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속에서도 빛나던 꿈을 위해 도전, 꿈 이뤄내

▲ 전국최초로 국어 교사가 된 시각 장애 1급 유창수 교사가 수업을 하고 있다.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별은 밤에만 빛나고 꿈은 고난 속에서만 빛납니다"

대전 가오중학교 1학년 국어수업시간.

학생들이 국어선생님이 준비한 컴퓨터 프리젠테이션을 보며 수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 교사가 글 한줄 한줄을 넘기면서 아이들이 생각할 시간을 주는 등 호기심을 유발하게하는 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몰래 참관을 한 다른 국어 교사는 놀람을 금치 못했다.

이유는 이 교사가 시급장애 1급으로 전국 최초로 정규 교사가 된 선생님이었기 때문.

시급장애 1급 판정을 받은 유창수 국어 교사(42)는 장애에 대한 편견을 보란듯이 파괴, 직접 준비한 프리젠테이션으로 내용을 외워 아이들에게 설명했다.

또 신학기 임에도 일부 학생들의 목소리는 이미 외워 목소리만 들어도 어느 학생이 말을 하는지 알아 들을 수 있어 학생과의 교감도 원활히 이뤄졌다고 동료 교사는 전했다.

유창수 교사가 선생님이 될 때까지의 길은 그리 평탄치 않았다.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인해 초등학교때는 학교까지 걸어가기, 교실 찾기, 신발장 찾기, 내책상 찾기 등이 어려웠고 밤에는 전혀 볼 수 없는 상태였으며 그마저 낮에는 안경을 착용해야 0.1의 시력으로 세상을 볼 수 있었다.

유씨는 초등학교때부터 교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그러나 대학입시 시절 공무원 채용 신체 검사 기준이 교정시력 0.3이상이란 조항에 무릎을 꿇어야 했고 졸업할 무렵에는 시력을 더 잃어 좌절했다.

그렇게 취업이 어려워 실업의 고통에 시달리던 유씨는 합병증까지 와 시력을 완전히 잃어 1급 장애 판정을 받았다.

세상의 빛이 완전히 사라지자 유씨의 희망도 사라져 캄캄한 상자 속에 혼자 덩그런히 놓인 공포 속에 고통의 나날을 보내다 공무원 채용 시력기준 철폐라는 한줄기 빛이 그에게 선사됐다.

그는 부인과 딸, 지인 등의 도움으로 임용교재를 한글문서 파일로 만들어 이를 읽어주는 스크린 리더를 통해 공부, 임용을 준비했다.

당시에는 임용교재가 한글 문서로 되 있는 것이 없어 1권을 만드는데 8개월이나 걸렸다는 것이 유씨의 설명이다.

유씨는 귀에 이명이 생길 정도로 매일 8시간 이상씩 MP3와 스크린 리더프로그램을 통해 공부, 듣고 또 듣는 반복을 통해 2회에 걸쳐 교사의 꿈을 이뤄냈다.

그의 동료는 "시각장애인이 어떻게 수업을 할 수 있을까 의문이었는데 일반 교사보다 더 실수도 안하고 흥미롭게 진행했다"며 "보조교사가 있지만 수업은 직접 실시, 아이들 호응도 좋은 편이다"고 말했다.

유창수 교사는 "별은 캄캄한 밤에만 볼수 있고 우리 꿈도 막막한 고난속에서만 볼 수 있는 것 같다"며 "고난 속에서도 꿈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분들 덕분에 교사가 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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