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훈 "한국 신기록을 향해"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장거리 기대주 이승훈(21. 한체대)이 첫 번째 올림픽 무대에 당찬 도전장을 던진다.

이승훈은 이번 밴쿠버겨울올림픽에서 사상 최고의 성적을 노리는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첫 주자다. 그는 14일(한국시간) 오전 자신의 주종목인 남자 5000m 경기에 출전한다.

이승훈은 원래 쇼트트랙 대표 선수였다. 하지만 지난 해 4월 올림픽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한 뒤 7월부터 스피드스케이트로 종목을 전향했고,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승훈은 대표팀에 선발되자마자 한국기록을 무려 3차례나 경신했다. 본격적으로 스피드스케이팅을 시작한 지 이제 반 년 정도가 흘렀지만 아시아에서는 이미 적수가 없다.

이승훈은 지난해 11월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 5000m에서 6분25초03으로 골인, 한국기록(6분28초49)을 4년 만에 깨뜨린 뒤 이후 4차대회와 5차대회에서도 연거푸 신기록을 작성하며 자신의 기록을 6분14초67까지 단축했다.

아시아선수로는 최초로 월드컵에서 3개 대회 연속 '톱10'을 달성한 이승훈은 다가올 올림픽에서도 충분히 상위권 진입을 노려볼 수 있다. 만약, 당일 컨디션이 좋다면 충분히 메달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관규 대표팀 코치 역시 "최근 다른 나라 코치들로부터 이승훈이 '어떤 선수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면서 "이번 올림픽에서 이승훈에게 기대를 걸어도 좋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2009~2010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강력한 금메달 후보인 스벤 크라머(24. 네덜란드)의 시즌 베스트 기록인 6분11초11에 3초56차로 다가섰다.

지난 토리노대회 2관왕인 엔리코 파브리스(29. 이탈리아)가 갖고 있는 올 시즌 베스트기록(6분06초06)과의 격차는 아직 크다. 하지만 이승훈은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종목은 동계스포츠에서 동양인들이 유독 힘을 쓰지 못한 종목 가운데 하나지만 이승훈이 도전장을 던졌다.

'동양인 체형으로는 세계 정상을 넘보기 어렵다'는 속설을 깨고,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 지 관심있게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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