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오후 중국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축구 3-4위전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에서 후반 지동원이 후반 역전골을 터뜨리고 있다.
한국 남자축구가 기적적인 반전을 연출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홍명보 감독(41)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5일 오후 4시30분(한국시간) 광저우 톈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광저우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먼저 2골을 내줬지만 끈질긴 추격 끝에 4-3으로 역전승을 거두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비록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이후 24년 만의 금메달 획득은 실패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동메달을 획득하며 마지막 자존심은 지켰다. 남자 축구가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딴 것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동메달) 이후 8년 만이다.

이란과의 아시안게임 역대 상대전적도 3승2무4패가 됐다.

전반 33분 교체 투입된 스트라이커 지동원은 2-3으로 뒤지던 후반 43분과 44분 연속으로 헤딩 골을 터뜨리며 역전승을 이끌었다.

주장 구자철과 '모나코 왕자' 박주영도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만회골을 넣어 동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전반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이란은 짜임새 있는 플레이와 기습적인 역습을 적절히 활용해 한국을 공략했다. 중동의 모래바람은 매서웠다.

전반 5분 레자에이가 선제골을 터뜨렸고 추가시간에는 프리킥 세트피스에서 아수후리가 날카로운 크로스로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찬스를 잡지도 못했다.

전반을 0-2로 뒤진 한국은 김정우를 빼고 윤빛가람을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단기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후반 시작 2분 만에 주장 구자철이 기습적인 왼발 중거리 슛으로 만회골을 넣은 것. 그러나 이란은 곧바로 응수했다.

추격을 허용하자마자 1분 만에 안사리가 오른발 아웃프런트로 감각적인 슛을 때려 한국의 골네트를 갈랐다.

1-3으로 크게 뒤진 한국은 총공세를 시작했고 12분 사이에 기적이 일어났다. 후반 33분 박주영이 윤빛가람의 완벽한 도움으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골을 터뜨렸다.

오른쪽에서 흘러온 윤빛가람의 땅볼 패스를 가볍게 오른발 슛으로 연결했다.

기적을 일으킨 주인공은 지동원이었다.

지동원은 후반 43분 박주영의 크로스를 헤딩골로 연결해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1분 만에 또 다시 머리로 이란의 골네트를 흔들었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선수들은 부둥켜안고 감격적인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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