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상대초, 저녁 9시까지 아이들 돌봐줘

▲ 대전 상대초등학교 초등돌봄교실에서 아이들이 즐겁게 수업을 받고 있다.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한창 클 나이인데 집에서 어떻게 먹이는지 몰라도 학교에서 만큼은 영양가있게 먹이려고 노력해요. 방과후 저녁밥까지 조리사가 직접 챙겨주고 있습니다"
 
맞벌이를 하는 엄마들의 소망 중 하나는 바로 '내가 일하는 동안 누군가 내 아이를 엄마의 마음으로 밥을 챙겨주고 특기적성을 비롯한 공부를 시켜줬으면' 하는 것일 것이다.
 
꿈처럼 느껴지는 이런한 일들이 실제로 가능한 학교가 있다.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상대초등학교는 저녁 9시임에도 학교에 불이 켜진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흘러나온다.
 
이 학교는 방과후 학교의 일환으로 1.2학년을 상대로 '초등돌봄교실'을 운영, 현재 51명의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초등돌봄교실은 일반과 종일로 나뉘어 일반은 정규수업 후부터 오후 6시까지, 종일은 오후 9시까지 운영된다.
 
특히 상대초는 오후 9시까지 운영하는 종일반에 무려 31명이 참여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인기의 비결은 먼저 학생 개개인에 맞는 축구, 창의미술, 영어, 사물놀이, 동화구연, 컴퓨터 등 특성화프로그램을 학생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는 '축구'로 체육관에서 축구를 하는 날이면 아이들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는다고 한다.
 
인근에 아파트 신축현장 등 공사 현장이 많아 마음껏 뛰어놀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오아시스나 다름 없는 것.
 
아이들은 초등돌봄교실을 통해 부족한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고 창의 발달에 좋은 미술, 사물놀이 등을 하며 감성을 키우고 있다.
 
맞벌이 등으로 집에 혼자 있어야 하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알찬 공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돌봄교실 신청이 많아 현재 인원이 초과될 정도라고 한다.
 
▲ 상대초등학교가 운영하는 돌봄교실, 첨단수업 자재를 통해 수업을 받고 있다.

가장 엄마들이 신뢰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조리실을 갖추고 위생적인 환경에서 저녁밥과 간식을 제공해 준다는 것이다.
 
학교는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조리종사원을 따로 채용, 초등돌봄 강사는 학생교육에만 전념하고 조리사는 영양공급이 골고루 될 수 있도록 식단을 짜 무료로 저녁을 먹이고 있다.
 
맛있는 저녁밥도 먹고 엄마가 옆에서 붙들고 보충해 줘야 하는 기초학습을 교사가 해 주니 집에 가면 그냥 씻고 자기만 해도 된 다는 것.
 
특히 이 교장이 여성이다 보니 엄마들의 마음을 십분 이해, 직장생활을 편안하게 할 수 있도록 모든 면에서 신경을 쓰고 있다.
 
심영춘 교장은 종종 돌봄교실을 방문, 아이들을 살펴보고 아이들도 교장선생님을 권위적인 교장이 아닌 편안한 엄마처럼 생각하고 따르는 분위기다.
 
학교는 장시간 학교에 있는 아이들이 지치지 않도록 돌봄교실에 침대와 침구류를 준비, 아이들이 언제든 집처럼 편안히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 컴퓨터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 보육교사가 컴퓨터 자격증 반을 운영, 아이들이 따로 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학교 내에서 타자연습, 한글 문서 작성 등을 배워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학교는 아이들의 감성발달을 위해 유성구청의 지원을 받아 동화구연 프로그램을 운영, 유성구청 지원 강사가 주 2회 출강을 해 학생들에게 동화구연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방과후 수업에서 쌓은 실력으로 제 14회 색동 어린이 동화나라 큰잔치 대회에 나가 무궁화상, 목련상, 초롱상 등의 상을 휩쓸었다.

▲ 방과후 수업으로 실시한 동화구연을 통해 대회에 나가 상을 타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밖에 상대초 학생들은 독서글쓰기, 바이올린, 지능로봇창작, 과학실험, 바둑, 댄스스포츠 등 11개의 활동중심의 다양한 방과후 수업을 진행중이다.

학교는 늦게 귀가하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부모 등 보호자가 방문, 동행귀가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학교 주변에 CCTV를 16대 설치, 야간에 생길 수 있는 범죄 등을 예방하는데 주력중이다.
 
상대초 심영춘 교장은 "인근에 맞벌이, 저소득층 자녀가 많아 늦게까지 일하는 부모들이 있어 돌봄교실이 절실한 상황이다"며 "학교에서 만큼은 좋은 교육, 좋은 음식을 먹일 수 있도록 노력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사랑을 담아 교육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학부모 모니터링단을 조성, 아이들이 좀더 행복한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 상대초 학생들이 방과후 학교 수업으로 바둑을 배우고 있다.
저작권자 © 시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