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터기 안켜고 부르는 게 값… 시 관계부서 나몰라라

▲ 운행중인 택시 안에서 켜지지도 않은 미터기
[ 시티저널 이동우 기자 ] “아저씨 미터기 안켜요?”, “여기는 다 그래요 세삼스럽게”

면회를 위해 논산을 찾은 김모씨는 연무대 버스 터미널에서 불과 1.5킬로 떨어진 부대에 근무하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부대로 가는 시간 내내 불편한 심정을 감출수가 없었다.

초행길 기본요금이면 충분히 갈수 있는 3분 거리에 택시 요금을 3000원이나 지불해야 한것도 불쾌했지만 미터기 마저 켜지 않고 운행하는 기사들이 아무런 문제의식도 없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대표 군사도시인 논산시 연무대에서 운행되는 일부 택시 기사들이 면회객과 군인들을 상대로 미터기도 사용하지 않은 채 불법 운행을 하고 있지만 이를 단속해야 할 행정 기관은 현황 파악도 외면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논산 연무대의 일부 택시 기사들이 휴가를 가고오는 장병이나 외지인들에게 미터기 요금을 무시한 채 기본요금 구간을 자신들이 담합한 3000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택시 불법 영업은 이미 오래된 관행처럼 굳어져 있다는 것이다.

한 택시 기사는 “여기는 원래 기사들끼리 이렇게 애기가 돼 있다”며 “관련 규정을 교육 받은 적도 없고 이렇게 하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등 기사들 사이에서는 택시미터기를 사용하지 않은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님을 확인시켜 줬다.

여기에 불법 영업을 단속해야 할 논산시는 “민원이 들어오면 행정처리 교육을 하겠지만 올해에는 접수된 민원이 한건으로 이 역시 자료는 찾아봐야 한다”고 말하는 등 무책임으로 일관하며 불법을 키우고 있다.

일부 얌체 택시 운전사들과 논산시가 불법을 눈감고 있는 가운데 연무대를 찾는 외부인들이 느끼는 연무대에 대한 인식은 곱지 않다.

휴가 복귀중이던 A일병은 “택시타고 3-4분 거리인데 요금 3000원은 말이 안된다”라며 “나라 지키러 온 군인에게 이렇게 해도 되느냐”라고 분개했다.

자녀의 면회를 위해 경기도에서 논산을 찾은 B모씨 역시 “자식을 만나는 일이 아니라면 다시는 찾고 싶지 않은 곳이 논산이다”며 “요즘 세상에 미터기도 켜지 않고 운행하는 택시가 있다는 것도 생소하지만 이런 상황을 알고도 단속하지 않는 논산시는 더욱 이해가 안된다”고 혀를 찼다.

그는 “이런데 누가 논산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겠느냐”며 “지역 이미지 향상은 큰 것이 아니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논산시는 13년만에 신병 훈련소 면회 제도 부활로 지역 경제 활성화를 기대했지만 훈련병들의 외출 금지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국방부를 상대로 신병들의 외출, 외박을 허가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방문객들의 불편은 외면하고 있어 겉 다르고 속다른 행정이란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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