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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아픔 겪은 맹인교사, 후배학생들에게 꿈 심어줘
대전맹학교 사물놀이 '하늘소리' 전국 최고가 될 때까지 혼신
2012년 05월 14일  17:28:57 신유진 기자 news@gocj.net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학교폭력, 교권추락 등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이때 자신이 겪은 아픔을 토대로 학생들이 꿈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교사가 있어 스승의 날을 맞아 귀감이 되고 있다.
 
그는 바로 대전맹학교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이만희 교사. 그는 1994년 실업계 고등학교를 다니던 어느 봄날, 갑자기 담벼락 밑에 피어있던 개나리가 보이지 않게 되면서 시력을 상실, 시각장애 1급(저시력) 판정을 받았다.
 
이씨는 눈이 잘 보이지 않게 됐다는 사실을 부모님께 바로 이야기 하지 못 했는데, 이유는 이미 동생이 1년 전에 시력을 상실해 부모의 상심이 더 커질까 우려했기 때문.
 
결국 그는 동생과 함께 1년간 집에서 빈둥대면서 시각장애인이 됐다는 현실보다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시간의 고통속에 빠져 살았다고 한다.
 
그후 일반학교를 포기하고 대전 맹학교에 들어가 안마, 침술, 가야금 등을 배우며 배움의 즐거움을 깨닫게 됐다.
 
특히 동생과 기숙사에서 같은 방을 쓰면서 형으로써 동생에게 모범이 되야겠다고 결심, 대학교에 진학하는 꿈을 품고 공부를 해 지난 2003년에, 동생은 2006년에 임용시험에 합격했다.

   
▲ 대전맹학교 사물놀이 '하늘소리'팀이 대회에 참가해 연주하고 있는 모습.
그는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지난 2008년 사물놀이부를 맡게 됐는데, 자신과 같은 아픔을 가진 학생들이 어떤 일이든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한다면 장애도 문제되지 않는다는 신념을 가르쳐 주고 싶었다.
 
학생들이 스스로 해 낼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줬고, 강사와 악기 등도 교체하는 등 아이들이 사물놀이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했다.
 
그의 노력 등으로 사물놀이부는 대전맹학교 54주년 '빛이 있는 밤' 예술제에서 관객들의 큰 환호를 받으며 공연을 마무리 했고, 2008년 11월에는 '전국장애학생예능제'에 참가하기도 했다.
 
처음 나가는 대회라 모두 긴장, 팀 이름을 하늘로 널리 퍼지는 소리라고 해서 '하늘소리'라 짓고 최선을 다해 연주했다.
 
그 결과는 놀랍게도 '대상', 학생들은 자신들의 연주가 상을 받자 크게 기뻐했고 이어 2010년에는 '제3회 TJB 장애학생음악콩쿠르'에 나가 대상인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이때의 자신감으로 하늘소리는 2010년 9월 일반대회인 '제10회 전국사물놀이대회'에 참가, 학생들은 손바닥 껍질이 까지고 갈라져 피가 날때까지 연습했다고 한다.
 
이 대회는 진학문제도 연관이 있어서 인지 참석하는 일반 학생들의 실력도 대단했고, 하늘소리팀은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에 대해서는 실망할까봐 듣지 않고 대전으로 향했다.
 
그러나 대전으로 오는 길 주최측의 전화가 왔고, '동상'이란 반가운 소식을 접해 차안이 떠나가도록 학생들이 기뻐했고 이교사는 전했다.
 
이같은 사실이 점차 알려지면서 '세계사물놀이대축제' 주최측에서 대회 참가를 권했고, 교사와 학생들은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연습에 매진했다고 한다.
 
이만희 교사는 "큰 기대 없이 학생들에게 대회의 참가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여 참가했는데 사물놀이대회 중 최고대회여서 그런지 정말 실력들이 좋았다"며 "첫째날 경연에서 학생들이 기가 죽을까봐 무대에 오르기 전 다른 팀의 공연을 듣지 못하도록 차에 있도록 했었다"고 말했다.
 
이날 하늘소리는 맨 마지막 순서로 출연했는데 무대에 오르자 관중들은 처음 출전한 장애인 팀을 보고 웅성됐지만 연주 시작과 함께 몰입했다.
 
학생들은 평소보다 더 잘한 실력을 뽑내며 무대를 내려왔고, 무대에 올랐다는 사실 하나로 만족한 채 결과를 듣지 않고 차에 올라탔다.
 
그 순간 함께 갔던 교사가 뛰어오며 "우리 팀이 1등을 했어요. 최고 점수예요"라고 소리쳤고 학생들과 이만희 교사는 서로 끌어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하늘소리 팀은 둘째날과 셋째날 경연을 모두 마치고 최종 3위라는 성적을 거뒀다.
 
학생들이 장애인이 아닌 진정한 실력자로 인정받는 순간으로 열정만 있다면 열정으로 장애도 뛰어 넘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 순간이었다고 이 교사는 회상했다.
 
이만희 교사는 "장애에 무릎 꿇지 않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나로 인해 학교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학생들이 일반인 처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자신의 꿈을 이뤄 나갈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의 유쾌하고 행복한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며 "학생들이 지금은 대학 준비도 하고 있는데 앞으로 어떤 세상을 만들어 나갈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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