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결 3심 3행으로 미래 꿈을 가꾸는 어린이 가득한 금성초등학교

▲ 지난해 열린 금성초등학교 총동문회 체육대회에서 졸업생이 이어달리기를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지난해 가을, 울긋불긋 단풍이 물들어 가던 10월 대전 유성구 신성동에 위치한 금성초등학교에서는 동심으로 돌아간 어른들의 '까르르' 함박 웃음이 가득했다.

이 웃음소리는 이날 운동장에서 울려 퍼진 것으로 금성초등학교 총동문회 '체육대회'가 한창 진행중이었다.

이들은 어릴적 학교를 다녔던 때로 돌아가 짝지어 달리기, 단체 줄넘기, 이어 달리기 등을 하며 선후배 간의 우애를 다졌다.

특이한 점은 타 학교가 기수별로 체육대회를 하는 것과 달리 모든 기수의 졸업생이 함께 참여해 다양한 연령대를 보였다는 것.

이날 체육대회에는 30대 젊은 청년에서부터 70대 이상 대 선배님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해 훈훈한 모습을 자아냈고 어느 한 가족은 금성초 출신이 12명이 참가해 최다 금성초 출신 가족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 금성초등학교 총 동문회가 지난해 체육대회 때 어린시절로 돌아가 단체 줄넘기를 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 할 수 있었던 것은 금성초가 70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있는 학교이기 때문이다.

또 이곳에서 나고 자란 졸업생들이 많아 졸업 후에도 학교에 대한 사랑 덕분에 이같은 결속력을 보인 것이다.

동문회는 봄에는 금병산 산행을, 가을에는 체육대회를 통해 1년에 두번씩 금성초등학교를 다녔던 시절로 돌아간다.

후대들에 대한 사랑도 대단하다. 학생들이 책을 통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장학금으로 도서구입을 돕고 있으며 졸업식마다 우수 학생을 선발해 1반에 1명씩 장학금을 지급해 주고 있다.

▲ 금성초등학교 총 동문회가 금병산 산행을 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선후배 관계가 끈끈한 금성초등학교는 1942년 4월 1일 탄동초등학교 신성분교장으로 설립돼 현재까지 박사, 군인, 교사, 판사, 공무원, 연구원 등 총 7536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금성초는 설립당시 비단 '금', 성곽 '성'자를 따 지은 이름처럼 비단같은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자리에 위치했다.

금성초 23회 졸업생 이권재씨에 따르면 수십년전 금성초 인근은 모두 산과 논, 밭으로 푸르름이 가득했다고 한다.

인근에 학교가 없어 도룡동, 자운대 등에서도 이곳까지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이 있었고, 여름에는 현재의 만년교가 있는 자리의 다리가 장마에 물에 잠기면 학생들이 등교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당시는 대부분 부모들이 농사를 지었고 한반에 학생수가 60명이 넘는 등 전체 학생수만 해도 1000여명이 훨씬 넘었다고 한다.

그러다 70년대 화학연구원, 원자력 연구원 등 대덕특구에 연구소가 하나 둘씩 들어오면서 주변에 아파트가 들어섰고 부모들의 직업군도 연구원 등으로 바뀌었다.

현재는 전체 학생 917명 중 약 70%이상의 부모가 연구단지 관련 직업군으로 외국에서 살다 온 경험이 있는 학생도 상당수 있다.

학교에서의 노력과 주변환경 인프라, 부모의 직업 등으로 인해 학생들은 직·간적접으로 '과학'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 금성초등학교 학생들이 과학 수업을 받고 있다.

학교는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 등을 통해 '과학부' 등을 운영, 지난해 청소년과학탐구대회, 학생과학탐구 올림픽 대회, 대전시 과학전람회 농림수산 부문 등에서 상을 휩쓸었다.

