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학생 생각하며 공사할수 없다” 학교측 “학생들 불만없다”괴변

▲ 논산 부창 초등학교 학생들이 늦어진 공사 준공에 컨테이너로 만들어진 교실에서 고통을 받고 있지만 이를 관리해야 할 당국이나 시공사측의 외면에 고통은 한층 더해고 있다

[ 시티저널 이동우 기자 ] 평균 기온 30℃를 넘는 무더위 속에 학생들이 컨테이너 박스를 이어 만든 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지만 이를 관리해야 교육당국이나 시공사측 모두 책임회피로 일관해 어린 학생들만 고통을 받고 있다.
 
문제가 된 논산부창초등학교와 논산`계룡 교육지원청은 예산 13억원을 들여 일반교실 11개와 다목적실 1개소를 신설하는 증`개축 공사를 지난해 겨울 방학부터 시작해 올해 여름방학이 끝나는 지난달 20일까지 공사를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학생들의 고통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 12월, 학교 시설 현대화 계획에 따라 사용하던 학교 건물을 철거하고 운동장에 임시 가설한 컨테이너 박스에 8개 학급 250여명의 학생들이 수업을 받도록 조치하면서 부터다.
 
그러나 당초 약속된 공사 기간이 지켜지지 못하자 논산`계룡 교육지원청은 시공사인 우리ENC측의 공사 기간 연장 요구를 받아 들여 이달 12일까지 준공 시점을 연장했지만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으면서 학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시공사 “날씨탓이다”, “우리가 학생입장까지 생각해야 하나”
 
수업을 받는 학생들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지만 공사를 맡은 시공사 측은 공사기간 미 준수를‘날씨 탓’으로 돌리고 있다.

시공사 관계자는 “올 겨울 혹한이 계속됐고 여름에는 장마가 이어지면서 공사를 할 시간이 없었다”며 “약속된 공사 기간을 맞출 수 없을 것 같아 공사기간 연기 신청을 낸 것”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공사 기간을 넘기면서 발생하는 학생들의 불편에 대해 “우리가 학생이나 학사 일정까지 생각해가며 공사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우리는 건설법에 의해 준공기한을 연기한 것 뿐”이라며 “공사기간을 연기할 만 하니까 연기한 것”이라는 적반하장의 모습을 보였다.

학교측 “학생들은 불만이 없다”

공사기간 연장으로 불편을 겪는 학생들을 관리해야하는 학교측의 입장도 시공사측과 크게 다르지 않다.

부창초등학교 관계자는 “우리가 할수 있는 일은 없다”며 “컨테이너 박스에 에어컨을 설치하고 최근에는 그늘막도 만들어 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까지 학부형이나 학생들 사이에서 공사 지연에 대한 항의는 없었다”며 “장마로 인해 공사가 지연 된 것을 누구를 탓하느냐”며 시공사와 마찬가지로 하늘탓으로 돌렸다.

교육지원청 “날씨 탓이 아닌 시공사와 하청업체간의 갈등 탓”

시공사가 ‘하늘 탓’ 만하고 있는 반면 이를 관리하는 논산`계룡 교육지원청은 다른 견해를 내놓고 있다.

지원청 관계자는 “물론 날씨 탓도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시공사와 하청업체간의 갈등으로 한달 이상 공사가 지연된 것이 공사 지연의 주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원청 입장에서는 학생들을 위해 시공사측에 계속 공사 진행을 종용했지만 내부 사정을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어 졌다”고 말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9개월이면 날씨가 고르지 않더라도 공사 기간은 충분했다”며 “기성금 등이 차질없이 지급되었는데 왜 공사가 늦어지는지 알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시공사측이 오는 25일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지켜봐야 아는 일 ”이라고 혀를 찼다.

책임회피에 속타는 학부모

시공사와 학교, 교육청이 서로 네탓을 하고 있는 사이에 속이 타는 것은 학생과 학부모 뿐인 듯하다.

부창초등학교의 한 학부모는 (39세)“불만을 표시하면 아이에게 불이익이 갈까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라며 “1년동안을 컨테이너에서 수업을 받는 상황에 불만이 없는 학부모가 어디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학교측과 시공사는 가장 큰 피해자인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며 “이런 과정이 전혀 없었다”고 서운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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