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보루 48개 산재…연구자 또는 소수 주민만 실체 파악

▲ 대전은 산성의 도시다. 지역 내에 48개의 산성과 보루가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사적 제355호 계족산성의 남문을 복원한 이후의 모습.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1. 그 많은 산성은 모두 어디에?

대전을 산성(山城)의 도시라 부르는 이들이 있다. 대전을 둘러싸고 삼국시대 이래로 조성된 산성과 보루(堡壘)(이하 산성) 등이 48개나 산재해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국가 지정 문화재로 사적 제355호인 계족산성이나, 대전시 기념물 제1호로 보문산 중심에 위치한 보문산성 정도만 널리 알려져 있을 뿐 이를 제외하면, 관련 분야의 연구자들이나 지역 문화 유산에 관심 있는 소수의 주민들만 그 실체를 파악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이 산성들은 모두 어디에 있는 것일까?

산성의 모습을 보기 어려운 데는 이유가 있다. 산성이라고 하는 것은 건립은 물론, 유지 관리에도 많은 노동력을 요구하는 시설물이다.

산 정상부 가까이의 경사지를 깎아내고 낮게는 2~3m에서 높게는 10m 가까이에 이르는 높이로 접착제 하나 없이 돌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 일은 민초들의 무수한 땀과 눈물 없이는 이뤄질 수 없는 일이었다.

이처럼 어렵게 쌓은 산성이 전쟁을 겪으면서 붕괴되는 것은 당연하고, 그 밖에도 장마철 폭우나 해빙기의 산사태 등의 자연 재해로도 무너지는 일이 다반사였다.

하물며 전략과 전술이 시대 상황 등에 달라져 쓸모가 없어진 산성이 천년여의 시간을 보낸 뒤에도 성벽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면 도리어 그것이 이상할 것이다.

붕괴된 성벽 위로 다시 붕괴된 흙이 덮이고, 또 그 위에 풀과 나무가 자랐을테니 말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막상 산성의 위치가 표기돼 있는 지도를 들고 산에 올라도 산성을 알아보기는 쉽지 않은 것이 당연한 지경이다.

어떻게 해야 시민에게 꼭꼭 숨겨진 산성의 속살을 드러내 보일 수 있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방법은 복원(復元)이다.(다음 주 기사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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