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대전 전통 나래관서 학술 세미나…문화재 훼손 최소화·경제적 이득 판단 따라

이달 25일 밤부터 이튿 날 새벽까지 이전할 철도 보급 창고의 내부 보수 공사 장면. 트레일러를 사용한 문화재 이전은 국내 최초 사례다.
이달 25일 밤부터 이튿 날 새벽까지 이전할 철도 보급 창고의 내부 보수 공사 장면. 트레일러를 사용한 문화재 이전은 국내 최초 사례다.

[시티저널=허송빈 기자] 이달 말 예정돼 있는 국가 등록 문화재 '철도청 대전 지역 사무소 재무과 보급 창고', 일명 대전역 보급 창고가 대전 신안 2 역사 공원 이전을 앞두고 있다.

이를 위해 대전시는 이달 20일 대전 전통 나래관에서 대전역 철도 보급 창고 학술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번 세미나는 대전역 보급 창고 이전의 기술적 검토와 지금까지 금기했던 건축 문화 유산 이전이 하나의 새로운 보존 방식으로 될 수 있을지 살펴보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대전역 동광장에 있는 철도 보급 창고는 2005년 문화재 등록 이후 주변 환경의 많은 변화를 겪었다.

등록 당시 함께 있었던 여러 창고 건물들을 철거했고, 주변이 모두 주차장으로 바뀌면서 섬처럼 남겨졌다.

2016년 대전역세권 동 광장길 조성 사업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이전 논의를 시작했다.

문화 유산인 만큼 존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했지만, 새로 들어설 대전역 환승 센터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분석과 함께 인근에 철도를 테마로 한 신안 2 역사 공원 조성이 가시화되며 이전론에 힘이 실렸다.

이후 이전 방식을 두고 복잡한 논의가 오갔다.

숙의 끝에 시는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해오던 해체 후 이전 복원이 아닌, 건축물을 들어 그대로 옮기는 전체 이동 기술 공법을 택했다.

문화재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해체에 따른 부재 교체와 보존 처리, 보관 비용 등을 모두 고려할 때 경제적으로도 전체 이동 기술 공법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시 도시정비과와 문화유산과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철도 보급 창고 이전은 전국적으로 흔치 않은 일이다.

특히 트레일러를 사용한 문화재 이전은 국내 최초 사례다.

현재 대전역 보급 창고는 이전을 위한 보수 보강 작업을 거의 마쳤고, 옮겨갈 공원 부지 내 기초 작업 역시 완료했다.

이동 동선 내 장애물의 조치와 최종 디지털 시뮬레이션만 끝내면, 보급 창고는 GPS로 자동 수평을 잡아주는 모듈 트레일러 12대에 실려 약 600m를 이동해 새로운 자리에 안착 예정이다.

시에 따르면 이달 25일 밤부터 26일 새벽까지 대전 철도 보급 창고를 새 장소로 이전할 계획이다.

대전역 보급 창고 이전에 따른 교통 통제 등으로 불가피하게 심야 시간에 이전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대전역 보급 창고의 이동 시간은 약 20분 정도에 불과하지만, 새 자리에 앉히고 주변을 정리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모듈 트레일러로 대전 철도 보급 창고를 이전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완전 목조 구조로 건축했기 때문이다.

실제 대전역 보급 창고의 무게는 건물만 약 24톤, 이동 때 철골 보강 등을 포함한 무게는 약 45톤 정도다.

 

저작권자 © 시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