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노은중 의료상담과장
우리는 흔히 몸이 부으면 가장 먼저 콩팥의 건강을 의심하게 된다. 콩팥은 복부 뒤쪽, 척추를 사이에 두고 좌우에 주먹만 한 크기의 강낭콩처럼 생겨 혈액 속에 있는 노폐물을 걸러주고 혈압을 조절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콩팥에는 모세혈관이 마치 둥근 실타래처럼 엉켜 있는데 이를 사구체라 한다.

사구체는 쉽게 말해 ‘소변공장’으로 혈액이 사구체를 통과하면서 노폐물 등이 여과돼 소변이 된다. 사구체는 약 200만 개나 되는데 절반이상이 없어져도 소변을 만드는데 큰 지장이 없으며 콩팥의 60~70%가 망가지기 전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침묵의 장기다.

이 사구체가 지나치게 많이 파괴되면 어떻게 될까요? 사구체가 많이 파괴되어 콩팥 기능이 정상보다 크게 떨어지면 신부전증이라고 하는데 콩팥과 관련해서 가장 경계해야 할 질환이다. 서서히 망가져 몸 속 독소가 배출되지 못하고 쌓여 결국 생명을 잃게 된다. 투석은 망가진 사구체를 대신해서 인위적으로 독소를 걸러주는 치료법이다.

그런데 염증이나 결석을 제외한 대부분의 콩팥 질환은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다. 병원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불러 일으킬만한 특징적인 증상이 없다는 것이다. 경미한 식욕저하, 소화불량, 체중의 변화, 거품뇨, 밤에 소변을 보기 위하여 깨는 횟수가 늘어나는 등의 소변과 관련된 증상, 그리고 부종, 혈압의 변화, 호흡곤란 등의 콩팥 기능 저하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콩팥질환은 어떤 사람에게 잘 생길까요? 대부분의 콩팥질환자들은 병원에서 검사를 받기 전까지는 콩팥 기능이 감소한 것을 모르고 지내므로 콩팥병이 잘 발생하는 당뇨병과 고혈압 환자들은 매년 콩팥의 기능을 확인해야 한다. 또한 비만한 사람, 50세 이상의 성인, 콩팥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가족 역시 정기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

3월 10일은 ‘세계 콩팥의 날“이다. 대한신장학회는 만성 콩팥병의 무서운 합병증인 심혈관계 질환 위험성을 알리고 적절한 생활습관 개선과 적극적인 치료를 유도해 병의 악화를 막고 생존율을 높일 계획이다. 이에 따라 3월 7~12일을 ’콩팥건강주간‘으로 선포, 전국 주요 병원에서 만성 콩팥병환자 교육 및 무료검진을 비롯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만성 콩팥병 예방 공개강좌 등을 펼친다.

이제까지의 피검사가 빈혈검사나 간기능 검사였다면 콩팥의 건강을 알아보기 위한 검사는 크레아티닌(creatinine)을 측정하는 것이다. 크레아티닌은 체내근육이 대사되어 생기는 대사산물인데 우리가 모르는 사이 근육은 일정한 양이 대사되고 또 그만큼 새로생겨난다. 근육은 근육단백으로 이루어져 있어 그 단백이 대사되면서 크레아티닌이 생기는 것이다.

크레아티닌은 콩팥기능을 알려주는 길잡이 노릇을 한다. 음식이나 약에 의하여 영향을 받지 않고 순수하게 체내 근육에서만 만들어지므로 만들어지는 양이 일정하다. 그만큼 안정적인 물질이고 콩팥을 통하여 100% 배설된다. 많은 대사산물들이 콩팥을 통하여 배설되지만 크레아티닌처럼 사구체여과를 통하여 전량 배설되는 물질은 드물다. 콩팥기능이 나빠져서 사구체의 여과기능(사구체 여과율)이 떨어지면 크레아티닌은 소변으로 배설되지 못하므로 혈액 내에 쌓일 수 밖에 없다.

콩팥기능이 나빠질수록 혈중 크레아티닌은 상승하게 되는데 콩팥기능이 나쁘다고 곧바로 크레아티닌이 오르지는 않다. 사구체여과율이 50% 정도로 떨어져도 크레아티닌은 정상이다. 그것은 우리 콩팥의 여유기능을 다 쓴 이후에야 크레이티닌이 오르기 시작한다. 따라서 측정한 크레아티닌을 기초로 체중 나이 성별 인종 등을 토대로 사구체의 여과기능(사구체 여과율)을 계산하면 조금 더 정확히 신장기능을 평가할 수 있다.

조금이라도 콩팥기능이 좋지 않은 분들이 평소에 콩팥을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먼저 혈압 당뇨 콜레스테롤에 대한 관리가 중요하다. 금연은 물론이고, 되도록 싱겁게 먹는 습관을 들여야 하며, 단백질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콩팥에 독이 될 수 있으므로 균형 있는 식단이 중요하다. 그리고 모든 환자가 크레아티닌을 측정할 필요는 없지만 고혈압 또는 당뇨가 있거나 소변검사에서 혈뇨나 단백뇨가 있다면 일년에 한 번 정도는 확인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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