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년 전통 선후배간 끈끈한 정이 있는 구즉초등학교

▲ 구즉초 36회 졸업 사진.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학교 주변에 2000년된 느티나무가 있고, 인근 갑천에서 털게, 메기도 잡고 멱도 감던 추억이 있는 곳인데 폐교가 되면 안되잖아요. 동문들이 똘똘 뭉쳐 다시 부활시켰습니다"

학생수가 점점 줄면서 최근 폐교가 되는 학교들이 많이 늘고 있다.

대전 유성구 봉산동에 위치한 구즉초등학교도 한때 전교생 50여명으로 폐교위기까지 갔었다.

인근에 신설학교가 들어서면서 학생수가 많이 이동, 가뜩이나 줄어든 학생들이 급감해 학교운영에 커다란 타격을 입어 폐교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것이 불과 3년전 일이다.

그러나 현재 구즉초는 전교생 530여명, 24학급으로 3년전보다 약 10여배 증가, 인근에 있던 신설학교가 폐교됐다.

이같은 학교 부활에는 이 학교를 졸업한 동문들의 사랑이 존재, 학교를 살리는데 힘을 아끼지 않고 노력해 낡은 건물을 허물고 새로 증개축하도록 도왔다.

▲ 3년전 새롭게 태어난 구즉초등학교.

동문들이 학교를 내 일처럼 살리는데 함께 한 것은 구즉초가 나의 아버지, 내 딸·아들이 나온 학교이기 때문이다.
 
또 선후배간의 끈끈한 정과 교류, 결집 등으로 이같은 일이 가능케 했다.
 
구즉초 26회 졸업생이자 총 동창회장인 김명진씨는 "이 학교를 나뿐 아니라 나의 아버지도 졸업했고 내 자식들도 나와 애정이 더 크다"며 "학교 일이라면 열일을 제처두고 나서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를 이어 이 학교를 나온 동창들도 많고 이곳 토착민이 많아 각 기별로 동창회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것.
 
지역내 일도 구즉초 출신들이 주축을 이뤄 실시, 합동도 잘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3년전에는 학교 건물을 새로 증개축 하기 전에 옛 추억을 기억하고자 총동창회를 실시, 학교에 천막을 치고 체육회를 열며 캠프파이어를 실시했다고 김 회장은 미소지었다.
 
이날 전국에서 약 60여명이 모였는데 장작불에 고기도 구어먹고, 밴드도 불러 노래도 하고 선.후배가 모여 옛 구즉초의 모습과 추억을 가슴에 새기는 즐거운 시간이었다며 이런 행사를 할 수 있는 학교가 흔하지 않을 것이다고 김 회장은 자랑했다.

▲ 김명진 총동창회장이 졸업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36회 졸업생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장 구본환씨도 "아버지가 이 학교를 나와 선생님을 하셨는데 학교 다닐 당시 함께 근무, 준비물을 안챙겨오면 아버지가 대신 챙겨주시던 추억이 있다"며 "폐교 위기까지 갔던 학교가 이렇게 다시 커져 뿌듯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명진씨와 구본환씨는 10년이라 나이차이에도 불구하고 졸업 후에도 선후배간의 애정을 돈독히 해 학교일 뿐 아니라 봉사활동에도 적극 함께 하는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아는 사이다.
 
동문들 대부분이 이들과 같아, 후배 사랑에는 아낌이 없다. 제작년까지 매년 졸업식마다 졸업생 전체에게 장학금을 지급, 1인당 10~30만원을 지원해 줬다고 한다.

▲ 구즉초등학교 체험 활동 모습.

구즉초가 75년의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에는 학교의 노력도 컸다.

학교는 가슴이 따듯한 사람을 기르는 인성교육과 지력을 높이는 학력신장의 조화로운 교육 실현을 위해 바른 예절지도 일환으로 매월 인사말을 달리해 인성지도 했다.

학생들은 3월에는 '반갑습니다', 4월에는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5월에는 '효도하겠습니다' 등 그 달과 맞는 인사말을 정해 진행, 학생들이 바른 인성을 기를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 튼튼한 체력을 위해 줄넘기급수제, 탁구, 배드민턴, 축구 클럽 등 스포츠 활동과 인근 오봉산 탐방 등 자연과 함께 강인할 체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왔다.

특히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GJ 독서 40 운동', '한자', '수학' 등의 특색사업을 운영중이다.

독서 운동은 학년별로 필독도서를 정해 40권 읽기를 목표로 아침 20분, 쉬는 시간 10분, 점심시간 10분 등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독서를 습과화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국어 어휘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한자'를 학년별 수준에 맞춤식으로 진행, 아침 자습 시간 10분을 활용해 공부하고 학교에서 자체 제작한 시험를 봐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신장중이다.

이와 함께 도심보다 떨어지는 '수학' 실력을 보충하기 위해 기초.수 연산 등 학년 특성에 맞게 학습지를 제작, 아침 10분동안 4~5문제씩 매일 풀게 지도해 수학 기초 학력을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더불어 일찍 오는 학생들이 혼자 교실에 방치되지 않도록 도서실을 오전 8시에 개관, 책을 볼 수 있도록 배려했으며 토요일에도 교사가 돌아가면서 직접 도서실에서 토요수업을 지도중이다.

방과후에도 교사들이 1시간씩 5~6학년을 대상으로 보충 수업을 실시, 1학년 전교생에게는 입학시 같은 학용품을 사서 지급, 위화감 조성 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했다.

▲ 구즉초 체험활동, 캠프파이어.

이같은 노력으로 구즉초는 학부모들의 발길을 돌렸으며 2011학년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95%이상이 보통학력 이상의 성과를 이뤘다.

또 대전시교육청 초·중·고 학교평가에서 최우수상을, 유치원 평가에서도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구즉초 임광빈 교장은 "아이들의 바른인성 함양, 학력신장에 노력을 하고 있다. 특색사업을 통해 인성과 학력을 함께 잡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착해 교사들도 즐겁게 근무, 연수·연구수업·사이버 참여 수업 등 열정을 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올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교사들이 가정처럼 생각하고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오랜 전통만큼 앞으로도 선생님과 아이들이 신바람나게 다닐 수 있는 학교로 이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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