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자원봉사협의회, ´사랑의 밑반찬´ 전달

동구 자원봉사협의회 회원들이 ´사랑의 밑반찬´을 준비하고 있다.

“할머니, 여기 열무김치, 돼지고기 볶음, 파래김무침 등 밑반찬 좀 담았으니까 식사 꼬박 꼬박 챙겨 드세요.”

동구 자원봉사협의회원들은 따뜻한 말과 함께 밑반찬이 담긴 통을 앞이 잘 보이지 않고 거동이 불편한 안모 할머니(80세, 판암 2동 거주, 시각장애 1급)에게 건넨다. 이어 걸레를 들고 방과 거실 등 곳곳을 청소하는가 하면 부엌에 밀린 설거지를 말끔히 끝낸다.

대전 동구 자원봉사협의회에서는 15일 회원 100명이 참석한 가운데 판암 1동 주민센터에서 사랑의 밑반찬 나누기 행사를 개최했다. 2002년도부터 시작한 이 행사는 이번이 횟수로 128회째다.

이날 행사를 위해 회원들은 구 보조금과 자원봉사협의회 기금을 이용해 중앙시장에서 회원들이 손수 장을 봐 온 열무김치 등 식재료를 살뜰히 다듬었다. 이어 회원들은 내 가족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이를 맛있게 조리해 배달용 플라스틱 반찬통에 정성껏 담았다.

다음은 밑반찬 배달 차례. 회원 거주지 별로 16개의 조를 나누어 동 주민센터에서 추천한 중증장애인 세대 등 122명의 집을 일일이 방문해 반찬통을 전달하고 어려움을 살폈다.

특히 제29회 장애인의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어서 이날 행사는 더욱 의미기 있었다. 봉사회에서 펼치는 사랑의 밑반찬 서비스는 주로 중증 장애인과 독거노인 등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랑의 밑반찬 수혜대상자 중에 장애인 세대수는 25세대. 전체적으로 20.5%의 비율이다. 여기에 대부분의 독거노인들이 거동 불편자임을 감안한다면 그 수는 96세대(78.7%)로 늘어난다.

집에서 식사를 위해 반찬을 만드는 일이 커다란 곤혹 중 하나라는 게 이들의 말이다. 몸이 불편하고 대부분 혼자 살기 때문에 반찬을 요리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들이 밑반찬 서비스의 실수요자일 수 밖에 없는 이유임과 동시에 봉사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랑의 밑반찬 행사가 더욱 빛을 발하는 까닭이다.

잘 보이지 않는 눈과 함께 홀로 늙어가고 있는 자신이 갈수록 처량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는 안씨는 “자원봉사 회원들이 사랑의 밑반찬을 전해 올 때 그 어떤 것보다 더 밝고 따뜻한 세상을 체감하게 된다 ” 며 자원봉사 회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황의옥 회장은 “2002년도부터 시작한 이 행사는 햇수로 8년째, 수혜자만도 1만 4천여 명에 달하는 등 지역의 대표적 복지사업으로 정착했다” 며 “조리가 어려운 장애인 등이 반찬 때문에 식사를 거르는 일이 없도록 서비스에 최선을 다 하겠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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