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티저널 김종연 기자 ] 백제보의 공원에 내선일체를 찬양하는 친일파 시인 이광수의 시비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전통문화대학교에 근무하는 인턴학생 오은석씨의 민원제기로 알려졌다.

오씨는 “북포 옆에 있는 4대강 공원 산책을 하다가 이광수가 지은 '부여행' 이라는 시를 읽었다”며 “이 시의 목적이 1940년대 일본의 내선일체를 찬양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도, 마치 부여의 풍경과 일본에 전해준 백제의 문화를 대표하는 것처럼 전시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시의 마지막 단락에 ‘신궁 참도의 흙을/파서 날르 올 제/부소산 꾀꼬리 소리/울어 보내더라/손 들어 땀을 씻으며/귀 기울여 듣노라'는 대목은 일본이 부여에 신궁을 짓는 행동이, '그 문화(백제의 문화) 일본에 피어서 오늘 다시 보니라'로 표현되는 백제가 일본에 문화를 전달해줬던 것처럼, 이제는 일본이 조선을 지배하며 문화를 전달해준다는 상징으로써 언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궁을 지을 때 들리는 꾀꼬리 소리가 마치 신궁의 건설을 통해 상징되는 일본의 조선에 대한 정신적 지배를 반기듯이 표현되고 있는 점은 이광수가 순수한 의도로 부여의 풍경을 시로 그려낸 것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친일행위에 대한 교육적 목적으로 시비를 전시한 것이 아니라면 철거하거나 혹은 다른 곳으로 이전 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사전에 조사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친일이라는 부분을 미처 생각지 못했다”며 “통제구역이라서 차량통행이 금지돼 이달 또는 내달 중에 철거한 뒤, 교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시비는 백마강길 탐방로에 지난 2011년 12월에 2백여만 원을 들여서 설치한 것으로, 이번에 한 면을 갈아 다른 시로 교체할 경우 약 100만 원 가량의 예산이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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