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명절연휴 끝 휴업 학교 많아, 대전교육청 '나몰라라'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초등학교 4학년 딸을 둔 워킹맘 김모씨(39.여)는 추석명절연휴가 끝나고 일상업무에 복귀했지만 여전히 머리속은 집 생각으로 뒤숭숭하다.

딸이 다니는 초등학교가 학교장재량휴업으로 쉬는 바람에 집에 딸이 혼자 방치되고 있기 때문.

김씨는 맞벌이를 하고 있는데 명절때마다 연휴 끝나고 쉬는 학교가 많아 항상 불편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반면 교육청은 이에 대해 휴업학교를 파악하기는 커녕 이에 대한 대책마련도 하지 않아 '맞벌이', '저소득층' 가정 등의 자녀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14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학교장재량휴업으로 등교를 하지 않은 초등학교는 전체 141개교 중 80여개교로 반이상이 휴업했다.

연휴 전인 9일에 쉰 학교도 9개교에 달해 명절 전후로 많은 학교들이 수업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교육청을 비롯한 시청, 구청 등 대부분 관공서와 많은 회사들이 이날 정상 출근을 실시, 김씨처럼 맞벌이를 하는 학부모는 아이를 친척 등에게 맡기는 등 명절 후 전쟁을 치러야 했다.

인근에 친척이 사는 경우는 그나마 다행이지만 아무도 없는 가정은 아이를 그대로 집에 방치하거나 학원 등으로 발길을 돌려야 하는 상황.

특히 초등의 경우 어느 학교가 쉬는지 교육청에서 파악하고 있었지만 중등의 경우 휴업학교가 몇 곳인지 파악하고 있지 않음은 물론 대책도 마련하지 않아 '관심없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초등학교의 경우 일부 학교들은 맞벌이.저소득층 가정을 위해 재량휴업을 하면서도 돌봄교실 등을 운영, 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 학부모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러나 중고등학교의 경우 고 3학년의 자율학습을 제외한 다른 학년은 특별한 대책 없이 휴업을 한 것으로 알려져 비난을 사고 있다.

한 학부모는 "예전에는 명절에 교통대란 등으로 인해 연휴 끝나고 쉬는 회사도 많았지만 지금은 좋아진 교통상황 등으로 대부분이 바로 복귀하는데 학교만 여전히 예전처럼 쉰다"며 "이건 학생을 위한 것이 아닌 선생들이 쉬기 위한 제도다"고 비꼬았다.

이어 다른 학부모도 "툭하면 효도방학이다 뭐다 하면서 쉬는데 효도가 아니라 불효이다"며 "체험도 부모가 여건이 되야 실시하는데 주 5일제가 시행되면 어떨지 불보듯 뻔하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장재량휴업은 학교운영위원회 결정과 학교장의 결정에 따라 연초에 정하는 것으로 가정에도 모두 통보를 한 것이다"며 "중고등학교는 휴업하는 학교에 대해 특별한 대책은 없고, 파악할 필요성을 못 느껴 파악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 연휴가 끝나고 정상출근하는 14일을 재량 휴업으로 정했다는 대전의 한 초등학교 가정통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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