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공연 등 다채롭게 준비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파란 가을 하늘과 울긋불긋한 단풍잎들로 물들어 가는 요즘, 감성을 촉촉히 적시는 문화행사가 곳곳에서 펼쳐져 눈길을 끈다.

먼저 가을 색을 입고 있는 계룡산에서는 단풍 구경과 함께 특별 전시를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계룡산인근에 위치한 계룡산자연산박물관에서는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아 최동열 작가 초대전 '히말라야산과 영산 계룡산'전이 특별 전시된다.

최 작가는 계룡산 자연사 박물관 경영재단인 청운문화재단 이강인 이사장과의 인연으로 이번 전시회를 열게 됐다.

최 작가는 미국 뉴욕 등에서 신 표현주의 계열의 화풍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여오며 유명작가 반열에 올라 있다.

또 25년여 전부터 히말라야 그림들에 대한 관심이 높았고, 히말라야 불교 벽화와 히말라야 인디언 벽화 등에 대한 공부를 해왔다.

▲ 대전시립무용단이 준비한 공연 '아총'의 한 장면.
그는 20여년 전에 우연히 가게 된 실크로드 여행에서 벽화를 보며 히말라야 매력에 빠지게 됐다고 한다.

이번 전시회는 3000m고지 이상의 히말라야 현지에서 직접 제작된 작품과 영감을 얻어 화폭에 담은 유화 2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오는 11월 30일까지 계룡산자연사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어 뭇 생명들이 여름날의 찬란함을 뒤로 하고 잎을 떨구는 가을과 어울리는 춤 무대도 펼쳐진다.

대전시립무용단은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대전시립무용단의 기획 공연 '아총'을 준비했다.

이 공연은 우리 삶과 죽음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춤의 무대로 대전 동구지역에 구전되고 있는 '애장(아기장터)' 설화를 소재로 창작한 무대다.

못다 피고 죽은 어린 생명을 통해 생성과 소멸, 빛과 그림자, 슬픔과 회복의 이야기를 한바탕 춤으로 풀어내고 있다.

빛은 반드시 그림자를 대동하고, 태어나는 이는 반드시 죽음을 품고 있다. 이는 우주를 통틀어 가장 보편적이고 강력한 섭리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섭리 아래에서 빚어지는 삶과 죽음의 역동, 그러한 역동이야말로 생명이 가진 가장 본질적인 움직임이라 할 수 있다.

공연은 무수한 생명들 간에 벌어지는 음과 양의 섭리를 보여주는 춤으로 막을 연다.

거대한 군무로 시작한 무대는 생명의 탄생을 춤추고 작고 따스한 생명 속에 들어 있는 빛! 그러나 그 빛의 밝기만큼이나 큰 그림자를 달고 태어난다.

그리고 어린 죽음, 어린 자식을 묻으러 아총(兒冢)으로 향하는 아비의 발걸음이 무거운 이유는 그가 그 죽음의 크기를 짊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무게'를 떠받들고 있기 때문이다.

일상 속에 파묻혀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삶과 죽음에 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지며, 춤을 통해 슬픔을 정화한 삶의 찬란함을 선사하는 무대다.

▲ 연극 투명인간 포스터.

쓸쓸한 사람들의 마음을 적셔줄 연극 공연도 무대에 오른다.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는 오는 24일부터 25일까지 기획공연 '투명인간'이 펼쳐진다.

투명인간은 한 가족의 아버지 생일날로 시작한다.

식구들은 아버지 생일에 깜짝 파티를 계획하고 케이크와 초를 준비하고 아버지를 기다린다.

그러다 장난삼아 아버지가 보이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자고 제안하고, 아버지가 집에 왔을 때 식구들은 아버지가 보이지 않는 것처럼 행동한다.

문제는 이 장난이 끝나지 않고 계속되자 아버지가 이를 진짜로 의심하기 시작하면서 현실과 가상에서 혼란스러워하며 숨겨져 있던 진심들이 나오면서 현실의 비극을 폭로하게 되는 과정을 그려냈다.

이 작품은 한국의 동시대 작가 손홍규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강량원 연출이 새로운 연극 언어로 각색, 연출했다.

공연 관계자는 "장난처럼 시작한 놀이에 깊이 빠져들어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경험을 한적이 있지 않냐"며 "마주하고 싶지 않은 진실과 마주치고 드러내고 싶지 않은 진실이 드러나는 작품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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