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결제 시간 걸리고...월 사용료 콜회비 2만6천원 ‘부담’

한빛콜택시의 내부에 설치된 위치추적 네비게이션과 카드결제 시스템


<대전시티저널 김종연 기자> 대전시가 시내버스 준공영제와 도시철도 1호선 개통 등 대중교통의 발달로 인해 전반적으로 불황을 겪고 있는 택시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대책으로 택시운송사업조합과 함께 추진하는 ‘한빛콜택시’가 종사자들에게는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한빛콜택시에 참여한 한 법인택시회사의 일부 기사들은 택시에 비치된 카드결제기가 결국 운전자들에게 손해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며 볼멘소리를 뱉고 있다.

지난 21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발대식에 참여했던 일부 택시기사들은 “카드결제기가 운전기사들의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시간을 빼앗는다”며 “교통카드로 택시요금을 지불할 때는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는 최소 2분 이상 지체된다”고 불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이 같은 불만이 나오는 이유는 신용카드로 요금을 결제할 시에는 카드결제기에 신용카드를 인식시킨 후 응답 신호를 기다리고 또 고객의 서명을 받아야하며, 출력되는 영수증을 전해주기까지 현금을 거래할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또 기존에 카드결제기를 비치해 놓고 사용하던 기사들 중 일부는 “특히 만취한 손님들 중에는 되지도 않는 카드를 꺼내서 계속 긁어(결제)달라고 보채는 등 더 피해를 주기만 한다”고 따졌다.

한빛콜택시를 운행하는 일부 기사들은 또 다른 불만을 품어내기도 했다.

한빛콜에 설치한 위치추적 기능과 지도서비스를 갖춘 네비게이션과 미터기, 카드결제기는 참여택시회사에서 반을 부담하고 나머지 50%인 6억원 가량은 대전시에서 부담했다.

그러나 기사들은 1인 당 월 1만3천 원을 콜센터의 운영회비로 납부해야 한다. 결국 택시 한 대의 경우 기사들이 주야로 교대운행하기 때문에 차량 한 대에 2만6천원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한빛콜택시는 총800대. 콜센터의 운영비로 매월 2,080만 원이 들어가고 연간 총 2억4960만 원이 택시기사들의 주머니에서 나오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 등을 들어 당초 참여키로 했던 법인택시회사들은 기사들의 반발로 불참키도 했다.

이 같은 기사들의 볼멘소리에 일부 대전시민들은 “콜택시를 부르면 1천원을 따로 받았는데 한빛 콜택시는 콜비도 없어 좋다. 카드결제로 인해 시민들의 이용이 편해질 것”이라고 기대하면서도 “대전도 카드결제를 미리 시작했던 타 도시처럼 나중에는 결제기가 고장났다고 하며 받지 않을 것 같다”며 불편을 예고하기도 했다.

맞벌이를 하는 다른 시민은 한빛콜택시 운행에 대해 “요즘은 택시도 믿을 수 없어 자녀를 학교에서 학원, 학원에서 집으로 데리러 다녔다”면서 “택시의 위치가 추적되는 한빛콜이 생겨서 한 시름 놓았다”고 반기기도 했다.

브랜드 택시 한빛 콜이 발대식을 갖고 출발 한지 이틀이 지난 23일 콜센터 관계자는 “22일에는 633통의 콜이 들어왔고 오후 4시 현재 430콜이 들어오는 등 그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콜이 갈수록 많이 들어오고 있는 만큼 기사들의 수익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시는 불황 속에 허덕이는 택시업계를 구제하기 위해 브랜드택시 ‘한빛콜’을 추진해 총 76곳의 법인택시회사 중 39개 업체의 800대를 참여시켰고, 오는 12월에는 개인택시 800대를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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