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함께하는 우리말 편지

안녕하세요.

어제 편지에서
겉으로 똑똑해 보이지도 않고, 실제로 일을 딱 부러지게 잘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실제로 똑똑한 것도 아니고...
그런 사람을 이르는 낱말은 없나요? ^^*
라고 했는데요.

농촌진흥청 식당 영양사 선생님이 그 답을 알려주시네요.
'맹물'이라고...^^*

근데, 이 말이 진짜 맞습니다.
사전에서 맹물을 뒤져보면
"하는 짓이 야무지지 못하고 싱거운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 나와 있습니다.
이명숙 선생님! 저 맹물 맞습니다. ^^*

어젯밤 1시 25분에 KBS 텔레비전에서 '뱃속에 든 쌍둥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뱃속'은 마음을 속되게 이르는 말입니다.
창자가 들어 있는 배의 속은 '배 속'입니다.

오늘 이야기 시작하죠.

어제 오후에 서울 출장 갔다 되돌아오는 길에 MBC라디오를 들었는데,
엉터리 말이 좀 들리네요.

5시 40분, 사회자와 출연자가 '늙은호박'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늙어서 겉이 굳고 씨가 잘 여문 호박."은 '청둥호박'입니다.
이런 멋진 낱말을 두고 '늙은호박'이라뇨...

배추 담그는 방법을 이야기하면서 청취자와 연결했는데,
한 청취자가 "다마가 작은 귤"이라고 했습니다.(5시 44분)
그러면 사회자가 바로 "아, 알이 작은(또는 크기가 작은) 귤이요?"라고 받아줬어야 합니다.
다마라뇨..

곧이어, 다른 청취자는 '엑기스'라고도 했습니다.
그럼 바로 '진액'이라고 바로잡아 줬어야 합니다.

누군가 '저희나라는 어쩌고 저쩌고'하면
그 말을 받아서 '우리나라는 어쩌고 저쩌고한다는 말이죠?'라고 청취자 기분 상하지 않게 바로잡아주는 게 사회자의 할 일이라고 봅니다.

아침부터 옆에서 건드는 인간들이 많네요.
오늘도 만만찮은 전투가 될 것 같습니다. 세상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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