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제도 뛰어넘어 사회적 소외자에게 희망 심어준 공무원 화제

[ 시티저널 이동우 기자 ]“저는 위에서 시키는 일만 했을 뿐이에요” "제가 할수 있는 일이라 했을 뿐"

최근 논산시청 홈페이지에는 어려운 처지에 놓인 소녀 가장이 자신을 도와 준 두 공무원에게 감사의 글을 올린 것이 화제가 되고 있다. 

▲ 왼쪽부터) 논산시 주민생활지원과 이은정 계장과 장지혜 주무관

화제의 주인공은 논산시청 주민생활지원과에 근무하는 이은정 계장과 장지혜 주무관이다.

사연을 올린 윤 양의 불행한 이야기는 지난해 기록적으로 무덥던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등학교인 동생 윤군이 급성뇌출혈로 쓰러지면서 시작됐다.

여기에 아버지는 어머니와 이혼 후 홀로 지낸 지가 수년째 달랑거리는 수입도 수입이지만 변변히 아이의 병시중을 들어줄 사람도 없는 상태였다. 더욱이 아버지 역시 악화한 경기 탓에 그나마 드문드문 들어오던 날품도 끊긴 지 오래다.

이런 가정 형편에 윤군이 자리를 펴고 누우면서 집안은 삽시간에 한여름에도 냉기가 흘렀다.

화불단행(祿不單行)이란 말이 있듯 불행은 혼자 오지 않는다고 했다. 사연을 올린 윤 양 집안의 어려움은 단순히 동생의 병에만 그치지 않았다. 윤군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동부서주 하던 아버지마저 교통사고로 목등뼈가 골절되는 큰 부상으로 집안 전체가 말 그대로 나락으로 내몰렸다.

이런 윤 양의 사연이 주변이 알려지면서 동생인 윤군이 다니는 동성초등학교를 중심으로 모금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윤 양에 희망의 손길을 뻗은 것이 논산시청 이은정 계장과 이제 갓 공무원 밥을 먹기 시작한 장지혜 주무관이었다.

이 계장과 장 주무관은 윤 양과의 면담 후 논산시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각종 제도를 총동원했다. 그런데 시가 긴급의료비로 지원할 수 있던 금액은 불과 300여만 원 이는 뇌출혈 수술비로는 턱없이 부족한 돈이었다.

이들 둘은 이대로 팔짱만 끼고 바라볼 수만은 없었다. 두 공무원은 제도권 밖의 지원 사항을 찾기 시작했고 이런 이들의 눈에 들어온 것이 (주)이랜드에서 지원하는 위기 가정 인규베이팅 제도다

이들은 이랜드에서 500 만원 추가 지원을 받은 것은 물론 외부에 사연이 알려지는 것을 꺼리던 윤 양을 설득해 11월에는 KBS 사랑의 리퀘스트 출연 주선으로 200만 원을 추가 모금하는데 성공했다.

이 계장과 장 주무관의 노력은 윤군의 치료비 마련에만 그치지 않았다. 교통사고로 목등뼈 골절을 입은 윤군의 아버지 치료비를 위해 윤군과 마찬가지로 긴급의료비와 위기 가정 인규베이팅 의료비를 포함해 500만 원을 지원했다. 두 공무원의 노력으로 윤 양의 가정은 십시일반으로 모아진 총 1500만원의 적지 않은 도움으로 재활의 기회를 잡을수 있었다.

이 계장과 장 주무관의 노력은 윤 양에게는 위기의 극복을 넘어 그저 어둡기만 하던 미래를 설계하는 희망의 씨앗이 되어 넓지는 않지만 새집으로 이사를 했고 목등뼈골절로 수개월째 중환자실에 누워있던 아버지도 일반병동으로 옮겨 재활치료를 시작했다. 여기에 급성뇌출혈로 쓰러진 동생도 완전하지는 않지만 이제는 제법 정상적인 생활도 가능해졌다.

보통사람들에게는 하나도 어려운 일이 한꺼번에 두 개나 밀어닥친 상황에서 논산시청의 여리게만 보이는 두 공무원이 구원 투수가 되어준 덕분이다.

사연이 알려지자 주민생활지원과 이은정 계장은 “윤 양이 희망을 갖게 된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며 “모든 일은 장지혜 주무관이 마치 동생처럼 윤 양의 가족의 불행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모든 공을 장 주무관에게 돌렸다.

이런 이 계장의 칭찬에 장 주무관 역시 “공무원이 된지 채 1년이 되지 않았다”며 “모든 것은 이 계장님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고 말했다.

현재 사연을 올린 윤 양은 이 계장과 장지혜 주무관을 고모와 언니라 각각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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