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어렵사리 대구를 제압하고 포스코컵 4강에 합류했다.

FC서울은 1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스코컵 2010 8강 대구FC와의 경기에서 연장전까지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5-3의 진땀승을 거뒀다.

B조 1위로 8강에 오른 서울은 이 날 부산아이파크를 제압한 수원삼성과 오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결승 진출을 놓고 일전을 벌인다.

데얀-방승환 투톱을 최전방에 내세운 서울은 경기 초반 대구의 깜짝 공세에 오히려 끌려갔다. 대구는 장남석을 주축으로 조형익, 황일수의 돌파를 앞세워 초반 분위기를 가져갔다.

다소 답답한 흐름을 반전시켜 준 이는 다름 아닌 수비수 아디였다. 아디는 전반 22분 왼쪽 측면에서 이승렬이 땅볼로 내주자 왼발로 차넣어 선제골을 터뜨렸다. 2010남아공월드컵을 마친 뒤 팀에 복귀한 이승렬은 첫 골을 도우며 팬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기세가 오른 서울은 6분 뒤 추가골을 뽑아냈다. 오른쪽 측면에서 최효진이 크로스를 올려주자 하대성이 달려들며 오른발 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대구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대구는 전반 36분 장남석의 패스를 받은 온병훈의 오른발 슛으로 한 골을 따라붙었다. 오프사이드 트랩을 쓰던 서울의 수비라인을 무너뜨린 장남석의 패스가 일품이었다.

1-2로 뒤진 채 후반전에 들어선 대구는 공격의 비중을 높이며 동점골을 위해 애썼다. 몸싸움에 관대한 주심의 성향을 파악한 듯 격렬한 몸동작으로 움츠려든 서울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끊임없이 서울 골문을 위협하던 대구는 기어코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28분 이슬기의 코너킥을 안성민이 머리로 방향을 바꿔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추가 득점 없이 후반전을 마친 두 팀은 연장전에서도 골을 올리지 못해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승부차기에서 서울은 현영민-정조국-김진규-고명진-데얀이 모두 성공시켜 첫 번째 주자 안델손이 실축한 대구를 어렵게 물리쳤다.

수원과 경남FC는 나란히 승부차기로 승리를 일궈냈다.

부산 원정에 나선 수원은 부산 아이파크와 연장전까지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맞이한 승부차기에서 2개를 막아낸 이운재를 앞세워 6-5 진땀승을 거뒀다.

차범근 감독에 이어 수원 사령탑으로 취임한 윤성효 감독은 어렵사리 데뷔전 승리를 맛봤다.

수원에 이운재가 있다면 경남에는 김병지가 있었다. 김병지는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제주유나이티드와의 경기 승부차기에서 김은중과 조용형의 슈팅을 막아내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경남의 루시오는 0-1로 끌려가던 후반 45분 극적인 추가골로 힘을 보탰다.

전북현대는 2진급 선수들로 리그 선두 울산현대를 탈락시키는 저력을 뽐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K-리그 등 바쁜 시즌을 치르고 있는 전북은 울산을 2-0으로 제압했다. 신인 김지웅은 데뷔 첫 골과 첫 도움으로 팀에 4강행 티켓을 선사했다. 전북과 경남의 4강전은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반면, 차기 대표팀 감독 0순위로 거론되는 울산의 김호곤 감독은 부상 중인 오범석을 제외한 주전 선수들을 모두 내세우고도 패해 체면을 잔뜩 구겼다.

◇포스코컵 2010 8강 14일 경기 결과

서울 2 (2-1 0-0 연장 0-0 0-0 승부차기 5-3) 1 대구

▲득점=아디(전 22분) 하대성(전 28분. 이상 서울), 온병훈(전 36분. 대구)

전북 2 (2-0 0-0) 0 울산

▲득점=김지웅(전 7분) 김승용(전 34분. 이상 전북)

경남 1 (0-1 1-0 연장 0-0 0-0 승부차기 4-3) 1 제주

▲득점=루시오(후 45. 경남), 김은중(전 29분. 제주)

부산 3 (1-1 1-1 연장 1-1 0-0 승부차기 5-6) 3 수원

▲득점=박희도(전 16분. 후 12분) 유호준(연전 4분. 이상 부산), 하태균(전 23분) 김두현(후 19분) 호세 모따(연전 13분. 이상 수원)
저작권자 © 시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