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전초, 엄마품처럼 포근한 돌봄교실 운영

▲ 서대전초가 운영하고 있는 엄마품처럼 포근한 '온종일엄마품돌봄교실'에서 아이들이 수업을 받고 있다.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갈길 잃은 아이들의 이정표가 되어 주고 갈곳 없는 아이들의 따듯한 둥지가 되어 주는 학교.

언제나 아이들이 즐겁게 공부하고 노는,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꿈 많은 학교.

엄마가 걱정없이 어린 아이를 맡기고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배려한 학교.

바로 66년 전통의 대전 서대전초등학교다.

대전 용두동에 위치한 서대전초등학교는 1945년에 개교, 현재까지 2만 4988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환갑이 훨씬 넘은 전통을 자랑한다.

학교는 오래된 역사를 증명하듯 '삐그덕 삐그덕'소리가 나는 옛 추억을 떠올리는 나무바닥 복도를 간직하면서도 운동장, 체육관, 탁구장 등의 시설은 몇 년전 새로 정비, 최신식을 겸비하고 있다.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이뤄져 최근 새로 생기는 학교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고풍이 느껴진다.

▲ 서대전초가 방과후학교 일환으로 학생 개인별 맞춤형 학습을 실시, 선생님이 1대1로 아이를 지도하고 있다.

특히 서대전초는 현대사회의 엄마들의 고충을 덜어주고자 새벽부터 밤까지 아이를 돌봐주는 '온종일엄마품돌봄교실'을 운영, 저소득층·맞벌이 가정을 돕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 학교는 전체 학생 560명 중 한부모가정이 24명, 차상위계층 10명, 국민기초생활수급대상자 9명 등을 차지할 정도로 학교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이 있다.

학교는 가정에서 적절한 돌봄을 받지 못 하는 아이들이 제대로된 멘토가 없어 건전한 가치관과 바른 인성형성을 하지 못하거나 갈곳이 없어 학원, 공부방 등을 전전하는 것을 막고자 '온종일엄마품돌봄교실'을 마련했다.

아이들은 오전, 오후, 저녁 돌봄으로 나뉘어 아침 6시 30분부터 밤 10시까지 학교에서 가정과 같은 돌봄을 받는다.

아침 일찍 출근을 해야 하는 학부모들은 아침에 아이를 학교에 맡기면 학교에서 아침 간식을 주고 엄마가 편히 출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늦게 퇴근 하는 부모들을 위해 밤 시간까지 저녁, 간식, 교과지도, 특기적성 교육 등을 제공하며 돌봐준다.

부모들이 걱정하는 안전문제에 대해서도 신경을 써 아이의 등.하교, 출석 상황 등을 문자로 알려주는 안심알리미 서비스를 무료 제공하고 돌봄교실 앞 출입문에 안전을 위해 인터폰, 시건장치, 방범창 등을 설치했다.

이와 함께 사전 동행 귀가키로 한 보호자에게만 아이를 인계, 대리자일 경우 보호자 연락 확인 후 귀가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 서대전초가 늦게 돌봄교실의 안전을 위해 설치한 인터폰.

이같은 노력으로 최근 실시한 돌봄교실 만족도 조사에서 학부모는 88%가, 학생은 86%가 만족한다고 답했고 이중 학부모 89%, 학생 91%는 계속 돌봄교실에 참여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학교는 온종일엄마품돌봄교실 뿐 아니라 일반 아이들을 위해 여유교실이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짜임새 있게 진행, 학부모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서대전초는 특기.적성프로그램으로 원어민 영어회화, 미술, 과학실험, 컴퓨터, 탁구, 수학, 한자부 등 13개 부서를 운영 중이다.

▲ 서대전초가 운영하는 탁구부.
가장 활성화 돼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탁구로 학교에서 전국대회를 실시할 수 있을 정도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탁구 바닥전용 매트가 깔여 있는 등 탁구하기 좋은 최적의 시설이 구비돼 있다.

선수도 9명이 활동, 매년 전국체전에서 1위 등을 차지할 정도로 실력이 출중하다.

학교는 이에 그치지 않고 학부모와 학생들이 추가로 원하는 바이올린, 통기타, 축구, 창의수학부, 독서논술부 등 5개 부설을 2012학년도에 신설, 운영할 예정이다.

이밖에 학교는 올초 봄 충남 논산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와 도시학교 친환경농업 실천사업 협력을 위한 자매결연을 맺고 학교 텃논에 전교생이 직접 모를 심었다.

학생들은 학교 중정원에 마련된 텃논에서 자신의 이름을 붙인 모를 심고, 방과후 시간이나 토요일 창의력 재량활동 시간 등에 우렁이를 함께 키우며 관찰, 가꿨다.
 
▲ 서대전초가 학교 정원에 심어 가꾼 벼가 자라 수확을 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가을 5개월동안 키운 누런 벼를 직접 베고 타작하는 수확체험을 실시, 비어있는 텃논에는 현재 보리와 밀을 심어 서대전초 아이들처럼 깨끗하고 파란 새싹이 돗아 나길 기다리고 있다.

서대전초 박광규 교장은 "엄마품온종일교실을 처음 운영할 때는 희망자가 1~2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14명이 이용할 정도로 호응이 좋다"며 "학교가 오래돼 여유교실이 없지만 선생님들의 협조와 최대한 공간을 이용, 아이들이 보다 좋은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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