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역사만큼 창의.인성교육 전통도 깊어

▲ 1966년 대전선화초등학교 졸업앨범.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찌고 커다란 고목들의 나뭇잎 소리가 바람과 함께 날아와 귀를 간지럽히는 학교.

도심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지만 까치소리가 정겹게 들리는 시골 같은 느낌의 학교.

바로 대전 중구 선화동에 위치한 선화초등학교다.

선화초는 대전 도심 한가운데 위치해 있지만 인근에는 대전천이, 학교 안에는 역사를 증명하듯 커다란 나무들이 즐비해 있어 마치 한가로운 시골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이 학교는 1945년에 개교, 2011년 기준 2만3846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대전의 대표 명문 학교다.

현재는 신도심으로 학생들이 많이 빠져나가 전교생이 190여명 밖에 되지 않지만 선화초를 기억하는 대전시민이라면 그 명성을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예전에는 '선화초'를 졸업했다고 하면 '집이 좀 살았구나?' 또는 '거기만 졸업해도 굶지는 않는다'라고 할 정도로 소히 잘나가는 학교, 인맥이 두터운 학교로 유명하다.

명성만큼 졸업생들은 의사, 변호사, 정치계, 교육계 등 각계 각층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시험을 봐 고등학교를 진학할 당시에는 여학생은 대부분이 대전여고로, 남학생은 대전고로 진학할 정도로 교육열이 높았다.

▲ 40여년전 대전선화초등학교 학교 생활 모습.

1966년 20회 졸업생인 이기자씨는 학교 다닐 당시를 회상하며 "1학년에 14반까지 있었고, 3학년은 교실이 부족해 수업을 오전.오후로 나눠 2부제 수업을 실시해야 했다"며 "현재 수영장이 들어선 곳에서는 3층 건물로 4학년이, 정문쪽에는 2층 건물로 5.6학년이 수업을 받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40여년 전에는 학교 건물이 3개동이 있었으며 학년별로 건물을 따로 써야 할 정도로 학생 수가 많았다는 것.

특히 당시에는 학교 교실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미술반'이 따로 있을 정도로 창의교육에 힘썼고 '경필대회'도 실시, 창의·인성교육에 앞장서는 학교라고 전했다.

이 학교 36회 졸업생이자 현재 학교 운영위원회를 맡고 있는 이승호씨도 "아들이 내가 졸업한 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내가 다닐 당시는 학구열이 높아 아파도 학교를 나와 6년 개근상을 타곤 했었다"며 "다른 학교와 다르게 선화초는 특별활동을 많이 시켜 보이스카웃, 걸스카웃, RCY 등의 활동을 많이 했으며 과학실이 따로 있어 실험도 직접 했었다"고 말했다.

타 학교가 최근에 와서야 창의.인성교육의 소중함을 알고 실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과 달리 선화는 이미 이러한 창의교육 및 체험활동을 예전은 물론 현재까지 유지, 창의.인성교육 프로그램 일환인 '긍정적 자아개념 형성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선화초만의 특별 프로그램으로 '도전! 특기 인증제', '야생화 기르기', '도자기 만들기', '생활과학교실' 등의 다양한 창의체험 활동을 실시한다.

또 '자기주도적학습 프로그램', '자기성장 프로그램' 등 외부 전문상담 교사를 통한 교육활동을 꾸준히 실천해 오고 있다.

▲ 선화초가 창의.인성교육으로 실시하고 있는 야생화 기르기 체험활동.

그 결과 학생들의 학습 분위기나 학습 의욕이 크게 좋아져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학력 향상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학교는 자부했다.

학생들이 직접 기른 야생화가 교장실을 비롯해 학교 곳곳에 배치, 아이들의 따듯한 감성이 베어 나오는 것 같아 볼때마다 흐뭇하다는 것이 선화초 이금숙 교장의 설명이다.

어려운 가정 환경 등으로 상처를 입은 아이들이 꽃을 심고 가꾸는 과정을 통해 정서를 순화, 마음을 풀어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았다는 것.

이 학교는 전교생의 약 15%가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다는 심리 상담 조사 결과가 나옴에 따라 '원예치료'뿐 아니라 Wee센터를 설치, 전문 상담교사를 따로 채용해 운영하고 있다.

집단상담, 개인상담, 부모상담 등을 통해 아이의 문제를 파악, 학생 뿐 아니라 학부모까지 통합적으로 치유해 정서 뿐 아니라 학력신장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학생수가 적다는 점을 활용, 교장을 비롯해 교사가 학생 1명씩 개개인을 살펴주고 어려운 학생은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방학때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

선화초는 이밖에 특색사업으로 '독서캠프.서점나들이', '건강이의 하루 시작', '영어교육' 등을 실시해 옛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지난 2010년에는 교과부 선정 학력향상 창의경영중점학교 운영 우수학교로 선정, 지난해에는 우수학교 벤치마킹으로 전국 13개 학교가 선화초를 방문, 연수를 받았다.

▲ 창의경영학교 우수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찾은 대구의 한 학교.

올해는 수영장, 체육관, 우레탄 운동장, 농구장 등을 구비하고 있다는 장점을 살리고 사회적 문제 중 하나인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학교체육교육활성화'학교를 신청, 선정된 만큼 이에 대해 중점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학교는 지원금이 나오는 만큼 주 5일제수업을 활용, 주중에는 공부를 하고 주말에는 외국처럼 체육을 마음껏 할 수 있는 학교로 만들 계획이다.
 
또 음악에 재능이 있는 학생들이 가정 형편을 생각하지 않고도 마음껏 음악을 할 수 있도록 악기를 구입, 무료로 수업하는 '오케스트라 시범학교'를 운영한다.
 
별명이 '행복전도사'인 선화초 이금숙 교장이 가장 신경쓰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창의인성교육'으로 올해 졸업식은 다른 때와 다르게 좀 특별하게 진행했다고 한다.
 
평소의 졸업식 형식을 탈피, 졸업생 모두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적어 발표토록 했는데 그동안 부적응으로 힘들어 하던 한 학생이 후배들에게 '6학년 짧다. 공부 열심히 해라'라고 말해 교장은 물론 교사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고 이 교장은 설명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학교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을 심리상담을 하고 교사들이 직접 공부를 가르쳤었는데 학생이 진심으로 공부를 하고자 하는 태도를 보여 감동을 받았다는 것.
 
이금숙 교장은 "학력만 강조하기 보다는 학력과 다양한 창의.인성 체험활동을 함께 운영, 학생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오랜 전통을 이어온 만큼 선화초 아이들이 인성과 실력을 갖춘 건강한 어린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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