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직 128명을 123명으로 기재한 것 따지며 ‘윽박’
대전시 “대당원가방식이기 때문에 숫자의 의미 없다”

김재경 위원장. @지난 사진자료


김재경 시내버스 준공영제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달 31일 열린 제6차 조사위 청문회에서 “집행부가 허위보고를 했다”며 강하게 질책하고 나섰다.

김재경 위원장은 우선 차준일 교통국장에게 “업체 측의 시각은 시의 일방적인 시내버스 대당원가방식 추진으로 버스파업을 조장했다고 보고 있다”고 지적한 뒤 “시에서는 버스회사가 쓰는 대로 돈을 준 건가? 아니면 주는 대로 쓴 것인가?”라며 재정지원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캐물었다.

차준일 교통국장은 “협약대로 집행했다”고 짧게 답했다.

김 위원장은 “7일간 시에서 감사한 자료 결과를 보니까 그동안 일제점검을 하지 않았던 것을 인정하면서 이번에 도출된 제도적 문제들이 모두 34조의 사후위반이라고 써냈는데 버스운송사업조합 측의 잘못으로 이뤄진 것이냐”며 “33조 1항부터 12항까지 대전광역시 업무가 명시돼 있음에도 왜 의무이행을 하지 않았느냐”고 윽박질렀다.

차 국장은 이에 “모든 잘못을 (버스운송사업조합 측이)했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관리 감독을 안 한 것이 아니고 미흡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경 위원장은 집행부의 이 같은 답변에 “자료를 보면 운송원가 집행사항과 부채현황, 임금지급현황 등 16가지 분야를 관리, 감독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안했다”며 “노조와 사 측에 책임을 떠넘기는 자체가 시의 성의가 없다고 본다”고 강도 높게 질책했다.

차 국장은 “떠미는 것이 아니다. 같이 통감할 수 있는 부분만 지적해달라”며 “다 같이 공감대형성해야지 한 쪽으로 몰고 가면 어떻게 하느냐”고 꼬집었다.

김재경 위원장은 이어 시에서 특위에 허위자료를 제출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시에서 제출한 자료 6페이지에는 13개 버스조합에 근무하는 정비직 직원이 123명이라고 돼 있는데 이 숫자의 근거는 어디서 나온 것이냐”며 “임금대장에는 128명이라고 나와 있다. 대당원가방식으로 지급되는 정비직은 7.5:1로 계산하는 것이 맞는데 대전시 버스 965대를 7.5로 나누면 128.66명이 아니냐”고 따졌다.

그는 이어 “왜 123명이라고 허위보고 하느냐. 128명6.666명이 나갔는데 5명 돈이 어디갔냐”면서 “기사들은 급여 지급된 사람 명단이 다 있는데 정비직 123명은 가짜로 올려놓고 하는 것 아니냐. 숫자가 의미 없다고 하지 말라”며 집행부가 허위증언을 하고 있다고 윽박질렀다.

차준일 교통국장과 한선희 대중교통과장은 이에 “정비직은 대당원가방식”이라며 “숫자는 의미가 없다. 대당원가로 주면 몇 명을 고용해 쓰던지 회사의 몫”이라고 반박했다.

오후4시 59분 특위의 조사가 10분 간 중지된 상황에서 한선희 대중교통과장은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회사별로 관리직은 표준정원제가 정해져 있으나 정비직은 표준정원제가 정해져있지 않다”며 “버스 1대당 얼마 정도주면 정비직을 몇 명을 쓰던 상관없다”고 말했다.

김재경 위원장은 정확하지 않은 숫자의 표기를 두고 집행부의 ‘허위자료 제출’이라고 추궁했고, 집행부는 ‘의미 없는 숫자’라고 반박하고 나선 것에 대해 서로 다른 시각차가 존재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김 위원장이 별 것도 아닌 것에 심각한 모습을 보이며 윽박지른 것은 심했다고 말하는 반면 정확히 조사하지도 않은 채 근거 없는 숫자를 표기해 논쟁을 불러일으킨 집행부의 성의가 부족했다는 목소리도 공존하고 있다.

한편, 준공영제 특위의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갖가지 의혹들이 제기되며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지만 특위 소속 의원들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 ‘특위 무용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지난 달 29일 4차 조사위부터 청문회 성격으로 증인출석을 신청한 특위에서는 그 동안에 몇몇 의원들이 같은 질문을 되풀이했고 의혹이 불거지기 전에 조사중지를 선포하거나 증인의 말을 자르며 공격해 형국이어서 노-사-정 당사자들 뿐 아니라 지켜보는 사람들까지도 지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앞으로 두 차례의 조사 진행을 남겨놓고 특위가 지금까지 보인 모습보다 얼마나 더욱 철저하고 치밀한 청문회를 이뤄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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