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교육청 설명 들으려 하지 않고 '언성만 높여'

▲ 대전시교육청이 3일 대전용문학교에 대해 주민설명회를 가졌지만 주민들이 이에 대해 분만을 터트리며 항의하고 있다.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가칭)대전용문학교에 대한 주민 설명회가 열렸지만 주민들이 제대로 들으려 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 형식에 불과한 설명회였다는 지적이다.

대전시교육청은 3일 대전 용문동 선창교회에서 (가칭)대전용문학교 설립 관련 주민 설명회를 실시했다.

설명회에 앞서 김덕주 교육국장은 인사말을 통해 "김신호 교육감이 와서 설명회를 하려고 했으나 일정이 있어 참석을 못했다"며 "용문학교 건립시 어르신들이 걱정하는 일은 없다. 전국적인 교육명소로 만들겠다고 교육감이 약속했다"고 전달했다.

이어 "지역 경제와 교육에 도움이 되는 학교로 문제점을 발견할 시에는 개선, 설명회를 통해 주민의 이해를 구해 설립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설립을 잘 했다는 말을 듣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설명회에 참석한 약 150여명의 주민들은 여기저기에서 콧방귀 등을 뀌며 "시간만 끌려고 한다. 딴 이야기 말고 우리가 원하는 이야기를 해달라. 시끄럽다" 등을 외치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천명두 용문학교설립반대추진위원장은 "교육감이 우리 집행부에게 말할 때는 용문동 주민 설명회를 듣고 반대를 하면 안하겠다고 했다"며 "용문동 주민이 갈망하던 초등학교 설립 설명회면 좋겠지만 용문학교 설명회를 듣고 우리의 뜻을 전달하자"고 주민들을 설득했다.

그러나 이어진 박경철 미래인재육성과장의 대전용문학교 관련 설명에서 주민들은 또 폭발, '설명회를 들을 필요가 없다'며 여기저기서 소리를 높여 박 과장이 설명을 하는데 애를 먹는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한 주민은 단상까지 올라가 항의, "그렇게 좋은 학교이면 교육청 자리에 짓지 왜 용문동에 짓냐고"고 언성을 높였고 일부 주민들은 시간 낭비라며 자리를 뜨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 대전용문학교 주민설명회에서 일부 주민들이 들을 필요가 없다며 자리를 떠나고 있다.

교육청은 "용문학교 부지는 팔 수 없는 곳으로 학교가 들어서지 않으면 현 상태로 수년간 방치를 또 해야한다"며 "초등학교는 학생수가 줄어 설립 요건이 맞지 않는다. 용문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주민이 심사위원으로 참여, 뽑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주택가 한 복판에 학교를 설립하려 하는지 이해가 안간다. 주민을 왜 불안하게 만드냐"며 "초등학교를 설립한다고 땅을 싸게 사더니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초등학교 없는 서러움을 아느냐"고 토로했다.

이어진 질의 응답에서도 양측은 팽팽한 입장차이를 보이면서 같은 말을 반복, 서로의 이야기만 하는 설명회로 전락했다.

이에 대해 설명회에 참석한 한 주민은 "용문동에서 살면서 아이들을 키웠지만 남의 자식도 내 자식이라 생각한다. 왜 설명회를 듣지도 않고 무조건 반대만 이야기 하는지 모르겠다"며 "주민의 한 사람으로써 어떤 학교를 세운다는 건지 듣고자 왔는데 이게 뭐냐? 모두가 안 된다고 하면 이 아이들은 어디에서 공부를 해야 하냐"고 질타했다.

이어 "학교 설립을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확히 어떤 학교를 세운다는 것인지 설명을 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너무 각자의 입장만 이야기 해 시간만 낭비한 설명회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용문동 주민들은 오는 10일 교육청 앞에서 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며 교육청은 주민들이 이해를 할 때까지 설득한다는 입장을 고수, 용문학교 설립 문제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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