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무단횡단 '심각', 전국 평균 2배...시민의식 부족해

▲ 대전지역이 무단횡단이 심각해 단속 및 시민의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남성이 대전 타임월드 앞 대덕대로를 무단횡단으로 건너고 있다.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요즘 사람이 우선이라는 잘못된 교통인식 때문인지 보행자들이 차가 와도 피하지도 않고 무단횡단도 일삼더라구요. 단속하는 것도 못 보고 정말 아찔할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대전 서구 둔산동에 사는 박모씨(43)는 매일 저녁 퇴근 시간이면 항상 긴장을 한 채 시청 인근 현대 아이텔 앞을 지나야 한다고 한탄했다.

시청에서 크로바 사거리까지 약 300여m 길이 도로에 횡단보도가 3개나 설치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행자들이 차량를 무시한 채 당당하게 아무곳에서나 길을 건너고, 차량들은 신호위반.불법 좌회전.유턴 등을 서슴없이 하고 있기 때문.

실제로 <시티저널>이 박씨가 말한 장소에 나가보니 초등학생부터 노인까지 무단횡단을 하고 있었고 심지어 몇몇 보행자는 양방향으로 차량이 지나다니는 상황에서도 길을 건너 중앙선에 서서 건널 타이밍을 살펴보고 있었다.

특히 이들은 한두명이 아닌 떼로 건너다녀 신호를 받고 속도를 내던 차량들은 급정거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 사고의 위험이 매우 높아 보였다.

게다가 인근에 밀집해 있는 학원들로 인해 불법 주정차가 극성을 부려 교통체증까지 유발해 이곳을 지나는 운전자들의 짜증은 이미 도를 넘어선 상태다.

문제는 무단횡단이 이곳 뿐아니라 계룡 4거리 지하차도 위, 타임월드 인근, 갑천대교 4거리, 대전역 인근, 도마동 4거리, 오정동 농수산시장 앞 등 대전지역 곳곳에서 겁없이 자행된다는 것.

▲ 대전 서구 둔산동 시청 인근 현대아이텔 앞 도로가 무단횡단과 불법 좌회전.유턴 등으로 교통사고를 유발하고 있다. 한 택시가 황색실선 중앙선을 넘어 불법 유턴을 하고 있다.
대전은 지난해 발생한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 60명 중 무단횡단 비율이 58.3%(34명)로 전국 평균 23.8%보다 두배가 넘는 수치를 보일 정도로 무단횡단이 심각한 지역이다.

대전경찰은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총 1만3088건의 무단횡단을 단속, 지난해 같은 기간 3526건보다 무려 3배가 넘는 무단횡단 보행자를 적발했다.

이대로라면 올해는 지난해 총 2만1519건, 2009년 9346건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돼 해가 갈수록 무단횡단이 심각해 지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수치상으로는 단속이 늘었지만 실제로 단속하는 현장을 목격하기 힘든 것은 그 만큼 여러 장소에서 무단횡단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

한 택시 기사는 "무단횡단 교통사고를 벌써 올해 몇번을 목격했는지 모른다"며 "특히 퇴근시간이나 야간 등에는 더욱 심각해 단속을 철저히 해야 하고 스스로 건너지 않는 시민의식을 길러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대전이 보행자 사고 비율이 높아 지난해 부터 단속 등을 강력히 실시하고 있지만 여전히 무단횡단이 근절되지 안는다"며 "올해는 서명운동도 받고 있지만 시민의식이 바뀌어야 개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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