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피드스케이팅 금3, 은2 세계최고 우뚝!

▲ 플라워 세레모니현장에서 러시아의 이반 스코브레프(좌. 은메달)와 네덜란드 밥 데용(우. 동메달) 선수가 이승훈(금메달)을 번쩍들며 환호하고있다.
한국 빙상이 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고 있다. 한국이 빙상 선진국들을 제치고 올림픽에서 메달(금메달3, 은메달2)을 쓸어 담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올림픽 오발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10,000m 결승에서 이승훈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승훈 선수의 금메달은 국제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롱 트랙 전문 선수도 아닌 쇼트트랙에서 전향한 선수가 아시아인은 신체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장거리 부분에서 최고가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10,000m부문에 대한 국제경험이 1월 열린 2010아시아선수권 대회가 유일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승훈 선수는 지난 14일 5,000m 은메달(6분16초95)을 기록한데 이어 24일 아시아 선수로써는 불가능하다는 최장거리(10,000m)부문에서 올림픽 최고기록(12분 58초 55)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결승경기에서 이승훈은 5조(총 8조)에 속해있었다. 당당한 모습을 한 이승훈은 은메달 리스트답게 10,000m에도 힘찬 질주를 시작했다.

5조 아르옌 반 더 키프트(네덜란드. 9위 13분33초37)는 메달리스트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이승훈은 일찌감치 그를 밀어내고 홀로 독주를 이어갔다. 그는 1조~4조 선수들이 기록한 400m 렙타임 평균을 1초 이상씩 앞당기며 압도적인 모습으로 경기를 진행했다.

초반 힘차게 스케이트를 지치고 나간 이승훈은 후반 독주에 힘이 떨어질 법도 했지만, 그는 패기와 열정으로 내달렸다. 오히려 속력을 더욱 높혀 아르옌 반 더 키프트의 꽁무니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덕분에 그는 2바퀴를 남긴 상황에서 아르옌 반 더 키프트 선수를 한 바퀴 추월하며 앞서 들어오는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칠 수 있었다.

경기장을 꽉 메운 네덜란드 관중들은 자국 대표선수를 압도적으로 제압하는 한국의 이승훈을 바라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후 이승훈은 10000m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하고 긴장된 마음으로 남은 조의 경기를 지켜봤다.

5000m 금메달 리스트이자 10000m 세계기록(12분41초69)을 보유한 스벤 크라머(네덜란드. 실격)의 차례가 돌아오는 8조의 순서가 찾아왔다.

장거리 부분에서 세계 최고의 기량을 뽐내는 스벤 크라머는 초반부터 같은 조의 이반 스코브레프(러시아. 은메달. 13분02초07)을 압도하며 월등한 레이스를 펼쳤다. 그는 이승훈의 기록을 4초 이상 앞당긴 채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다.


이로써 스벤 크라머가 5,000m에 이어 2관왕을 차지하는 듯했으나, 문제가 발생했다. 심판진들이 스벤 크레머에게 실격을 선언한 것이다. 총 25바퀴를 도는 경기에서 후반에 접어든 17번째 바퀴째에서 레인을 바꾸지 않고 인코스를 두 번 타는 어이없는 상황을 연출했기 때문이다.

이승훈의 기록에 2초 이상 앞서던 그의 기록은 8바퀴를 남긴 상황에서 악몽이 되고 말았다.

덕분에 이승훈은 올림픽 기록을 유지한 채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되었고, 성실한 주행을 한 러시아의 이반 스코브레프는 행운의 은메달(13분02초07)을 가져 갈 수 있었다. 동메달은 13분06초73초를 기록한 네덜란드 밥 데용에게 돌아갔다.

이승훈을 비롯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의 엄청난 활약으로 평소 쇼트트랙과 한국의 동계올림픽 순위를 폄하해온 세계의 시선을 한 방에 날려 보냈다.

한편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올림픽 신화는 27일 열릴 단체추발 경기를 끝으로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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