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년 동안 그자리에서 과학 경제인 육성해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학생들에게는 오고 싶은 학교, 학부모에게는 보내고 싶은 학교, 선생님들에게는 머물고 싶은 학교가 바로 우리 학교입니다"

과학의 요람, 대전 대덕밸리 연구소 인근에 위치한 대전 문지초등학교.

녹음이 짙은 화봉산 자락 아래 지난 1946년 11월 자리를 잡아 현재까지 66년째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설립당시 논과 밭이였던 학교 앞 자리는 현재 각종 연구소가 들어서 학생들이 과학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

▲ 문지초등학교 입구에 설치된 20년 꿈의 서약 상자들.

학교에 들어서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바로 '꿈의 실현 20년의 서약'이 들어있는 상자들이다.

이 상자들은 졸업식때 졸업생들이 작성, 상자에 넣어 20년 뒤 학교를 찾아 자신이 서약했던 것을 찾아 보는 것으로 지난 2001년 2월 20일 첫 서약이 이뤄졌다.

이 서약함이야 말로 이 학교의 살아있는 전통으로 오는 2020년 2월 20일 첫번째 서약 상자를 열어볼 계획이다.

이는 20년전의 나의 모습과 20년 전의 학교 모습을 다시 회상할 수 있는 기회로 성인이 된 후 순수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인상깊다.

현재까지 총 6687명이 졸업, 이같은 전통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고 하니 20년 뒤에도 많은 졸업생들이 학교를 잊지 않고 다시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 문지초 학생들이 강창희 교장과 함께 학교에서 기르는 벼를 살펴보며 웃고 있다.

문지초 강창희 교장도 교사 당시 근무했던 학교가 그리워 다시 이 학교 교장으로 오게 됐다고 한다.

대전의 몇 안되는 여자 교장인 강 교장은 지난 2004년 교사로 문지초에서 학급 담임으로 약 40여명의 아이들과 눈을 마주치고 생활했다.

그때의 기억을 잊지 않고 첫 교장이자 교직생활을 마무리하는 곳으로 '문지초'를 선택, 남다른 애착과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흔히 교장하면 떠올리는 근엄하고 무서운 모습이 아닌 온화한 미소로 학생들을 제 작식처럼 여겨 아이들도 엄마처럼 의지하고 따르는 모습이다.

특히 문지초는 활용가능한 주변의 풍부한 자원을 이용, 특색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해 학부모들로부터 인기가 좋다.

먼저 대덕밸리 연구소와 근접했다는 점을 이용, 각종 연구소 견학과 과학자 초청 수업을 수시로 실시하고 있으며 실질적인 경험을 통해 생활속에서 경제 개념을 배울 수 있도록 '경제교육'을 실시중이다.

▲ 문지초 어린이들이 금융 교육을 받고 있다.

문지초는 올해 3월 1일 대전시교육청 지정 '경제교육 연구학교'로 선정돼 오는 2014년 2월 28일까지 2년간 체험 중심 경제교육을 통한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경제교육은 '문지스마트 경제방송', '전문가 초청 강연', '아하 경제신문 활용 학습', '현장체험', '직업체험', '친환경 모내기 행사', '문지 알뜰 시장', '문지경제리더 캠페인' 등이다.

경제 방송의 경우 아이들이 직접 경제관련 프로그램을 제작, 월 2회 방송을 하고 있고 아하 경제신문 활용학습은 자매결연을 맺어 매주 정기적으로 전교생이 신문을 통해 경제 교육을 받고 있다.

또 문지초는 방과후 학교 수업을 받을 수 있는 건물을 따로 마련, 학생들이 수업 후 방과후학교 건물로 이동해 컴퓨터실, 무용실, 음악실, 과학실 등 특별실에서 평일 21개 부서 560여명이 방과후 활동에 참여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 문지초등학교 씨름부. 실내 씨름장이 마련돼 있어 날씨과 관계없이 매일 연습에 매진할 수 있다.

이 중 가장 특별한 것은 '실내 씨름장'으로 지난 2007년 창단된 문지초의 자랑 씨름부 13여명의 선수들이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운동중이다.

이같은 노력으로 씨름부 백승주(6학년) 선수는 지난 5월 26일 수원에서 개최된 제 41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했으며 지난 3월 안동에서 열린 제 42회 회장기 전국장사 씨름대회에서도 2위를 차지해 대전 씨름의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다.

문지초는 씨름 뿐 아니라 전통문화의 소중함을 학생들에게 일깨워 주기 위해 '단오맞이 체험학습의 날', '추석맞이 체험학습의 날', '24절기 우리음식 먹기' 등을 운영, 각종 민속놀이 체험과 한복입기, 전통 예절 배우기, 우리 음식 먹기 등을 실시하고 있다.

▲ 문지초 학생들이 전통교육 활동으로 절 배우기를 하고 있다.

이에 문지초 학생들은 대부분 학력수준이 높고 심성이 고아 학교폭력 등에 걱정이 없다고 한다.

문지초 강창희 교장은 "바른 인성을 가진 지혜롭고 건강한 어린이로 자라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곳에서 교직생활을 마치게 되는 만큼 애착과 사랑이 남다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훗날 내가 이 학교를 기억하듯 문지의 모든 어린이들이 자신들의 어린 시절이 고스란히 간직돼 있는 이 학교를 기억할 것이라 믿는다"며 "항상 오고 싶은 학교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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