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군단' 네덜란드 준결승 진출

'오렌지군단' 네덜란드가 '삼바군단' 브라질을 삼켰다.

네덜란드는 2일 밤 11시(한국시간)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 베이 경기장에서 벌어진 브라질과의 2010남아공월드컵 8강에서 베슬리 스네이더르(26. 인테르밀란)의 헤딩골에 힘입어 2-1 역전승을 거뒀다.

1994미국월드컵(8강), 1998프랑스월드컵(4강)에서 연이어 브라질의 벽을 넘지 못했던 네덜란드는 1974서독월드컵 이후 36년 만에 월드컵에서 브라질을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또 12년 만에 준결승 진출에 성공하며 사상 첫 월드컵 우승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 후반 23분 역전골을 터뜨린 네덜란드 미드필더 베슬리 스네이더르(26. 인테르밀란)가 골 세러모니를 하고 있다.
스네이더르는 동점골과 역전골에 모두 관여해 이날 승리의 주역이 됐다. 또 이번 대회에서 3골째를 기록해 득점왕 경쟁에도 뛰어들었다.

통산 6번째 우승을 노리던 브라질은 2006독일월드컵에 이어 2회 연속 준결승 문턱에서 좌절해 '삼바군단'의 자존심을 구겼다.

'화려함보다는 반드시 이기는 축구를 하겠다'던 양팀 감독의 생각대로 초반 분위기는 철저히 탐색전 위주로 진행됐다. 간간이 공격을 주고받는 정도.

그러나 선취골은 의외로 빠른 시간에 터졌다.

브라질은 전반 10분 호비뉴가 펠리페 멜루(27. 유벤투스)의 환상적인 침투패스를 그대로 밀어 넣어 네덜란드의 골문을 열었다.

멜루의 침투패스 한 반에 네덜란드 수비진은 그대로 허물어졌다. 이번 대회 들어 네덜란드가 처음으로 필드골을 허용한 순간이다.

역시 우승후보다운 위용이었다. 선취골을 기록한 이후에도 철저히 자신들의 리듬을 살려 경기를 운영했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후반 시작과 함께 달라졌다. 아르연 로번(26. 바이에른 뮌헨), 스네이더르 등 공격진들의 활발함 움직임으로 브라질의 탄탄한 수비를 깨기 시작했다.

결국 네덜란드는 후반 8분 프리킥 세트피스에서 브라질의 자책골 덕에 동점을 만들었다. 스네이더르(26. 인테르밀란)의 깊은 크로스가 멜루의 머리에 맞고 골네트를 가른 것.

동점골을 허용해 다급해진 브라질은 공격에 힘을 실었다. 이는 자연스레 수비에서 허점을 드러내며 역습을 초래했다. 그리고 역전까지 허용했다.

네덜란드는 후반 23분 얻은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로번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디르크 카윗(30. 리버풀)이 머리로 살짝 건드렸고 스네이더르가 다시 방향을 틀어 골망을 흔들었다.

설상가상으로 브라질은 5분 뒤, 멜루가 로번을 발로 밟는 비신사적인 행동으로 퇴장까지 당해 최대 위기를 맞았다.

브라질은 특유의 개인기를 살려 경기를 풀어갔지만 수적 열세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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