또 최근에는 2012 세계 학생창의력올림피아드 대회 한국대표단으로 선발돼 이은주 교사 인솔 아래 6명의 학생이 오는 2일까지 미국 아이오와주립대학교에서 대회를 치르고 돌아올 예정이어서 학교에서도 기대가 크다.

게다가 이 대회 인솔을 맡은 이은주 교사도 금성초 출신으로 후배이자 제자들인 학생들이 과학영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돕고 있다.

과학특구의 과학인재들이 금성초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금성초는 과학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통의 소중함도 학생들에게 일깨워 주고자 약 7년전부터 '국악'활동에도 심혈을 기울리고 있다.

학생들이 어릴때부터 우리의 음악인 국악을 어려워 하지 않고 사랑할 수 있도록 애국가, 수업종소리 등을 모두 국악버전으로 바꿔 생활속에서 국악을 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도 대금, 해금, 피리 등을 함께 연주하는 '국악병주'반을 마련, 4~6학년 희망 학생 53명이 우리의 전통의 맥을 이어가고 있으며 실력 또한 출중해 대전시 학생 음악 경영대회 '국악병주' 부문에 참가해 2010년, 2011년 연이어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금성초등학교 학생들이 국악병주 수업을 받고 있다.

금성초등학교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색사업은 '비단결 3심(心) 3행(行)으로 미래를 여는 Dream Maker(꿈을 가꾸는 어린이)기르기'로 아이들이 바르고 착하며 슬기로운 마음으로 지혜롭고 건강하게 꿈을 키우는 어린이로 성장 할 수 있도록 지도중이다.

이중 3심 갖기는 '바른마음', '착한 마음', '슬기로운 마음'을 갖는 것으로 바른 생각으로 상대를 배려하고 지혜롭게 대처해 학교폭력 등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3행은 이를 실천하는 것으로 타인에 대해 배려하기, 존경하기, 바른말 쓰기, 학교폭력 예방하기, 독서하기, 창의적 생각 키우기, 꿈 만들어 가기, 친구.부모와 대화 자주하기, 상담하기, 기초체력기르기, 스포츠활동 하기 등을 실시한다.

학교는 성적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의 인성교육이 중요하다고 판단, 인성을 바탕으로 건강하고 창의적인 어린이를 기르고자 이같은 과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 덕분에 금성초 어린들은 타학교 교사들이 서로 오고 싶어 할 정도로 예의가 바르고 온순하며 착하기로 유명하다.

졸업생들이 선후배간의 우애가 좋듯 재학생들도 우애가 좋아 학교폭력이 단 1건도 일어나지 않은 학교폭력 '청정지역'으로 통한다.

▲ 금성초등학교가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거리 캠페인을 하고 있다.

보다 더 깨끗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교사들과 학부모, 방범대가 매일 저녁 8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조를 이뤄 순찰, 아이들이 안심하고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중이다.

금성초는 이런 학부모와 이웃들의 호응에 보답을 하고자 운동장, 체육관, 주차장 등을 열어 주민들이 마음 편히 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같은 이유로 현재 금성초등학교에는 타 학교와 달리 정문이 없으며 야간에 닫는 철문 또한 사라져 언제든 주민들이 방문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주민들은 덕분에 주차난을 해소하고 체육관에서 배드민턴, 에어로빅 등을 하며 금성초와 하나된 모습으로 내 학교처럼 아끼고 사랑한다는 것이 학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금성초 정봉진 교장은 "학교를 주민들에게 개방해 함께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주민들 반응도 좋고 내 집처럼 깨끗히 아껴 사용해 주고 있다"며 "학부모 중 일부 연구원 등은 직접 아이들을 연구소로 초청해 견학을 시켜주는 등 지역과의 교류가 잘 되는 학교가 바로 금성초등학교다"라고 말했다.

이어 "학구열도 상당히 높은 편으로 학력 미달 학생이 없는 학교이기도 하다"며 "아이들이 나뿐 아니라 상대도 생각하고 배려할 수 있는 비단결 같은 마음을 가진 꿈을 키우는 어린이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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