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오영 (주)평택촌놈 대표
조마조마하던 시장이 와르르 무너져버린 한주였다. 필자의 조언을 참고했던 투자자라면 지금쯤 안도감에 기뻐할 것이고, 현금 비중이 많은 투자자라면 매수하고 싶은 욕심에 살까 말까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결론부터 전달하면, 코스피 우량주에 대한 적극적인 매수는 아직 반대한다. 꼭 매수하고 싶다면 아래에 언급할 조건을 만족했을 때 1박 2일 정도로만 대응하길 권한다.

지난주 화요일과 수요일 양일간 FOMC 회의가 열렸고, 벤 버냉키 의장이 모호한 발언을 하며 전 세계 시장이 혼란과 공황에 빠져버렸다. "Fed가 예상하는 대로 미국 경제가 진전을 보인다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올해 말 자산매입 속도를 늦추기 시작할 것", "내년 1분기에 약화된 양적완화 조치 유지, 내년 중반 자산매입 중단 가능". 표면적으로 살펴보면 양적완화는 지속할 것이고 경제가 호전된다면 점차 출구전략을 시행할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면을 살펴보면 버냉키 의장의 이번 발언이 가져올 후폭풍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올해 말이란 '시기'와, '자산매입 완화'라는 '방법'을 한꺼번에 언급한 게 그 이유인데 출구전략이 가까워졌다고 대놓고 힌트를 주면서 이 때문에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고 전 세계에 풀린 달러 회수에 대한 우려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 시장의 충격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글의 도입부에서 코스피 우량주 매수를 아직 할 시기가 아니라고 했는데, 그 이유는 첫째, 양적완화 출구전략의 영향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 둘째, 한국 시장을 선도하는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매도와 공매도의 지속, 마지막 세 번째, KODEX레버리지, KODEX인버스 등 지수연계 상품의 개인 수급이 그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3가지 조건이 개선되지 않는 한 우리 시장은 당분간 추세 하락 또는 지루한 박스권의 모습을 보일 것이다. 다음 주는 이렇게 대응해 보자. 코스피 지수가 1,800선을 지지하면 전기전자 업종 중에서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을 당일 또는 1박 2일로 대응하고 1,800선을 이탈하면 관망하자. 그리고 코스닥 개별 주를 즐겨 매매하는 투자자를 위해 조언하자면 다음 주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중국 관련 테마와 개성공단 관련 테마는 관심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시장이 단기간에 크게 하락하면서 허탈해하는 투자자가 많을 것이다. 지금은 어떤 조언을 해도 씁쓸할 것이다. 비록 지금 상황이 어렵고 힘들어도 투자자라면 그래도 매일 시장을 지켜 봐야한다. 삼성전자 외국인 수급, 선물 외국인 수급, 프로그램 매매동향 3가지는 매일 분석하고, ‘만약 지수가 지금 저점을 찍고 상승한다면 어떤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할지?’를 고민해 보자. 그래야 시장이 하락을 멈추고 상승하기 시작할 때 여유 있게 확률 높은 종목을 매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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