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대책 청소년 목소리도 들어달라!!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학교폭력은 사회적 문제기도 하지만 우리들의 문제입니다. 대책 마련시 어른들끼리 생각하지 말고 청소년인 우리의 목소리도 들어주세요"

최근 사회문제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학교폭력에 대해 정부와 교육청, 경찰 등이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인 청소년들은 피부에 와 닿지 않는 대책이란 분위기다.

▲ 김금래 여성가족부 장관이 청소년들에게 학교폭력 실태 등에 대해 듣고 있다.
5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 4일 학교폭력문제에 대한 실질적 대책 마련을 위한 청소년 또래 상담자 10명과 간담회를 실시한 결과 청소년들은 현재 나오고 있는 대책들은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고 일제히 입을 모았다.

청소년들은 먼저 학교에서 실시하는 학교폭력 실태 설문조사에 대해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대부분 아이들이 사실대로 쓰는 경우가 없고, 학교도 교원평가와 학교평가에 학교폭력 문제가 들어가다 보니 학교가 이를 은폐.축소하는 경향이 있어 매번 학교폭력이 반복된다는 것.

또 폭력에 대해 보복 등이 두려워 선생님 등 공개적인 도움을 구하기 어렵고, 주변 학생들이 알게 되면 '왕따'를 당하는 경우가 많아 속으로 참는다고 답했다.

특히 최근의 학교폭력은 특별한 이유 없이 아무 문제 없는 보통의 아이들도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아 누구든지 학교폭력의 대상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 학생들의 의견이다.

게다가 이러한 폭행을 어른이나 교사에게 상담하면 부모나 가정 형편 등에 대해 물어봐 학생들이 선생님 등 어른을 찾는 것을 꺼려한다는 것.

한 학생은 "신고전화를 해도 누군지 알기 때문에 보복이나 따돌림으로 폭행이 돌아오게 된다"며 "대부분 피해 학생들은 말도 못한 채 몇년씩 마음속으로만 운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신고는 피해 당사자가 아닌 친구.부모 등 주변인이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신뢰가 가는 상담사가 필요하다는 것.

학생들은 "상담전화나 교사는 내가 잘 모르는 상대이기 때문에 마음을 털어 놓는게 쉽지 않다"며 "내 고충을 잘 알 수 있는 또래 상담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이버 상담도 익명성을 보장하고 어른이 아닌 친구가 해 주면 같은 청소년이기 때문에 사안을 더 빨리 인지하고 고민을 나눠줄 수 있다는 말이다.

이와 함께 학교폭력 대책을 마련할 때 어른들끼리 방안을 마련하는 것 보다는 청소년이 직접 개입해 대안을 마련한다면 보다 실질적인 대책이 될 것이라고 질타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아이들이 어른보다는 친구가 해 주는 상담이 더 신뢰가 간다고 말해 단순한 상담이 아닌 전문적 정보제공, 전문가 연계도 필요해 보인다"며 "전국적으로 또래상담이 일부 시행되고 있는데 확대되야 할 것으로 보이고 대책 마련시에도 아이들의 생각을 적극 반영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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