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2연패일까, 새로운 왕자의 탄생일까?' 프로축구 2010 K-리그가 오는 27일부터 12월 5일까지 약 9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지난 해와 같은 15개 팀이 30라운드 풀리그를 치르는 K-리그는 정규리그에서 팀당 28경기, 총 210경기를 치른 뒤, 1~6위가 참가하는 챔피언십을 통해 우승팀을 가린다.

올 시즌은 2010 남아공월드컵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등 각종 국제대회가 이어지며 빡빡한 일정 속에 진행된다.

지난 해보다 1주일 빨리 막을 여는 이유도 숨 돌릴 틈이 없는 일정 탓이다.

전문가들의 관심은 '디펜딩챔피언' 전북현대가 과연 올 시즌 왕좌를 지켜낼 수 있을 지, 전력을 보강한 전통의 강호들이 명성을 재확인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2009시즌 우승팀 전북은 올 시즌을 앞두고 기존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하며 보강에 박차를 가했다.

K-리그뿐만 아니라 챔피언스리그, 리그컵, FA컵 등 각종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전북은 올 시즌을 앞두고 2008베이징올림픽 대표 출신 윙어 김승용(25)을 비롯해 심우연(24), 강승조(24)를 영입했다.

크로아티아리그 득점왕 출신 로브렉(31)과 중국 국가대표 수비수 펑샤오팅(25)까지 가세, 모든 포지션에 대한 보강을 마쳤다.

최강희 전북 감독(51)은 지난 18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우승 후 주변의 기대가 커졌다"며 부담감을 드러내면서도 "기존 전력을 유지하면서 부족했던 부분을 많이 보완했다. 많은 준비를 했다"며 수성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23일 페르시푸라(인도네시아)와의 챔피언스리그 본선 1차전에서 2군을 기용하고도 4-1 대승을 거두며 막강화력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 남아공월드컵 본선 승선이 유력한 주포 이동국(31)의 장기공백이 불가피하고, 각종 대회에 나서며 어떻게 균형을 맞출지가 리그 2연패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전북의 아성에 도전하는 팀은 FC서울과 수원삼성, 울산현대, 성남일화가 꼽히고 있다.

최근 수년간 과감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정상 문턱을 넘지 못했던 서울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세뇰 귀네슈 감독 체제를 마감하고 포르투갈 출신의 넬로 빙가다 감독에게 지휘봉을 넘겼다.

이후 서울은 현영민(31), 하대성(25), 이현승(23), 최효진(26)에 포르투갈 청소년대표 출신 미드필더 에스테베즈(31)를 영입, '패기'에서 '관록'으로 팀 컬러에 변화를 줬다.

전문가들은 핵심전력을 유지하면서 그동안 부족함으로 지적됐던 경험까지 채운 서울을 전북의 대항마로 꼽고 있다.

그러나 빙가다 감독 체제 안에서 다진 전술과 팀 조직력이 시즌 초반부터 원활히 돌아갈 수 있을지가 우려되는 부분이다.

2008년 리그 우승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0위라는 최악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한 수원의 올 시즌은 '와신상담(臥薪嘗膽)'이라는 한 마디로 압축된다.

차범근 수원 감독(57)은 시즌 종료 직후 직접 브라질로 건너가 호세 모따(31), 헤이날도(31), 주닝요(27) 등 외국인 3인방을 영입해 올 정도로 재기에 대한 열의를 보였다.

또한 국가대표 수비수 강민수(23)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위건 애슬레틱에서 뛰던 미드필더 조원희(27)를 불러들이며 지난해 주력 선수들의 공백으로 무너졌던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노력을 펼쳤다.

수원은 24일 감바 오사카(일본)와의 챔피언스리그 1차전에서 완성되지 않은 모습으로 우려감을 높였지만, 조직력이 완성되는 시즌 중반부터 힘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호곤 감독(59) 체제에서 전력을 다진 울산과 지난해 챔피언결정전에서 전북과 명승부를 펼쳤던 성남 역시 상위권 진입 내지 정규리그 우승이 기대되는 팀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아시아 정상에 올랐던 포항스틸러스는 브라질 출신의 레모스 감독(56) 체제로 새 시즌 성공을 다짐하고 있지만,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호주)와의 챔피언스리그 1차전에서 보듯이 아직 전력이 100% 완성되지 못한 모습이다.

포항과 함께 중위권을 형성할 팀으로는 지난 해 6강에 올랐던 전남드래곤즈, 인천유나이티드와 막판 고비를 아쉽게 넘지 못한 경남FC, 올 시즌 박경훈 감독(49) 체제로 새롭게 출발하는 제주유나이티드, 왕선재 감독(51)의 지휘하에 조직력을 높인 대전시티즌이 꼽힌다.

지난해 하위권을 형성했던 광주상무와 부산아이파크, 강원FC, 대구FC 등 네 팀은 올해도 험난한 파도를 넘어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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