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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티노플 사람들의 커피사랑과 고급문화가 된 커피
2019년 01월 02일  10:31:09 박소영 한국커피문화협회 사무처장 news@gocj.net
   
 

[ 박소영 한국커피문화협회 사무처장 ] 우리가 ‘터키’라는 국가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터키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물로 손꼽히는 이스탄불의 블루 모스크(Blue Mosque)나 비잔티움 예술의 대표적인 건축물로 불리는 성 소피아 성당일 것이다. 이들 관광지를 떠올리면 아주 웅장하고 화려하며 고풍스러운 이미지가 떠오르게 된다. 이처럼 터키하면 고급스러운 느낌을 갖게 되는데, 커피도 터키로 들어오게 되면서 고급문화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한다.

처음에 커피가 이집트에서 콘스탄티노플로 전해진 시기는 1517년 셀렘 1세가 이집트를 정복하고 난 후로 알려져 있다. 처음에 커피가 콘스탄티노플로 전해졌을 때 사람들은 커피를 잘 몰랐다고 한다. 그러다가 1554년에 안락한 가구와 근사한 인테리어로 꾸민 커피하우스가 생기자 사람들은 점차 커피하우스에 모여 사교활동을 하고 여러 가지 주제로 토론활동을 하면서 커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당시 사람들은 커피하우스를 ‘카베 카네스 디버소리아’라고 불렀다.

이렇게 커피하우스가 하나 둘 생겨나게 되자 커피하우스의 인기는 나날이 늘어나게 되고 커피하우스들은 점점 더 고급화되기에 이르렀다. 커피하우스 운영자들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 최고급으로 장식을 하고 아주 비싼 카페트를 깔고 고급스러운 커피용품들을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이로써 커피하우스는 기존에 커피하우스를 이용하던 상인이나 여행객들이 이용하는 공간과, 상류층들이 사교 공간으로서 즐기는 고급화된 커피 문화공간으로 다양화되어 갔다.

프랑스의 동양학자 갈랑 앙투완느(Galland Antoine : 1646~1715)가 적어놓은 당시 콘스탄티노플 사람들의 커피 소비를 자세하게 기록한 재미있는 사례들이 있다. 그가 콘스탄티노플에 도착했을 당시 커피는 상류층, 시민, 걸인, 외국인 등 누구나 마시는 음료였고, 한 사람이 하루에 마시는 커피의 양은 보통 12잔이었다고 한다. 또한 상대방이 커피를 권했을 때 거절하는 사람은 문화에 뒤떨어진 사람으로 취급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보통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길거리에서 걸인들이 구걸을 할 때 술을 사 마실 수 있는 돈을 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당시 콘스탄티노플의 걸인들은 커피를 사 마실 돈을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각 가정에서도 커피를 마시는 것은 당연시 되었으며, 손님이 오면 기본적으로 커피를 내어주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또 가정에서 커피를 구입하는데 드는 비용이 프랑스 가정에서 와인을 구입하는 비용과 비슷한 규모라고 비교하기도 하였다. 또 당시에는 남성이 여성에게 커피를 사주는 것을 거부하거나 지속적으로 제공해주지 못하면 그 자체만으로도 이혼의 사유가 성립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결혼 전에 신랑이 될 남성은 아내가 될 여성에게 평생 동안 커피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해야만 했다고 한다.

이처럼 커피는 터키의 콘스탄티노플로 전파되면서 국가나 사회 계층, 성별을 막론하고 누구나 마시는 보편적인 음료로 사랑 받았으며, 당시 국민들이 커피를 구입하는데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남편이 아내들의 커피 사랑을 결코 막을 수 없음을 알려주는 재미있는 사례도 있었다. 이렇게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콘스탄티노플 사람들의 커피 사랑을 살펴볼 수 있다. 이와 같은 터키인들의 커피 사랑은 세계 최초로 커피 추출 기구를 발명하는 것으로 이어지게 된다. 바로 터키에서 발명한 커피 추출기구인 ‘이브릭(Ibrik) 또는 체즈베(Cezve)’라는 기구이다.

이브릭(체즈베)를 통해 추출한 터키식 커피(Turkish Coffee)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추출방법이며, 드립문화가 발달하기 전까지 전 세계 커피애호가들에게 사랑받는 추출방법이었다. 터키식 커피는 긴 손잡이가 달린 이브릭(체즈베)에 물을 먼저 넣고 끓인 다음 미세하게 갈은 원두가루를 넣고 물을 보충하여 약을 달이듯이 약 10번 정도 반복하여 끓여내는 방식으로, 기호에 따라 정향이나 향신료, 혹은 설탕을 추가하여 마시기도 한다. 이렇게 끓여낸 커피의 맛은 아주 진한 풍미를 내고 입 안에 오랫동안 지속되는 강렬한 매력이 있다.

이렇듯 커피하우스의 고급화와 커피용품들의 발명을 통해 커피를 즐기는 문화는 사람들 사이에서 고급문화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터키의 고급 커피용품들은 이후에 프랑스 왕실에 커피 문화를 유행시키는 계기를 마련한 일등공신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일상에 지쳐 커피 한 잔이 간절할 때 터키산 커피 잔은 아니더라도 가장 아끼는 커피 잔에 터키식 방법으로 끓여낸 진하고 강렬한 커피 한 잔을 즐길 여유를 갖는다면 지금 이 순간이 왠지 고급스러워 보이고 더 소중해지는 행복한 시간을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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