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희 대전지방보훈청 기획팀장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이 지났지만 눈은 오지 않고 날씨만 갑자기 추워져 많은 사람들의 옷을 두껍게 하고 있다. 날씨가 추워졌다고는 하나 영하 1~2도에 불구한데도 매서운 추위인양 난리 떠는 것을 보면서 새삼 60년 전의 한국전쟁 당시 장진호 전투를 생각해 본다.

장진호 전투는 한국전쟁 중인 1950년 11월 26일부터 12월 13일까지 치러진 전투로 미군 제1 해병사단이 함경남도 개마고원의 장진호에서 북한의 임시수도인 강계를 점령하려다 오히려 장진호 근처의 산 속 곳곳에 숨어있는 중공군 7개 사단의 제9병단에 포위되어 전멸위기를 겪었다가 간신히 성공한 후퇴작전이다.

이 전투에서 미군은 영하 40도를 넘나드는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며 미군의 10배에 달하는 12만 중공군의 포위를 뚫고 흥남에 도착하여 흥남 철수를 통해 남쪽으로 탈출하는데 성공하였다.

당시 스미스 사단은 협곡에서 겹겹이 둘러싼 중공군의 포위망을 뚫고 40km를 철수하면서 치른 이 전투에서 미군은 전사 393명 등 총 2,621명의 사상자를 냈지만, 중공군은 약 4만5천 여 명의 사상자를 내는 궤멸적 타격을 입었다.

이 전투의 영향으로 중공군의 함흥 지역 진출이 2주일이나 지연됐고 역사적인 흥남철수가 무사히 이뤄질 수 있었다. 그리고 서부전선의 유엔군도 중공군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었다.

오직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참전한 먼 이국땅에서 죽음보다도 혹독한 추위 속에서 죽음의 한계를 극복하며 승리한 전투로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지켜낸 미 해병 제1사단 용사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에 한없이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

6.25전쟁 60주년을 맞아 국내외에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지고 한국에 참전했던 많은 해외참전용사들이 방한하여 그 때의 회상에 잠기고 있다. 이제 그 노병들의 나이도 80을 훨씬 넘긴 백발의 노인이다. 우리에게는 이제 그 분들에 대해 감사하고 존경을 할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

오늘의 한국은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덕분에 가능했음을 한시도 잊지 말고 그 분들의 희생과 헌신에 국민모두가 가식이 아닌 진정으로 감사하고 존경하자.
[글. 이동희 대전지방보훈청 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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