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하지만 만만치 않아…시루봉서 대단원의 막

▲ 대전둘레산길 제12구간은 보문산 시루봉에서 그 끝을 맺는다. 이곳은 대전 둘레산길 모든 구간의 마지막이기도 하다. 또 1구간의 시작으로 둘레산길은 이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구비구비 돌고 돌아 다시 제자리로 찾아 온 대전둘레산길은 어쩌면 인생과 같을지도 모른다.

대전을 한 바퀴 도는 대전둘레산길 300리 길은 보문산 시루봉이 최종 종착역이며, 제12구간의 끝이기도 하다. 끝은 곧 시작이라는 격언을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이 구간을 지나면 다시 1구간이 나오게 된다.

이 구간의 정식 명칭은 '끝이 아닌 대전사랑'이며, '동물원 길'이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있기도 하다.

안영교에서 유동천 좌안으로 1Km를 걸어 쟁기봉에 오르는 것을 시작으로, 쟁기봉을 휘돌아 장안봉을 거쳐, 샛고개 차도로 내려서면 침산으로 오르는 능선이다.

침산 능선에서 유등천이 보이게 되면 여기부터는 뿌리공원이다. 뿌리공원 주변의 산과 유등천, 동물원을 돌아 보문산 정상인 시루봉으로 연결된다.

쟁기봉·장안봉, 침산을 돌아 뿌리공원으로 이어지는 발걸음이지만, 산행하기에는 만만치 않다. 대신 산행의 다양함을 즐길 수 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한다.

족보박물관과 성씨들의 유래를 알 수 있는 뿌리공원을 둘러보고 유등천을 횡단, 동물원 철책을 따라 국사봉으로 넘어가는 데 1시간 가량이 걸린다.

▲ 침산 능선에서 내려다 본 유등천의 모습은 전원 풍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특히 추수 무렵에는 대도시에서 보기 어려운 전원 풍경이 펼쳐진다.

국사봉에서 다시 동물원 철책을 따라 까치고개로 올라가면, 국방과학연구소 철책을 따라 가야 하는 제7구간의 답답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국사봉을 거쳐 동물원 울타리 옆으로 숲길 따라 까치고개를 오르면 가끔 동물원에서 들려오는 맹수의 포효 소리도 들을 수 있다.

보문산 서쪽 능선 시루봉에 오르면 제12구간은 드디어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시루봉에 서면 그동안 지나온 산들로 둘러싸인 대전 시내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 돈다.

한 달에 1구간씩 1년이란 시간을 투자하면, 12개 구간으로 이뤄진 대전둘레산길 전 구간을 돌아 볼 수 있다. 이 산행을 종주하게 되면 대전이 새롭게 느껴지는 감동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12구간 주변에는 유회당, 삼근정사, 산신당, 여경암, 국사봉유적, 사정성 등 문화재가 산재해 있다.

또 동물원·꽃동산·놀이공원이 있는 대전 오월드가 자리 잡고 있는 덕분에 12개 구간 중 가장 많은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있다는 장점이 있기도 하다.

▲ 뿌리공원에는 십이지신상을 석상으로 만들어 그 유래를 알 수 있게 했다. 이곳을 지나치면 대전 오월드다.

출발점인 유등천 안영교 앞까지는 34·313·316·513번 시내버스를 이용해 오면 된다. 또 도착점인 한밭도서관에서는 618·317·311번 시내버스를 이용해 돌아가면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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