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연극이지만 새로운 것에서 오는 이질감은 거의 없다. 새로운 이야기를 접한다면 잘 이해되지 않은 지나간 부분에 대해 생각을 하거나 고민을 하게 될 수도 있지만 연극 ‘New배꼽’은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정신없이 웃고 박수치며 공연을 즐기다 보면 어느새 연극은 끝나있을 것이다.  관객을 연극 속으로 끌어들이는 힘은 바로 ‘패러디’에 있다.
 

1막 <홀리데이>

한때 ‘지강헌 사건’으로 사회적인 이슈가 된 영화‘홀리데이’의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대사는 익히 들어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New배꼽’에는 ‘홀리데이’의 줄거리 보다 영화의 대략적은 흐름만 알고 있다면 연극을 보는데 지장이 없다.

1막에서 수감자는 3명이 등장한다. 그러나 암전이 끝나고 처음 등장한 인물은 수감자가 아니다. 대신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 두 명의 인물 중 한 명인 ‘최민수’가 등장한다. ‘New배꼽’은 영화에서 ‘최민수’의 극중 이름인 ‘김안석’은 언급하지도 않는다.

큰 흥행을 거두지 못한 영화 내의 이름은 버리고 대중에게 친근한 이름인 ‘최민수’로 극 내내 출연한다.

다른 출연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수감자 3명 중 2명은 연극에서 코믹을 위해 만들어낸 재미난 캐릭터다. 캐릭터의 이름 역시 불리는 것만으로도 웃음을 유발할 수 있는 기발하고 웃긴 이름이다. 2명의 수감자가 웃음을 유발하고 나면 주인공 격인 ‘지강혁’이 나올 순서다. ‘지강혁’ 역시 영화에서의 심각하고 진지한 모습은 벗어던지고 모 개그프로그램에서 볼 법한 재밌는 캐릭터로 흡사 미국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의 한 장면처럼 탈출을 위해 지도를 몸에 그렸지만 관람등급을 생각해서 건전하게 옷에 지도를 그리는 듯 엉뚱하고 우스운 이야기를 풀어낸다

극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마지막 장면에서도 그들의 개그는 끝나지 않는다.
‘지강혁’이 인질을 붙잡고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명대사를 날리는 장면에서 인질인 여자가 뜬금없는 대사를 하며 관객들의 웃음을 유발한다.

2막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2막 역시 패러디가 주 내용을 이룬다. 하지만 1막과 달리 자칫 생소할 수도 있는 뮤지컬 원작 영화인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택해 신선함을 더했다.

신선함을 위해 친근함을 버릴 수 없는 ‘New배꼽’은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막이 바뀌는 중간에 등장하는 배우가 친절하게 줄거리를 관객에게 설명하는 방식으로 극을 변화한다.

뉴욕 갱단인 제트단과 샤크단 사이에서 벌어지는 싸움과 피어나는 사랑이야기를 다룬다는 대략적인 설명과 외국 이름이라 생소할 수도 있는 등장인물을 하나하나 소개한다. 등장인물의 특징도 설명하는 것은 배우의 친절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설명을 맡은 배우는 좀 더 친절함을 발휘하여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맞춤형 설명까지 잊지 않는다.

배우의 설명을 들은 관객들은 이전 막 보다 더 극에 몰입한다. 관객의 몰입에 부응하여 배우들은 더 익살스럽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연기한다.

패러디의 힘은 크다

‘New배꼽’의 전작인 ‘배꼽’ 역시 패러디‘극이다. 전작의 명성에 부합하듯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온 연극 ‘New배꼽’ 역시 개관 2개월 만에 전석 매진을 달성했다.

‘New배꼽’의 강점은 패러디한 작품의 줄거리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점이다. 1막 <홀리데이>는 죄수와 경찰관이라는 설정과 탈옥이라는 설정을, 2막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역시 전체적인 포맷과 주인공들을 빌려오지만 원작의 설정만을 빌려와 새로운 장르를 창조하고 더불어 관객의 웃음까지 만들어낸 ‘New배꼽’은 패러디라는 힘이 있는 한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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