.

사실 김용옥 씨는 이 학교 교사로 예술꽃 씨앗학교 선정에 힘썼고, 모든 학생을 내 자식을 키운다는 생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정작 내 자식이 혜택을 못 받는게 안타까워 데려왔다고 했다.

공부에 치여살던 그 전 학교와 달리 아이들이 행복해 하고 웃음이 늘어 엄마가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도 계속 다니겠다고 할때는 살짝 섭섭하지만 탁월한 선택을 했다며 그는 웃음 지었다.

▲ 대신초 김영목 교장이 직접 어린이들을 상대로 서예수업을 하고 있다.

학교는 또 학부모와 학생들을 위해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인 김영목 교장이 서예 수업을 직접 지도, 인기를 끌고 있다.

대신초는 학교에 있고 싶어 하는 아이들을 위해 토요일까지 토요예술꽃 학교를 운영, 50~60여명의 학생들이 나와 영재, 토요돌봄, 로봇과학, 토요스포츠, 공예 등을 하며 꿈과 희망을 키우고 있다.

이에 학교는 2학기에는 보다 악기를 늘려 퓨전음악을 접목, 다양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해볼 예정이다.

대신초 김영목 교장은 "대신초는 교사로 있을 때 근무했던 학교로 2010년 9월 공모교장제 초빙교장으로 선출, 학교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남다르다"며 "최근 학생수가 조금씩 늘고 있는데 꿈을 가꾸는 학생, 존경받는 스승, 특색있는 학교, 참여하는 학부모가 있는 학교로 만들고자 노력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대신초는 건강장애로 인해 장기입원 또는 통원치료를 받는 학생들에게 학업의 연속성 및 또래 관계를 유지시키고 심리·정서적 안전으로 치료 효과를 증진시키고자 대전대신초등학교 소속 충남대학교병원학교를 운영, 20여명의 학생들이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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