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양상 달라진 것 모르나. 언제적 이야기를...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김신호 대전시교육감이 최근 학교폭력근절 대책을 발표했지만 우려했던대로 정부 대책과 대부분 중복되고 대전시교육청만의 대책도 실효성이 떨어지는 등 실망감을 안겼다.

특히 김 교육감이 학교폭력에 대해 '문제를 잃으키는 아이들이 정해져 있다. 가정에 문제가 있는 아이들을 위험군으로 정해 관리해야 한다'고 한 것은 지금의 학교폭력 문제를 제대로 파악, 체감하지 못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최근의 학교폭력은 과거와 달리 일부 '문제아'들만의 문제가 아닌 보통의 학생들도 피해자·가해자가 될 수 있는 양상으로 변했다.

많은 학생들은 가정에 문제가 없어도 피해자가 되기 싫어 소위 '일진' 등에 가입하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학교폭력이 이뤄지는 경우도 많아 누구든 가해자·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물론 가해자 중 가정에 문제가 있는 학생들도 있겠지만 모두가 그렇다는 듯 '낙인'을 찍어 담임교사가 화일을 만들어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아이들이 또 다른 상처를 입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심지어 옛적을 떠올리며 교사들이 아이들을 집까지 데려가 공부시켰다며 '잡무'등은 문제가 되지 않다고 교사들에게 맹목적인 희생을 호소했다.

교권이 무너진 이 시대에 예전같은 열정과 사명감을 갖고 근무하는 교사가 얼마나 될지 의문이기도 하지만 잡무를 줄여주는 등의 '당근'없는 희생만 강요하는 '채찍질'이 과연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한 도시의 교육 수장이 나이 만큼이나 오래된 사고방식에 갖혀 현실과 동떨어진 대책을 내 놓은 것에 대해서는 그 만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학교폭력의 주인인 학생들과 교사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지 않았다는 것.

대전시교육청이 대책으로 야심차게 내놓은 'Yellow Card제'의 '천사지킴이', 당사자인 학생들에게 이에 대해 한번이라도 의견을 묻기나 했을까?

오히려 경찰이 나서서 아이들을 초대하고, 학교로 찾아가 이야기를 직접 듣는 등 주객이 전도된 모습에 기가 찰 노릇이다.

학교폭력 문제는 우리 아이들 문제로 학생들 속에서 대책을 마련, 아이들이 공감하고 실행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책상을 박차고 학교로 나가 교사들과 아이들의 얼굴을 보며 이야기를 해야 지금의 문제를 정확히 파악해 해결할 수 있단 소리다.

시교육청이 학교폭력근절 학부모 대책으로 '학부모 일일교사체험'을 내놨다.

이날의 대책을 봐서는 학부모보다 교육감과 교육청 관계자들이 먼저 일일교사 체험을 실시해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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