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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껍데기보다 속 알맹이를 보자
2012년 06월 13일  08:23:05 반극동 gdban@naver.com

   
▲ 한국철도공사 수도권서부본부 반극동 전기처장
지난해 말 모 케이블TV에서 방영된 드라마 ‘총각네 야채가게’는 야채유통 판매의 신화를 이룬 이영석사장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정직과 젊음이라는 무기로 단박에 일약 스타가 된 총각네 야채가게의 성공 내면을 들여다보면 언제나 최상의 신선한 야채를 고객들에게 공급한다는 원칙이 있었다.

그는 좋은 상품을 확보하기 위해 매일 새벽 3시에 가락시장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그가 제일 먼저 하는 것은 야채단의 속을 뒤집어 보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야채의 상태와 포장 속에 있는 야채의 상태가 동일한 것을 고르기 위해 서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바깥에 보이는 것은 가장 좋은 것으로 포장하고 속에 들어 있는 상품은 질이 떨어지거나 대충 대충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군대를 갔다 온 사람들은 군생활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내무검사는 1주일에 한 번씩 생활관을 깨끗이 청소하고 정리하여 그 상태를 검사하는 것인데. 내무검사시 검열관은 지저분한 구석과 청소가 되지 않은 곳을 콕콕 집어낸다. 흰 장갑을 끼고 와서 눈에 보이지 않은 문틀 위나 관물대 뒷면 등을 짚어보면 흰 장갑이 새카맣게 된다. 모두들 보이는 곳은 열심히 청소했지만 정작 검열관은 보이지 않는 구석을 보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구석진 곳까지 깨끗하다면 다른 곳은 볼 것도 없이 내무검사 준비는 잘한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체에서 사람을 채용할 때도 마찬가지다. 예전엔 좋은 스펙과 필기시험만으로 인재를 뽑곤 했는데 이젠 그것만으로는 좋은 인재를 뽑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회사가 원하는 것은 단지 한 번의 시험점수가 높은 사람이 아니라 평상시 성실함과 인간성, 또 얼마나 열정을 가졌는가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직무적합성 검사와 인적성 검사를 거쳐 심층면접까지 통과한 인재를 몇 개월간의 인턴십과정까지 거치게 한 후 최종적으로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선발한다. 결국 사람다운 인재를, 속이 알찬사람을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겉으로 나타난 점수인 숫자 스펙으론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속을 들여다봐야 할 곳은 우리사회의 곳곳에 있다. 겉만 보고 판단하다간 낭패를 보기 쉬운 것이 하나둘이 아니다. 작년부터 문제가 된 저축은행이 그렇고 요즘 한창 사회문제시 되는 학교폭력문제도 마찬가지이다. 겉으론 아무렇지 않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문제점이 하나 둘이 아니다. 겉포장이 요란한 것일수록 속이 별 볼일 없고, 색깔이 화려한 버섯일수록 사람이 먹을 수 없는 독버섯인 것처럼 높은 금리만 내세워 사람들을 현혹시켜놓고는 결국은 서민만 피해를 보게 만든다. 이런 사회 비리는 늘 밖으로 드러나지 않고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데 우리 언론은 겉으로 나타나는 것만 보고 취재하여 제 몫을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한 예로 작년 초 광명역 인근에서 난 KTX 탈선사고로 모든 언론은 철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아주 사소한 장애나 점검을 위해 잠시 정차한 것까지 연일 철도사고라고 카메라를 들이댔다. 국민들은 기차를 타면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아 기차타기 무섭다고까지 했다. 만나는 사람마다 “요새 철도 왜 그래?” 하는 질문에 난 한참을 설명해야 했다. 과연 철도가 그렇게 위험하고 고장이 잦은 것일까? 며칠 전 국제철도연맹(UIC)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도 우리나라철도는 철도선진국인 스위스, 프랑스, 독일, 일본을 모두 제치고 안전성 1위와 고속철도 정시운행률 1위를 차지했다. 이제 언론은 이 결과를 믿고 겉으로 나타나는 몇 건의 장애나 고장을 크게 다루지 말았으면 좋겠다.

매년 시행하는 건강검진 후에는 몇 몇 동료들이 병원에 입원 하는 것을 본다. 겉보기엔 아무렇지도 않았지만 초음파와 내시경 검사로 종양이 나온 것이다. 이 검사들은 모두 몸속 상태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것 들이다. 난 이것을 보면서 사회에 나타나는 모든 문제도 내시경처럼 보이지 않은 곳까지 들여다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좋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갖는다.

사회의 내면 깊은 속을 들여다보는 것은 언론이 해야 할 기본 몫이다. 보이지 않는 구석에 썩고 있는 잘못된 부분을 들추어내는 게 언론이다. 겉으로 보이는 껍데기만 보지 말고 속 깊은 곳을 꿰뚫어 보고 균형 잡힌 생각을 갖도록 해주어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철도가 한국철도인 것을 UIC가 증명해 준 사실은 국민들이 인정해 주고 있다. 지난 5월 석가탄신일 연휴 때 하루 여객 수송량 최고치 전년도 100억원을 훨씬 넘겨 117억 원을 올린 것만 봐도 그것을 증명한다. 속을 들여다보면 한국철도는 안전하고 알차다는 것이다. (기고 한국철도공사 수도권서부본부 전기처장 반극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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