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대전지부, 집에 있는 아내가 연수 대신 듣기까지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교원 직무 연수 실적 때문에 교사들이 정작 신경써야 하는 생활지도는 뒷전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17일 성명을 내고 대전시교육청이 시·도교육청 평가 순위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교원들에게 연수 실적을 강요해 정작 교사의 본분인 수업과 상담, 생활지도를 등한시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교조에 따르면 대전시교육청은 최근 2012년 시·도교육청 평가 결과 '우수교육청'으로 선정돼는 쾌거를 이뤘지만 내적으로는 실적만 강요하는 전시행정을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 2012 시·도교육청 평가지표 중 '교원 역량 강화' 부분이 차지하는 점수./제공=전교조

시·도교육청 평가 지표에 '교원역량강화'가 10%의 비중을 차지하고 이중 교원연수 활성화가 7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학교 현장을 쥐어짜 실적을 높이려고 한다고 전교조는 토로했다.

실제로 지난 12일 대전교육과학연구원 강당에서 열린 '2012 교원능력개발을 위한 학교로 찾아가는 맞춤형 연수'가 신청 학교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자 연수 전날 각 학교 교감들에게 내부 메일을 보내 담당자 뿐 아니라 연구부장도 모두 연수에 참석하라고 했다는 것.

이에 연구부장들이 공문에 근거하지 않고 느닷없이 호출당했으며 연수에서도 모 장학사가 '지난해 직무연수 평균 이수시간이 115시간이었다. 올해 29시간 밖에 안되니 2학기에 분발해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이야기를 했다고 전교조는 질타했다.

마치 교사를 다단계 상품 판촉원이나 보험설계사 정도로 인식하는 듯 연수 실적을 운운했다는 것이다.

전교조는 이같은 노력으로 이번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대전은 '교원연수 활성화' 분야에 우수 등급을 획득했는데 장학관이나 장학사들을 총동원해 학교 현장을 닦달하고 쥐어짠 결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교조는 "정작 연수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은 따로 있는데 왜 현장교사들에게 억지로 강요하는지 이해가 안된다"며 "한 교사는 컴퓨터 원격 연수를 부인을 동원해가며 들었다고 하던데 실적과 치적 쌓기 용 '연수폭탄'이 학교 교육을 심각하게 왜고하고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시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