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농촌은 우리나라 60년대의 생활상과 비슷하다. 마을 대부분이 전기가 없이 생활하며, 상하수도 시설이 되어있지 않아 둠벙이라는 물 항아리에 빗물이나 웅덩이 물을 담아 식수와 생활용수로 쓰고 있으며, 집들은 초가집과 비슷한 야자 잎 등을 엮어 지붕을 하는데 집은 방과 거실 등이 구분되어 있지 통합 공간에서 모든 생활이 이뤄지며 한 집에 2-3 세대가 사는데 자녀가 결혼하면 커튼 등으로 방을 구분하여 심방을 꾸미기도 한다. 그들이 입고 있는 옷들은 남루하며 대부분 2-3벌 정도 옷 밖에 없다고 한다. 식사는 하루에 두 끼 정도를 먹는다고 한다.

우리가 매번 진료봉사를 하는 깜퐁츠낭이라는 곳도 전형적인 농촌지역으로 상황이 엇비슷하다. 하지만 지역이 넓어 지금까지 이 지역에 여섯 번 의료봉사활동을 다녀왔지만 썰렁껀달이라는 마을 이외는 한 번 이상 가본 곳이 없다. 그래서 의료진들은 해외의료봉사활동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하기도 한다. 의료봉사활동이 일회성 진료 이외 딱히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지 않다보니 그 실효성에 대한 문제제기들을 하는 것이다. 그 말도 틀린 말은 아니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아프다고 찾아오는 사람들을 진료하다보면 근본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한계를 어느 정도 극복하면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 중의 하나가 구충제 보급과 영양보급이라는 생각에서 매번 진료 의약품보다 더 많은 양의 비타민과 구충제를 마련한다. 그렇다고 진료가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찰과상을 당하거나 골절이 되어도 갈 병원이 없어 그대로 방치하여 어떤 경우는 치료를 해도 완치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특히 오염된 물로 목욕을 하여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중이염을 앓고 있는데 제대로 치료를 하지 않아 청력을 상실하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이런 사라들에게 항생제 한 알은 청력을 잃느냐 마느냐의 기로에서 기적의 약이 될 수도 있다.

아픈 사람이든, 상비약 정도 준비하러 오는 사람 할 것 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기본적으로 비타민과 구충제를 나눠준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다음번 진료봉사를 가면 전에 진료했던 마을의 목사님을 통해 듣는 얘기가 다리가 아픈 사람, 어깨가 아팠던 사람, 배가 아팠던 사람들이 빨간약을 먹고 나았다는 것이다. 빨간약 그것은 다름 아닌 비타민이다. 이들이 하나같이 먹고 나았다는 약
은 비타민인 것이다.

난 의사가 아니기에 비타민의 효능에 대해서는 상세하게 알지는 못한다. 그러나 영양결핍으로 인해 생기는 질병들은 영양상태가 좋아지면 몸이 스스로 면역력을 키워 많은 질병들을 이겨낸다는 정도는 안다. 하지만 통증이 사라질 정도로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은 과장이 아닐까 싶었다. 몇 번을 물어보아도 비타민을 먹고 기적같이 아픈 것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믿을 수 없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다녀온 곳 마다 빨간약에 대한 효능은 계속 확인된다. 이 말은 그만큼 그들의 생활이 열악하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할 것이다.
비타민 한 알이 그들의 생활을 바꾸어 놓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오래된 통증으로부터 벗어나게 하고, 힘이 없고 무기력 했던 몸이 생기가 생기고, 마른버짐이 덕지덕지 끼었던 아이들의 얼굴에 깔끔해진다. 더 멀리 보면 성장기 아이들이 영양결핍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여러 가지 질병을 미리 예방하므로 건강한 성인으로 자랄 수 있도록 하기도 할 것이다.

비타민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그러나 캄보디아 농촌에서는 기적의 약처럼 많은 사람들의 아픔을 치료해주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충분한 양을 제공하지는 못하고 있다. 고작 한 사람에게 약 2개월 분량밖에 줄 수 없다. 또한 지속적으로 제공하지도 못한다. 그것은 캄퐁츠낭에 매년 1-2회 의료봉사활동을 진행하지만 농촌지역 특성상 마을 단위로 다니다보면 아직은 썰렁껀달 마을 이외는 반복해서 가 본 마을이 없다. 가능하면 지속적인 활동이 되기를 기대하지만 우리의 역량이 아직은 거기까지 미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언젠가는 의사 처방 없이도 줄 수 있는 약, 영양결핍에서 올 수 있는 다양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약인 비타민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해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벧엘의집 원용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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