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학교의 놀라운 변화, 인기학교로 급부상

▲ 동명초등학교가 실시하고 있는 예술꽃씨앗학교 오디션을 학생들이 보고 있다.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시골학교가 변하고 있다.

좋은 교육과정을 받고자 도심으로 떠났던 발걸음이 다시 소규모 시골학교로 눈을 돌려 되돌아 오고 있다.

그 대표적인 학교가 바로 대전 동구 추동 계족산 앞자락에 자리한 숲속의 작은 학교 동명초등학교다.

동명초는 기미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나기 전 1918년 3월 1일 동명사립학교로 인가를 받아 1918년 4월 1일에 개교한 94년 전통의 학교다.

동명이란 이름은 학교 설립 당시 대덕군 동면 신하리에 위치해 동면에 위치한 학교라 하여 '동명'이라고 지어졌다고 하는데 처음 설립됐던 학교는 현재 대청호 아래 잠겨졌다.

이 학교 44회 졸업생 송봉호씨에 따르면 수몰되기 전 일본인에 의해 학교가 지어졌는데 목조건물로 선생님도 일본인이 해방되기 전까지 가르쳤다고 한다.

▲ 대청호에 잠긴 동명초등학교 옛 모습.

1980년 5월 28일 대청댐이 완공돼 담수가 시작되면서 현재의 위치로 이전, 당시에는 1반에 50여명씩 2학급 이상이 있을 정도로 학생이 많았다.

그러다 도심이 개발되면서 점점 학생들이 빠져나갔고 학생수는 급격히 줄었는데 현재는 도심에서도 일부러 찾는 학교로 변했다.

이유는 동명초 만의 차별화된 특성화 교육프로그램 때문.

동명초등학교는 지난해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2011 예술꽃 씨앗학교'로 선정, 전교생을 대상으로 '디지털 뮤지컬'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 동명초등학교 학생들이 디지털 뮤지컬을 하고 있다.

예술꽃 씨앗학교는 전교생에게 조기에 문화 예술에 대한 교육을 실시, 문화 예술에 대한 감수성을 함양하는 교육 사업으로 동명초 학생들은 전교생이 이 혜택을 받는 중이다.

디지털 뮤지컬은 공연 배경 무대를 일반 세트가 아닌 디지털 영상으로 처리해 공연을 하는 것으로 학생들은 '영상제작팀', '대본창작팀', '배우연기팀'으로 나눠 미래의 뮤지컬 스타를 꿈꾼다.

특히 영상제작팀은 사진 촬영 기초, UCC동영상 제작, 뉴미디어교육 등 무대의 배경을 디지털 영상으로 제작할 수 있도록 교육을 받으며 대본창작팀은 글쓰기 기초부터 창작까지 수업을 진행한다.

학생들은 학교 주변의 자연 환경을 활용, 새로운 뮤지컬 스토리를 만들겠다는 당찬 목표를 가지고 창작의 기쁨에 빠져있다.

배우연기팀도 노래의 기본인 성악의 발성, 춤 기본인 발레, 재즈댄스, 균형잡힌 몸을 만들기 위한 요가, 연기 등 뮤지컬 배우로서의 기본 소양을 기르며 자신의 꿈에 한발 더 다가서고 있는 중이다.

학교에서 배우고 갈고 닦은 실력을 학생들은 예술꽃씨앗학교 축제 3일동안 발휘, 9개 팀으로 나눠 학교폭력, 금연 등의 주제를 가지고 뮤지컬을 제작, 공연한다.

이뿐만 아니라 전교생이 1인 1악기를 다룰 수 있도록 지도, 1.2학년은 피아노를 의무적으로 배워 학원을 따로 다닐 필요가 없다.

또 오카리나, 기타, 가야금, 사물놀이, 국악, 무용, 수영, 영어 등도 함께 기본적으로 실시, 도심에 있는 사립학교 못지않은 교육을 실시 중이다.

▲ 미래의 뮤지컬 스타인 동명초등학교 학생들이 연습을 하고 있다.

가장 이색적인 것은 여름방학을 이용, '작곡캠프'를 연다는 것.

지난해 여름에는 유명동요작곡가들의 모임인 '우리동요사랑회'소속 작곡가 10명이 손수 학교를 방문, 1명이 3명씩 짝을 지어 1박 2일동안 함께 작곡을 했다고 한다.

학생들은 작곡가 선생님들과 함께 직접 가사를 만들고 음을 붙여 자신만의 동요를 만들어 전교생 모두가 자신의 곡을 갖게 됐다.

아이들의 행복해 하는 모습과 재능을 발견한 우리동요사랑회 회원들은 올해도 학교를 방문, 캠프를 여는데 올해는 창작동요 중창팀도 함께 해 공연까지 펼친다고 해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학교는 이밖에 겨울에는 썰매.스키캠프, 과학.영어 캠프, 봄 가을에는 테마여행 등을 열어 도심아이들이 누리는 혜택을 그대로 적용받고 있다.

또 '방과후학교', '엄마품온종일 돌봄교실'을 마련, 피아노, 컴퓨터, 영어, 미술 등을 모두 학교의 지원으로 운영해 사교육비를 절감하고 있다.

▲ 동명초등학교 학생들이 여름방학 과학캠프에 참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동명초는 지난해 전교생 수가 58명이였던 것이 올해 82명으로 크게 느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통학버스가 모두 갈 수 없을 정도로 멀리서도 일부러 학교를 찾고 있다는 것.

특히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만큼 졸업한 선배들의 사랑도 더해져 알찬 학교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

대전의 자랑이자 동명초를 졸업한 계룡건설 이인구 명예회장도 정기적으로 학교를 찾아 학교 다녔을 당시를 이야기 하며 장학금을 지원해 주고 있다.

지난해에는 5.6학년을 대상으로 우리 역사를 바로 알고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일본 큐슈 일대의 우리역사문화 탐방을 실시해 아이들이 우리 문화에 대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왔다.

아쉬운 점은 학교에 다목적 체육관이 없어 학생들이 공연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없다는 것.

동명초 장기홍 교장은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시설이지만 소규모 학교이다 보니 지원이 밀린다"며 "학생들의 꿈을 꽃 피울 수 있도록 시설이 갖춰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예술꽃씨앗학교는 뮤지컬 뿐 아니라 상처를 입은 아이들, 고립된 아이들의 정서를 순화하는 것에도 도움이 된다"며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가 모두 행복해 하는 학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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