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년이 역사 자랑하는 대전의 대표 명문교 '대흥초'

▲ 1950년대 대흥초 수업하는 모습.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예전에는 대전지역의 좋은 중학교를 가기 위해 학생들이 대흥초등학교로 전학을 왔었다니까요, 그땐 정말 학생들이 많았는데..."

콩나물 시루처럼 교실에 아이들이 가득하고 한 학년이 10개 반이나 되던 시절의 대전 대흥초등학교.

그 시절을 기억하는 대전 시민들이라면 '대흥초'의 위력을 기억할 것이다.

한밭에서 크게 일어날 것이라 해서 붙여진 대흥(大興)이란 이름처럼 대흥초등학교는 대전의 최고 명문학교 중 하나다.

대흥초는 지난 1938년 6월9일 개교, 74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대전의 대표 학교로서 훌륭한 인재를 많이 배출했다.

이 학교는 수십년전만해도 인근 건너편에 있는 대전중학교를 가기 위해 모인 학생들로 성황을 이뤘다.

대흥초 인근에는 당시 가장 유명했던 '대전중학교'와 '대전고등학교'가 위치, 너나 할 것 없이 명문학교를 가기 위해 대흥초를 찾았다.

이유는 대흥초의 학생 반 이상이 대전중학교로 진학을 할 정도로 공부를 잘 했기 때문.

당시에는 시험을 쳐서 중학교를 진학해야 했기 때문에 충남의 시골 학교에서는 전교에서 1등을 해야만 대전중을 들어올 수 있었다고 졸업생들은 전했다.

그만큼 학생들이 대흥초를 선호했고, 넘쳐나는 학생들로 1955년에는 문창초를, 66년에는 대신초를, 69년에는 보운초를 분리시켜 내 보낼 정도로 학생들이 몰렸다한다.

▲ 1950년대 대흥초의 모습. 운동장에 학생이 가득한 모습이다.

특히 충남도청이 대흥동으로 이전, 인근에 공무원 자녀 등이 대거 이사를 오게 되면서 그야말로 대전의 학군의 중심이 대흥초였다.

대흥초 출신으로는 온 국민이 다 아는 뮤지컬 배우 박해미, 영화배우 권상우, 개그맨 이원승 등의 연예인은 물론, 기업 CEO, 국회의원, 공무원, 교장 및 교직원 등 셀수 없는 훌륭한 인재들이 대흥초를 거쳐 탄생했다.

2012년 현재 졸업생 수만 3만 3600여명으로 수시로 졸업생들이 찾아 재학생들을 만나며 과거와 현재를 공감, 선후배 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다고 한다.

아직 동창회가 조직되지는 않았지만 졸업생들은 개인적으로 장학금 등을 기탁, 어려운 후배들이 걱정없이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대흥초의 선후배의 만남의 날 행사. 개그맨 이원승씨가 모교를 방문, 장학금을 지원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31회 졸업생인 개그맨 이원승씨는 매년 학기 초 모교를 찾아 10~15명에게 장학금을 지급, 아이들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강연을 하고 있다.

또 최원석 동아그룹회장은 장학금으로 1억원을 기부, 1억원을 통장에 보관해 매년 이자를 학생 장학금으로 지원해 주고 있다.

이밖에 교복을 지원해 주는 졸업생 등 이 학교 출신들은 학교를 떠난 후에도 후배들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최근에는 둔산지역 및 신도시 개발 등으로 인구가 많이 빠져나가 구도심이 되면서 학생수가 줄었지만 여전히 대흥초는 특색 프로그램을 통해 명문의 명맥을 이어 가고 있다.

대흥초는 먼저 20여년 전부터 과학 발명영재 학급을 운영, 과학하면 '대흥초'를 떠올릴 수 있도록 과학영재들을 발굴해 냈다.

이같은 노력으로 최근에는 대전에서는 유일하게 '발명교육연구시범학교'로 선정돼 전교생이 과학자 등의 꿈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 대흥초가 운영중인 과학발명영재교실.
오랜 기간 과학발명영재를 육성하다 보니 각종 과학대회에 나갔다 하면 상을 휩쓰는 것은 물론, 타 학교에서도 이를 배우기 위해 학교를 방문한다고 한다.

또 대흥초는 책을 많이 읽는 학교로 유명, 매일 아침 수업전 20분을 '아침독서'시간으로 정해 아이들이 책을 통해 세상을 좀 더 넓게 보는 안목을 기를 수 있도록 했다.

학교는 공부 뿐 아니라 아이들 건강을 위해 식습관교육프로그램을 운영, 벼를 직접 심어 키우고 수확을 하는 기쁨과 쌀사랑페스티벌을 통한 먹거리 교육을 실시했고, 토요일에도 우유급식을 실시해 지난해에 '우유급식 우수학교'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밖에 보문산·테미도서관 체험, 전통문화 체험, 학생인권 교육 등의 창의·인성교육과 맞벌이·저소득층을 위한 돌봄교실,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 등의 운영을 통해 크게 번성해 일어날 수 있는 학생들을 육성하고 있다.

대흥초 이건주 교장은 "우리 학교는 인사를 수년전부터 '안녕하세요'대신 '착한사람이 되겠습니다'로 하고 있는데 인사말처럼 아이들이 정말 착하고 열심히 한다"며 "보여주기식의 교육보다는 졸업 후 '고맙습니다'라는 말이 나올 수 있는 진정한 교육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서슴없이 교장실에 들어올 정도로 교장과 선생, 학생이 친구처럼 가까운 곳이 바로 대흥초이다"며 "졸업생들이 종종 찾고 있는 만큼 동창회를 조직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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