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봉사 일정에는 여느 때와는 다른 일정이 있었다. 그것은 폼 끌로발 초등학교 교실 준공식이었다. 초등학교 교실을 건축하는 일은 우연한 기회에 시작되어 그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지난해 말 동구청에 근무하시는 현성용 계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동구청 공무원들로 구성된 자원봉사 동아리가 있는데, 그동안 모은 기금이 약 1만불 정도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창립 5주년 기념사업으로 캄보디아에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으니 어떤 것을 했으면 좋겠냐는 것이었다. 그래서 윤종철 선교사와 상의한 끝에 건물이 노후 되어 폐교된 학교의 건물을 지어주기로 한 것이다.

처음에는 교실 두 동을 짓기로 했는데 캄보디아 교육부의 교실신축 규정에 의해 두 동을 지을 수 없어 한 동만 짓고 나머지로는 학습기자재를 구입하기로 했다. 교실 건축에 관한 모든 사항은 진리교회 후완 목사님께 위임하고 1만불을 송금했다. 그리고는 예정대로라면 이번 일정 중에 준공식을 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완공된 교실은 보지 못하고 건축 중인 것만 보고 와야 했다.

캄보디아 교육제도는 우리나라와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러나 몇 가지 눈에 띄게 다른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캄보디아 교육 인프라가 열악한 것과 교육재정이 빈약하다는 것이다. 특히 열대지방의 특성상 아침 일찍 수업이 시작되고 일찍 마쳐지지만 교실과 교사의 부족으로 1-3학년까지 함께 공부하는 통합수업과 오전에 등교하는 학생과 오후에 등교하는 학생으로 나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산골마을의 분교에 가면 학생 수가 적어 1-6학년까지 함께 공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캄보디아는 학생 수가 적어서가 아니라 가르칠 교사가 없어서 함께 공부한다는 것이다. 또한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등교하는 것도 교사와 건물 부족으로 인한 현상이다. 이렇게 학교 건물이 부족해도 국가 예산이 부족하여 면단위 학교는 그래도 어느 정도 학교의 면모를 갖추고 교사도 있지만 리단위로 가면 우리나라 분교와 비슷하게 학교 건물도 열악하고 교사도 1-2명에 불과하단다.

폼 끌로발 학교는 그것보다 더 열악했다. 예전에는 있었던 학교가 건물이 노후 되어 폐교된 학교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곳 학생들은 수 십리 떨어진 학교로 걸어서 통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 건물이 낡았으면 다시 지으면 되는데 예산이 없어 폐교를 결정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지만 캄보디아 농촌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란다.

우리나라가 고도성장을 할 수 있도록 한 원동력이 높은 교육열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캄보디아의 사람들은 아이들이 공부할 학교가 없어지는데 왜 보고만 있었던 것일까? 최소한 교육 당국을 찾아가 폐교되지 않도록 건의하고 마을 사람들이 모여 학교를 살릴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했어야 하지 않을까? 학생도 부모도 교육에 대한 열의가 부족한 것일까? 아니면 대책을 마련할 수 없어서 그런 걸까?

캄보디아가 교육열이 낮은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아무리 가정형편이 어려워도 자녀들을 상급학교에 진학시키는 우리의 정서와는 반대로 못하면 그만이라는 식이다. 자녀 교육에 대해서도 열의가 부족한데 학교가 없어지든 말든 아쉬움이야 있겠지만 자신들의 노력으로 학교를 지키려는 적극성이 없는 것이다. 아니 그럴만한 능력이 전혀 안되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하루하루를 간신히 살아갈 수밖에 없는 한계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투자를 고민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캄보디아도 우리나라처럼 자원이 풍부한 나라가 아니기에 교육만이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할 수만 있으면 꼭 필요한 2개의 교실을 완성했으면 했지만 한 개의 교실은 미련과 숙제로 놓고 기도하자.

이번에 함께 동행한 다솜회 회원들은 못내 미완으로 끝난 교실건축이 미련으로 남나보다. 마지막 평가회 시간에 회원들은 한결같이 한 개가 더 지어지길 간절히 소망했다. 그래 나머지 한 개도 지울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미완의 교실건축이 당신은 또 다른 다솜회를 통해 그 일을 완성하실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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